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빌딩숲에 웬 너구리?...애완동물에서 애물단지로

도쿄 빌딩숲에 웬 너구리?...애완동물에서 애물단지로

2018.11.12. 오전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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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일본 도쿄 도심에 너구리가 심심치 않게 출몰해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한때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아 미국에서 많이 수입됐는데 지금은 수입과 판매 등이 엄격히 금지된 애물단지가 됐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쿄 도심 아카사카

가로수 꼭대기에 생각지도 않은 너구리가 나타났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그물망을 들고 체포에 나섰습니다.

순순히 잡힐 것 같던 녀석이 이상한 낌새를 차린 듯 갑자기 방향을 바꿉니다.

[부근 직장인 : 밑에서 그물 받쳐서 잡는 건 안 돼요. 아래까지 내려왔는데….]

이번엔 소방대원이 직접 잡으러 올라갑니다.

떨어뜨리려는 소방대원과 버티는 너구리의 한판 승부!

결국 나뭇가지를 놓친 너구리가 떨어지면서 아래에 받쳐 둔 그물망에 걸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승부는 다시 원점.

[부근 주민 : 도망갔네요!]

한바탕 도심을 휘저은 녀석은 이른바 아메리카너구리.

1970년대 후반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면서 애완용으로 미국에서 많이 수입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돼 수입과 판매, 사육이 모두 금지된 말 그대로 애물단지.

귀여운 겉모습과는 달리 자랄수록 성격이 거칠어져 주인들이 몰래 버리거나 스스로 도망쳐 야생화되면서 당국의 고민거리가 된 것입니다.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잡식성이다 보니 작은 하천이나 하수구가 많은 도쿄 등 도심에서도 자주 눈에 띕니다.

일본 보건 당국은 아메리카너구리의 털 속에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나 균이 있을 수 있다며 함부로 접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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