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한지, 미국에 가다...공예가 에이미 리

천년 한지, 미국에 가다...공예가 에이미 리

2016.04.02.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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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단은 100년, 한지는 1000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한지는 수 천 년 동안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왔는데요,

이런 한지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 와서 기능 전수까지 받은 미국 동포 여성이 있습니다.

북미 대륙 최초의 한지 예술가이자 한지의 르네상스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가진 에이미 리 씨를 뉴욕 김창종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전 세계 현대 예술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

독특한 질감과 색상, 현대적 디자인으로 태어난 생활 공예품이 안목 높다는 뉴욕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관람객들에게 설명해주는 이 공예품은 모두 동포 여성 작가 에이미 리씨가 한지로 만든 작품이다.

[크리스틴 / 관람객 : 에이미는 한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담은 공예품을 부활시키는 일을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미국 땅에서 직접 전통 한지를 제작해 작품 활동을 하는 한지 예술가, 에이미 리 씨.

그녀의 한지 공예품은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수천 달러에 거래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승제 / 뉴욕 한국문화원장 : 한지를 가지고 나무를 심는 과정부터 만드는 과정,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모든 과정을 미국 쪽으로 현지화시켰고…]

미국에서 나고 자란 에이미 씨가 한지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생 때인 지난 2003년, 우연히 갔던 중국 그림전에서였다.

[에이미 리 / 한지 예술가 : (중국 그림전에서) 그때 큐레이터가 이 종이는 한지라고, 옛날 중국 작가들이 특히 한지를 좋아해서 (썼다고 하더라고요 )]

부족한 자료로 어렴풋이 한지를 알게 된 그녀는 본격적으로 한지와 공예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여성인 데다 동포여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장인들을 어렵게 설득해 장지방 한지 장인의 문하생이 된 에이미 씨.

이후 일 년 동안 고된 실습을 하면서 한지를 만들던 그녀는 미국에서 한지가 성장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에이미 리 / 한지 예술가 : 특히 (미국 사람들이) 친환경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한지는 완전히 자연으로 만든 종이니까.]

자연의 재료와 사람의 땀으로 만들어내는 한지의 특성을 앞세운 에이미 씨는 소셜 펀딩으로 돈을 모아, 지난 2010년 미국 최초의 한지 공방을 설립했다.

또 온라인 홍보에도 힘써 한지 공예품이 친환경적인 예술품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미 리 / 한지 예술가 : 작가들이 한지를 쓰면 다른 종이보다 오래가고 아주 다양한 공예를 할 수 있으니까 미술도 할 수 있고 서예도 할 수 있고, 한 원료를 쓰면서 그렇게 다양하게 하는 것은 한지밖에 없어요.]

한지가 세계인의 삶에 파고드는 새로운 천 년을 꿈꾸는 에이미 리, 그녀의 꿈과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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