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립 박물관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유물

브라질 국립 박물관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유물

2018.09.05. 오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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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립 박물관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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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밤 화재로 전소한 브라질 국립박물관이 잿더미로 남은 모습을 드러내자 브라질 국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리우 올림픽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던 정부가 박물관의 예산을 대폭 삭감해 화재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화재 위험이 높은 건물이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없었고, 화재 감지기는 있었지만 작동하지도 않았다.

화재가 박물관 전체로 번지고 있었지만, 건물 소화전의 물탱크는 물이 없어 소방관들은 근처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 화재를 진압해야 했다.

박물관에서 일하던 학예사와 학자들은 불길을 뚫고 유물을 한 점이라도 구해내려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200년에 걸쳐 모은 희귀 소장품 2000만 점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브라질 국립 박물관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유물

화재가 지나간 자리에 원형 그대로 남은 유물은 국립 박물관 주 입구에 놓인 벤데고 운석뿐이었다. 1784년에 발견된 이 운석은 세계에서 발견된 가장 큰 운석으로 무게만도 5t이 넘는다.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불타는 온도를 견딘 운석만이 이번 화재의 불길을 견딜 수 있었다.

이번 화재로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견딘 폼페이의 프레스코화도 파괴되었고, 박물관의 상징인 '최초의 브라질인'의 두개골 루지아 역시 소실되었다.

브라질의 역사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브라질 국민들은 부패 정부를 성토하기 시작했고, 브라질 위키피디아는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유물들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기억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유네스코를 비롯해 프랑스와 이집트 정부도 원조를 약속했다.

박물관에는 현재 수사관들의 진입만 허용되고 있고, 학자와 학예사의 조사는 예정에 없다.

박물관 측은 "일부 뼛조각을 비롯해 유물들이 잿더미 속에서 발견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유물을 구해낼 낼 희망을 생겼다"고 전했다.


YTN PLUS 최가영(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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