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日 워킹맘의 절규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日 워킹맘의 절규

2016.03.09. 오전 04: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일본에서 자녀를 보육원에 보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보육원 추첨에 떨어진 한 엄마가 분풀이로 인터넷에 올린 글이 큰 파장을 일으키며 아베 총리에까지 불똥이 튀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인터넷에서 지난달부터 보육원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도쿄에 사는 30대 워킹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육원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라는 글을 남기자 공감의 댓글이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현재 육아휴직 1년째로 곧 돌을 맞는 아이 한 명을 키우고 있는데 "도대체 어찌하면 좋으냐"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여기에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관련 글에 대해 "익명이기 때문에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며 무시하는 발언을 하자 같은 처지의 엄마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지난 주말 국회 앞에 모여 "글을 쓴 사람은 바로 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터넷에는 보육원 탈락 엄마의 주장에 3만 명 가까이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그러자 올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평화헌법 개정을 노리고 있는 아베 총리의 태도가 급변했습니다.

부족한 보육원 수를 크게 늘리고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정권교체 이전의 배 수준으로 (보육원) 수용 역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현재 보육원 입소 대기 아동은 2만3천 명에 달합니다.

아베 정권은 내년까지 보육시설 수용 규모를 50만 명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정작 7만 명가량 부족한 보육교사 양성 방안은 전혀 내놓지 못해 선거용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