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민통치 가혹행위 공개 사과

영국, 식민통치 가혹행위 공개 사과

2013.06.07. 오전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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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국 정부가 과거 식민통치 시절 케냐에서 저지른 잘못을 60여 년 만에 공개 사과하고 피해 배상금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런던에서 류충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1950년대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독립투쟁에 나선 무장단체 마우마우는 고된 탄압을 받았습니다.

영국은 식민통치 당국과 함께 관련자들을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가혹행위를 했습니다.

굶주림과 질병, 고문으로 숨진 사람만 3만 명이 넘습니다.

마우마우 봉기로 불린 끔찍한 비극이 끝난 지 60여 년 만에 영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습니다.

[인터뷰: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
"영국 정부는 식민 통치 당국이 케냐인들을 상대로 고문과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합니다. 영국 정부는 가혹 행위와 케냐 독립운동에 차질을 준 것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영국 정부는 또 피해자 5천200여 명에게 약 341억 원을 배상하고 케냐 나이로비에 기념비를 설립하는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식민지배 행위에 관한 법적 책임까지 수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과거사 인식에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영국을 상대로 여러 해 동안 배상 소송을 벌였던 케냐인들은 이번 발표를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이라고 환영하면서도 피해는 어떤 돈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기투 와 카헨게리, 케냐 피해자 단체 대표]
"충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10년 동안 갇혀있었습니다. 저도 아버지와 7년간 구금됐습니다."

영국이 식민통치 시절 가혹행위에 관해 처음으로 배상함에 따라 과거 식민지였던 다른 국가들로부터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전망입니다.

런던에서 YTN 류충섭[csryu@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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