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이재민 "떠날 수 없어"...갈등 불씨는 여전

구룡마을 이재민 "떠날 수 없어"...갈등 불씨는 여전

2026.02.01. 오전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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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구룡마을에 난 큰불로 주민 180여 명이 거처를 잃었습니다.

이재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천막을 치고 마을을 지키고 있는데요, 마을을 태운 불씨는 꺼졌지만 재개발을 앞두고 이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정영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 큰불이 난 지 2주가 흘렀습니다.

까맣게 타고 무너져버린 집터에는 스산함만 감돕니다.

[고재옥 / 구룡마을 6지구 주민 : 춥죠. 말도 못 하게 추워. 옷을 5개씩 껴입었잖아요. 열흘씩 입은 거예요.]

지난달 16일 구룡마을에 난 큰불로 집 120여 채가 불에 완전히 타버렸고, 주민 180여 명은 거처를 잃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마련해 준 임시 숙소가 있지만, 주민들은 날이 밝으면 화재 현장에 세워둔 천막으로 모입니다.

불이 난 구룡마을입니다. 이재민들은 두꺼운 옷에 난로까지 피운 채 까맣게 탄 집터 주변을 지키고 있습니다.

[백순남 / 구룡마을 6지구 주민 : 이 헌 바지 하나 하고 위에 재킷 하나 갖고 나왔지. 갈 데가 없으니까 뭐….]

주민들이 한파에도 천막에 자리를 잡고 있는 건 화재를 계기로 다시는 마을로 돌아오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공영개발이 추진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분양권이나 토지매입권을 요구하며 버텨온 상황.

하지만, SH는 이 같은 요구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들이 거주한 주택이 대부분 건축법상 건축물이 아닌 간이 공작물로 분류돼 보상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재정착 전까지 보증금 없는 임시 이주주택을 제공하고 임대료도 감면해주겠다며 독려하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구룡마을 6지구 주민 : 앞으로도 어떻게 보장이 돼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언제까지 이렇게 생활해야 될지….]

엄동설한 속 구룡마을을 태운 불씨는 꺼졌지만, 거주민 이주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YTN 정영수입니다.


영상기자 : 김광현
영상편집 : 전자인


YTN 정영수 (ysjung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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