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글이 한국학자 주장으로 둔갑

중국인 유학생 글이 한국학자 주장으로 둔갑

2010.12.14. 오전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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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대에 유학 중인 20대 중국인 학생의 중국 주간지 기고문이 한국 학자의 주장으로 둔갑돼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학생은 "한국 국민들이 연평도 포격을 태연하게 대하고 있다"면서 마치 한국민의 민심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유력 일간지에서 발간하는 주간지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제목은 "연평도 포격전의 배후, 한국 민심의 변화"라고 돼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한국 국민들은 연평도 포격과 같은 소규모 충돌은 태연하게 대한다", "연평도 포격 직후 한국 전체가 공황에 빠졌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천안함 사건때 만큼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또 "더욱 많은 한국 국민들은 이성적으로 이번 사건을 대할 것을 촉구하기 시작했다"면서 "한반도의 안정만이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실려 있습니다.

글쓴 이는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유 모 씨라고만 돼 있어 서울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한국인이 쓴 글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글쓴 이는 20대 후반의 중국인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과정 중에 있는 유학생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고문은 환구망과 서후 등 중국내 유력 매체에서는 '한국 학자'의 주장으로 둔갑돼 인용 보도됐습니다.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은 일관되게 '냉정과 절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안정'을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기고문의 주장은 곧 중국 정부나 관영 언론의 주장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습니다.

20대 중국인 유학생이 연평도 도발과 관련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한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유학생의 글이 어떻게 해서 한국 학자의 주장으로 둔갑된 것인지 모두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들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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