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찾았다..."DNA 일치"

양천구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찾았다..."DNA 일치"

2025.11.21. 오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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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특정
사건 발생 20년 만에 범인 특정…경찰 브리핑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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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여성들이 잇달아 살해된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특정됐습니다.

당시 빌딩 관리인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60대 남성 장 모 씨로 10년 전 숨졌는데,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현정 기자, 양천구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특정됐다고요.

[기자]
네, 경찰이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두 차례 걸쳐 잇따라 여성들을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 장 모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시간 서울 서남부 일대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20년 만에 드러난 겁니다.

경찰 브리핑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신 재 문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4팀장 :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사건 발생 20년 만에 피의자 A 씨를 특정하였으나, 피의자가 사망하여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종결 예정입니다.]

앞서 경찰은 8년 동안 진행된 대대적인 수사에도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이 사건을 장기미제로 관리하며 기록과 증거물을 재검토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20년 유전자 분석 기법을 통해 증거물에서 유전자형 검출에 성공해 연쇄 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이후 피의자 특정을 위해 동일 수법 전과자와 신정동 전·출입자 등 23만여 명의 수사대상자를 선정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 가운데 범행 수법과 시각, 직업, 거주형태 등 우선순위를 고려해 1,514명을 추렸고 유전자를 채취했는데 일치 대상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사망자 56명을 새롭게 후보군으로 추렸는데, 이 가운데 병원에서 확보한 A 씨의 검체가 국과수 감정 결과 DNA가 일치해 최종 피의자로 특정됐습니다.

[앵커]
피의자 특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사건 경위 관련해서도 새롭게 나온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사건 당시 60대 초반이었던 피의자 장 모 씨는 납치된 피해자들이 끌려갔던 빌딩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이 지난 9월 빌딩 지하에 대한 압수수색과 감식을 벌인 결과, 피해자 시신에서 검출된 곰팡이, 모래 성분과 환경 유사성이 확인됐고, 범행에 쓰인 것과 유사한 노끈도 발견됐습니다.

두 번째 살인 3개월 뒤인 지난 2006년 2월에도 장 씨는 비슷한 성범죄 저질러 강간치상 등 혐의로 검거됐고, 3년 동안 복역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때 장 씨와 함께 지낸 교도소 재소자 10여 명을 조사했는데, 장 씨가 '사람을 죽여봤다'거나 피해 여성을 묘사하는 등 본인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장 씨는 지난 2005년 서울 신정동에서 20대와 40대 여성을 잇달아 납치해 성폭행 후 살해하고, 시신을 노끈으로 묶어 마대자루에 넣은 채 자신의 라세티 차량으로 옮겨 주택가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사건의 수법과 장소가 유사한 만큼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는데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미궁에 빠진 상태였습니다.

[앵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엽기 토끼'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 거죠.

[기자]
네, 경찰은 피의자 장 씨가 비슷한 시기 발생해 연관성이 의심됐던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그 당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상태라 동일범일 수 없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2006년 5월 같은 동네에서 한 여성이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면서 연쇄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의심됐습니다.

피해 여성이 캐릭터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이때부터 '엽기토끼 살인 사건'으로 불렸는데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신정동 연쇄살인의 경우 장 씨가 10년 전 질병으로 숨지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앞으로 저승까지 쫓아간다는 각오로 범인의 생사 관계없이 장기미제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김현미 영상편집: 문지환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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