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잡혀간 '조선 호랑이'...그 포효가 들리십니까

일본에 잡혀간 '조선 호랑이'...그 포효가 들리십니까

2016.03.02. 오후 5: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옛 부터 우리 조상들은 호랑이를 영물이라고 여기며 귀하게 여겼습니다.

가장 큰 조선 호랑이는 산을 지키는 산군님이라고 여겨, 그를 귀하게 여기고 사냥을 하지 않은 겁니다.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의 해수 구제 정책, 그러니까 사나운 동물을 없애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조선 호랑이는 씨가 말라버렸습니다.

겉으로는 조선인을 해치는 위험한 짐승을 없앤다는 명목이었지만, 호랑이로 상징되는 조선의 얼과 혼을 죽이고자 했던 것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대호'를 보면 마지막 조선 호랑이를 지키기 위한 명포수 천만덕과, 그에 맞서 조선의 명맥을 끊기 위해 호랑이를 잡으려고 기를 쓰는 일본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남한에서 발견된 호랑이의 경우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사살된 호랑이를 끝으로 더 이상 호랑이의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는데요.

보시는 사진은 1917년 함경도 신창에서 일본인 포수 '야마모토 다다사부로'라는 사람이 조선 호랑이 두 마리를 포획한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두 마리의 호랑이가 죽은 채로 포획돼 있습니다.

야마모토는 이 호랑이들을 박제했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는 자신의 모교인 교토에 있는 도지샤 대학에 기증하고, 다른 한 마리는 당시 일본 황태자에게 기증한 것으로 우리 시민 단체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노래 가사는 사진 속 야마모토가 만든 호랑이 사냥 노래입니다.

가사 내용을 보실까요?

일본 남아의 담력을 보여 주자 / 루스벨트 그 무엇이랴 / 호랑이여 오라 / … / 올해는 조선 호랑이를 모두 사냥하고 / 내년에는 러시아의 곰을 사냥하세
(정호군가(征虎軍歌) 중 일부)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 조선 식민지를 발판으로 미국과 러시아까지 침략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호랑이 사냥을 통한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서울과 도쿄 호텔에서 호랑이 고기 시식회까지 열었다고 하는데요.

취지는, '조선을 먹는다' 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참담한 역사가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일본에 잡혀간 조선의 호랑이를 데려올 수 있을까요?

시민단체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혜문 대표는 현재 일본에 있는 조선 호랑이 표본을 반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지샤 대학에서는 조선 호랑이 표본을 돌려주는데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반면, 일본 왕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의 명맥을 끊기 위해 조선의 호랑이를 무분별하게 포획한 일본, 조선의 산을 지켰던 호랑이가 일본의 박물관과 왕실에서 한 켠에 박제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호랑이의 포효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