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탐사선 '착륙'만으로도 환호하는 이유

화성에 탐사선 '착륙'만으로도 환호하는 이유

2018.11.27. 오전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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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 출연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앵커]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어려운 고비를 넘고 화성 터치다운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나사가 착륙 전 과정을 전 세계에 생중계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전문가 연결해서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태형]
안녕하십니까?

[앵커]
소장님, 저도 어릴 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이렇게 외우잖아요. 지구에서 떨어진 순서대로 외웠던 기억이 나는데 먼저 화성이 지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 건가요?

[이태형]
평균 거리는 1억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경에는 한 6000만 킬로미터 정도로 가까워졌고요.

[앵커]
그렇게 수치상으로 말씀해 주시면 시청자분들이 체감이 안 되니까 지구 몇 바퀴 이런 거 없을까요?

[이태형]
그러니까 지구가 태양을 도는 데 1년 걸리잖아요. 화성 같은 경우는 지구보다 좀 멀기 때문에 한 600일이 더 걸립니다. 그러니까 지구와 목성 사이에 있는데요. 지구에서부터 안쪽으로는 금성이 있고 그 바깥쪽으로 화성이 있고.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에 3분의 2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앵커]
화성에 인류탐사선이 처음 도착한 게 1964년이라고 하는데 벌써 반세기가 넘었고요. 그런데 이번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 착륙에 왜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건가요?

[이태형]
1964년도에 매리너4호가 발사돼서 65년에 화성에 처음 가서 화성 사진을 찍었는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는 화성 탐사선들이 주로 화성의 겉모습만을 봤습니다. 착륙해서 화성의 표면에 물이 있는가 아니면 암석들이 어떤 성분을 갖고 있는가, 화성의 대기가 어떤가. 그런데 이번에 인사이트는 그 내부, 속살을 들여다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으로 치면 병원 가서 엑스레이를 찍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겉모습만을 보다가 드디어 50년 만에 내부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착륙만으로도 환호하는 분위기인데 그만큼 화성 탐사 사례를 보면 착륙이 가장 까다로운 과정이고 실패도 많았더라고요. 왜 그런 건가요?

[이태형]
기본적으로 화성에 도착할 때 탐사선의 속도가 총알의 6배 정도, 그러니까 초속으로 치면 한 5.9km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게 땅에 내릴 때는 속도가 제로가 되지 않습니까?

보통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선이 내려올 때는 낙하선을 펴고 지구에 내리는데 화성에는 공기가 지구의 1%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낙하선을 펴더라도 감속이 안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낙하산뿐만이 아니라 역추진 로켓을 분사해서 내려야 되는데 이 역추진 로켓은 연료가 많이 들거든요. 정확하게 거리 측정이 안 되면 충돌을 하거나 도착하지 못하면 미리 역추진 로켓이 꺼지면 또 문제가 생기죠.

그래서 지금까지 15차례 중에서 7차례만 성공을 했고 이번에 인사이트까지 해서 총 16대 중에서 8대, 절반만이 성공했는데요. 미국만 성공을 했고 유럽이라든가 러시아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대기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감속시키기가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탐사선에 인류의 모든 우주기술이 집약돼 있을 것 같은데요. 인사이트호 탐사선 특징 좀 설명해 주실까요?

[이태형]
보통 화성에 탐사선이 착륙할 때는 두 가지입니다. 큐리오시티같이 바퀴를 달아서 움직이는 로버가 있고요. 인사이트같이 움직이지 않고 3개의 발을 가지고 내려서 그 자리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는 랜더라는 게 있는데 인사이트 같은 경우는 움직이지 않는 랜더입니다.

착륙한 자리에서 탐사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10년 전에 화성에 착륙했던 피닉스라는 탐사선과 거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무게가 350kg 정도 되고요. 그래서 태양전지판을 펴서 전체 길이가 6m쯤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화성에 지진계를 설치해서 화성의 표면, 지각의 흔들림이 어떻게 되는가, 내부에 구멍을 뚫고서 열감지기를 설치해서 중심에 있는 핵의 온도가 어떻게 되는가, 이런 것들을 측정하게 됩니다.

