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쿵 해주실 분"...교통사고 꾸며 보험금 23억 챙겨

"뒷쿵 해주실 분"...교통사고 꾸며 보험금 23억 챙겨

2025.11.20. 오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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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보험사기 일당 180여 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후미추돌 해줄 사람을 찾는다며 광고글을 올려 가담자들을 모집한 뒤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나눠가며 사고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한 차량이 서서히 지나갑니다.

좌회전을 하던 순간, 길 끝에 서 있던 행인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위장한 보험사기 일당인데, 이들은 이 사고로 보험금 1천100만 원을 타냈습니다.

수도권 등지에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조직 4곳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일당은 각자 보행자와 운전자로 설정해 허위 교통사고를 꾸미기도 하고, 공격수와 수비수 역할을 맡아 약속 장소에서 고의로 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수비수가 운전하고 있으면 공격수가 들이받는 식입니다.

또 불법 유턴이나 진로 변경 차량을 노려 일부러 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실제 고의 사고가 벌어졌던 현장입니다.

저쪽 고가도로에서 내려오는 차들의 차선 변경이 잦은 곳인데요. 일당은 이런 점을 노리고 이곳을 맴돌며 범행 대상을 찾아 다녔습니다.

과거 보험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총책들은 가벼운 사고더라도 가담자들을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해 보험금을 부풀리고, 받아낸 돈의 50~80%를 수수료로 챙겼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 5년 동안 일당이 보험사로부터 받아 챙긴 돈은 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배 은 철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 합의금을 많이 받기 위해 한방병원 등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병원을 방문하고….]

이들은 온라인 카페 등에 '뒷쿵', 즉 후미추돌을 해 줄 사람을 찾는다며 광고글을 올려 공격수와 수비수를 모집하고, 사고 이력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범행 수법을 공유했습니다.

이들 조직 4곳에 가담한 182명을 검거한 경찰은 각 조직의 총책 4명을 구속 상태로,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로 지난달 말 모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보험사기는 중대 범죄인 만큼 단순 유인, 알선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며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글에도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YTN 조경원입니다.


영상기자 : 진수환
디자인 : 윤다솔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YTN 조경원 (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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