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얼굴 사탄' 동상에 분노한 카톨릭계 "종교 모독"

'착한 얼굴 사탄' 동상에 분노한 카톨릭계 "종교 모독"

2019.01.28. 오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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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얼굴 사탄' 동상에 분노한 카톨릭계 "종교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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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 친근한 표정의 '웃는 사탄' 동상이 세워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톨릭 신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마드리드 북서부 세고비아에 웃고 있는 선한 표정으로 셀피(스스로 자신을 찍는 사진)를 찍는 사탄 동상이 세워진다는 계획이 시민에게 전해졌다. 지방 당국은 사탄 동상이 관광 명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가톨릭 신자들은 "신성 모독적"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5,500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들이 동상 건립 반대청원에 서명했다.

청원인은 "악마를 너무나 선하게 표현했으며 심지어 셀피를 찍는 익살스러움으로 포장됐다"며 "이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교리에 따르면 악마는 파괴적이고 비열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호적이거나 매력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착한 얼굴 사탄' 동상에 분노한 카톨릭계 "종교 모독"

이에 일부 신자들이 지방 법원에 동상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기각됐으나 여전히 반발이 거세다. 시 의회는 "동상은 로마 시대 세고비아 수로 가까이에 세워진다"며 악마가 하루만에 수로를 건설했다는 지역 전설에 따라 동상을 건립할 뿐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물론 '웃는 사탄' 동상이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동상 설치를 강행하라"는 찬성파는 최근 서명을 받기 시작해 2,000여 명이 넘는 서명인을 모집했다. 동상 건립을 찬성하는 쪽은 "악마 동상은 도덕이나 종교와 관련 없는 세고비아의 전설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동상을 제작한 설치미술가이자 의사 조제 안토니오 아벨라는 "동상으로 논란이 일어서 매우 슬프다"며 "세고비아는 친절하고 아름다운 도시지만, 관용을 모르는 일부의 주장이 오히려 도시의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José Antonio 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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