[앵커]
앞에서 특파원이 보도해 드리기는 했는데 탐사선이 지질조사를 하게 된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은 하는 건가요?

[이태형]
지진계를 설치한다고 해서 화성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거든요. 그런데 화성에 운석이 떨어지면 지각이 흔들릴 거 아닙니까? 그래서 지각이 흔들리는 정도를 가지고 지각의 두께가 얼마나 되는가를 알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내부에 5m 정도 구멍을 뚫어서 열감지기를 설치해서 그 내부에 있는 화성의 핵의 온도가 어떻게 되는가, 온도에 따라서 핵의 상태가 완전히 굳은 고체인가, 약간 녹아 있는가, 이런 것들을 알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질활동이 지구처럼 일어나지는 않지만 화성의 지각의 두께라든가 내부의 핵의 상태를 통해서 화성이 과거부터 어떻게 지금까지 진화해 왔는가, 그리고 앞으로 인류가 화성에 살게 될 때 화성의 상태가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연구하게 되겠습니다.

[앵커]
연구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앞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보면 될까요?

[이태형]
그렇죠. 그런데 우리가 여태까지는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화성이 어떻게 변해 왔고 인류가 앞으로 화성에 가서 살게 될 때 화성의 정확한 상태가 어떤지를 알게 되는 거거든요. 여태까지 겉모습만 봤으니까 우리가 살려면 속의 모습도 좀 봐야 되겠죠. 화성의 핵의 상태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화성의 핵이 녹아서 지구처럼 자기장이 있었는데 이 화성이 현재는 굳었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래서 자기장이 사라졌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화성에 인류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좀 더 화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되겠고 그 중요한 역할을 인사이트가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마션이라는 영화 그림을 보여드렸는데 여기 보면 주인공이 화성에서 비닐하우스에서 식물도 키우고 생존해 가잖아요. 그런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요?

[이태형]
물론 영화는 영화로 보시는 게 좋은데 화성 자체가 그리고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이 화성을 인류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화성에는 충분하게 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하게 화성에서 처리만 잘하면 식물을 키울 수도 있고. 물론 공기가 지구처럼 많지 않기 때문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을 해야 되겠지만 충분히 앞으로 미국에서는 이번 세대가 가기 전에, 앞으로 30년 이내에 인류가 화성에 도착을 할 거고 거기에서 미국 스페이스X 같은 회사에서는 100만 명이 거주하는 식민지를 화성에 만들겠다, 이렇게 공언한 적도 있거든요. 영화처럼은 안 되겠지만 영화 비슷한 모습의 인류, 화성인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습니다.

[앵커]
소장님께서 말씀은 해 주셨는데 이렇게 화성 탐사에 인류가 공을 들였던 이유는 궁극적으로 화성에 인류가 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이번 화성 탐사선 착륙을 계기로 소장님은 화성에 인류가 사는 시대 언제쯤 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태형]
그런데 화성에 인류가 산다는 것보다 사실 지구에 살기 어려우면 화성에 가야 되겠죠. 하지만 아무리 화성이 좋다한들 지구보다 좋지는 않을 겁니다. 지구를 지켜야 하는데 그런데 어쨌든 간에 화성에 지금 현재 과학으로는 현재까지 1톤 이상의 우주선이 화성에 착륙한 적이 없어요. 인류가 가려면 그만큼 착륙기술들이 개발이 돼야 되겠고 우주선도 개발이 돼야 되겠는데요.

못 해도 앞으로 최소한 수십 년, 한 30년에서 50년 내에는 화성에 영화에서처럼 인류가 가서 직접 탐사하는 그런 시대가 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앵커]
30년에서 50년이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태형]
그리고 나사에서는 공식적으로 25년 정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조금 더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태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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