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햄·베이컨 먹어도 되나?"...가공육 1급 발암물질 논란

[뉴스통] "햄·베이컨 먹어도 되나?"...가공육 1급 발암물질 논란

2015.10.27.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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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이컨과 햄, 소시지가 1급 발암물질이 됐다는 소식에 소비자와 육류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매일 식탁에 오르는 가공육이 발암물질로 분류된 걸까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전문가들이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조사 8백여 건을 검토해 보았더니, 소시지나 햄처럼 가공된 육류나 붉은 고기가 직장암과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 발생 확률이 18% 정도 증가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나왔습니다.

[린다 존스턴, 영양학자]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여러 상황으로 미뤄 봤을 때 특정 암과 분명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그 위험성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해 물질만큼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고기 섭취로 3만 4천 명이 숨진다면, 대기 오염으로 20만 명, 알코올로 60만 명, 담배로는 100만 명이 숨집니다.

[다나 루미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연구원]
"가공육이 같은 1급 발암물질인 흡연, 석면, 대기오염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라 암 유발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강도가 그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운데 소시지의 위생 상태와 성분 표시도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채식주의자 용 소시지에서 고기가 검출되는가 하면, 인체 DNA가 검출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 식품분석업체, 클리어푸드가 미국 소시지 업체 75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시지 345개의 DNA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전체 14% 정도에서 허위로 작성된 성분 표시와 불량한 위생 상태가 드러났습니다.

7개 가운데 1개꼴로 문제가 있는 소시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두부와 콩으로 만드는 채식주의자 용 소시지 10%에서는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검출됐습니다.

종교상의 이유로 특정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성분 표시를 보고 제품을 골랐더라도 실제로는 기피하는 고기를 먹은 셈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체 2%의 소시지에서 사람 DNA나 이와 비슷한 성분인 인산 화합물이 검출됐습니다.

[제이슨 라이, 클리어 푸드]
"조사해보니 라벨에 표기돼 있지 않은 성분이 발견됐고요. 사람의 DNA가 소시지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조과정에서 머리카락이나 침, 일부 피부 조직 등이 들어갔다는 얘기입니다.

소시지의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지난 한해 미국에서의 소시지 매출액은 우리 돈 3조 4천억 원.

미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식품인 소시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YTN 안소영입니다.

[앵커]

전 세계 육류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북미육류협회는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고기와 암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육가공협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에는 5대 영양소의 하나인 단백질이 풍부한데도, 마치 담배나 비소와 같이 취급한 것은 지나치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가공육 섭취량이 실험에 쓰인 하루 50g의 4분의 1이 안 된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제 우리 식탁에서도 거의 매일 오르는 햄과 베이컨, 소시지.

아직 전문가들도 육류와 암의 상관관계를 놓고 의견이 달라 안심하고 먹어도 될지, 섭취량을 줄여야 할지,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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