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첫 여성 의원 탄생...여성 투표율 남성 압도

사우디, 첫 여성 의원 탄생...여성 투표율 남성 압도

2015.12.14.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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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이 운전하는 것도 금지될 정도로 남녀 차별의 대표적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방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원들이 등장하게 됐습니다.

온갖 제약에 묶여 실제 당선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20여 명이 넘는 여성이 당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상 첫 투표에 참여한 여성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입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슬람 고유 복장을 한 여성 유권자들이 투표장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출마와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지방선거.

주요 도시의 여성 전용 투표소는 생애 첫 투표의 감격을 누리려는 여성 유권자들로 붐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유권자]
"지방의원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여성 후보에게 투표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유권자]
"정부나 민간의 더 많은 영역에서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사우디 전체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3분의 2를 뽑는 이번 선거에 도전한 여성 후보는 9백여 명.

등록된 여성 유권자는 13만여 명으로 남성의 10분의 1에 그쳤지만 투표율은 80%를 넘어 남성 유권자보다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뜨거운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는 역사적인 여성 의원 당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곳곳에서 사상 첫 여성 의원이 배출됐습니다.

[이브라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시장]
"20석의 의원이 당선 확정됐는데, 그중 3명이 여성입니다."

[라샤 헤프지, 제다 지역 당선자]
"사우디 여성들의 삶이 향후 몇 년 동안 보다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많이 놓여 있습니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출생지로 이슬람의 성지로 불리는 메카에서도 여성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특히 여성 후보는 남성 유권자 앞에서 유세조차 할 수 없고, 여성전용 투표소도 4백여 곳에 불과한 열악한 상황에서 이룬 결과여서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여성 후보가 당선돼도 이들이 현실 정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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