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의 천국'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

'난민들의 천국'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

2016.02.14. 오전 05:3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난민 수용 문제가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현안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20여 년 전부터 난민들을 수용해온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두 팔 벌려 따듯하게 난민을 받아 주는 게 이 마을의 난민 정책이라고 합니다.

계훈희 기자입니다.

[기자]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 뉴도르플.

겨울이면 호수까지 얼어버릴 정도로 추운 곳이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봄날처럼 따사롭습니다.

23년 전 보스니아 내전을 피해온 아딜 바냐노비치 씨는 뉴도르플에 정착한 첫 번째 난민입니다.

바냐노비치 씨는 정착 첫날부터 낯선 이방인을 따듯하게 대해준 주민들의 환대를 잊지 못합니다.

[아딜 바냐노비치 / 뉴도르플에 정착한 난민 : 난민들은 이곳에서 환영받아요. 제 가족도 환영받았고 직업도 생겼어요. 난민들은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최근 뉴도르플에 온 아프가니스탄 가족도 망명 허가가 날 때까지 무상으로 제공된 아늑한 집에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모여든 21개국 출신 어린이들은 놀이 교육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치료받고 언어를 익히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웁니다.

혼자 온 젊은이들은 망명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교회에서 제공한 집에 모여 살며 밝은 미래를 설계합니다.

[에디스 이반시츠 / 교회 관계자 : 이곳에 온 난민들은 취직도 하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도 있어요.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어요.]

뉴도르플의 난민 정책은 간단합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난민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겁니다.

작은 시골 마을인 뉴도르플이 '난민들의 천국'으로 알려지면서 난민 인구는 5천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지역 사회와 난민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디터 포쉬 뉴도르플 시장은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난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보라고 권고합니다.

[디터 포쉬 / 뉴도르플 시장 : 난민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반드시 자연스러운 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난민들을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보는 작은 마을의 큰 행보가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고심하는 국제사회에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