"우리나라에는 게이 없다" 말레이시아 장관, 동성애 부정 논란

"우리나라에는 게이 없다" 말레이시아 장관, 동성애 부정 논란

2019.03.08.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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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관광부 장관이 자국에 게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동성애자들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 시각) 미국 CNN은 모하마딘 케타피(Mohamaddin Ketapi) 말레이시아 관광부 장관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관광박람회(ITB)에 참석해 독일 기자에게 "이슬람 문화인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게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케타피 장관은 말레이시아는 게이 관광객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나라 역시 게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유대인이나 성 소수자 관광객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논란이 일자 케타피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성 소수자 관광객을 위한 구체적인 캠페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성적지향, 종교, 문화적 관행 때문에 관광객이 불편을 겪을 일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케타피 장관의 측근 역시 "장관의 발언은 그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관의 해명에도 동성애자 인권 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동성애자 권리 운동가 틸라가 술라티레(Thilaga Sulathireh)는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기이한 발언이지만 놀랍지는 않다"며 "말레이시아 정치인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성 소수자에 대해 배타적인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 소수자를 무시하는 풍토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성에 대해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에는 동성 간 성관계를 시도한 여성 2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100명 이상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채찍을 맞는 공개 태형이 집행돼 인권 단체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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