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행에 자부심"...피해자들, 외교부 대처에 답답

단독 "범행에 자부심"...피해자들, 외교부 대처에 답답

2025.10.23.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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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에서 120억 원대 로맨스 스캠 사기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강 모 씨는 리딩방 투자 사기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는데요.

캄보디아에서 A 씨를 만났던 취업 사기 피해자는 A 씨가 자신의 범행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A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김이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YTN이 확보한 '120억대 로맨스 스캠' 주범 강 모 씨의 공범들 공소장을 보면, 이들은 최소 지난해 중순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각종 온라인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성 교제를 가장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은 물론 이른바 리딩방으로 불리는 투자 사기까지, 피해자는 100명에 달합니다.

범행 당시 강 씨와 피해자 사이 통화를 들어보면, 강 씨는 자신을 투자 전문가로 소개하면서 투자금이 모자라면 빌려줄 테니 추가로 돈을 넣으라고 유도합니다.

[강 모 씨 (지난해 6월) : 조금 도와드릴까요? 대여 제도라는 게 있는데 원래 20%인데 저희가 이번 고객님들 한해서 한 10% 정도만 고객님들이 자금을 준비하시면….]

경찰은 강 씨의 아내인 안 모 씨도 공범으로 보고 쫓고 있는데, 안 씨는 주로 로맨스 스캠 범죄에 가담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취업 사기 피해자 : 여자라고 사기 치고 하니까, 여자랑 통화를 하거나 영상 통화할 때 그 여자(강 씨 아내)가 해주더라고요.]

취업 사기를 당해 캄보디아에 갔다 범죄단지에서 강 씨를 만났다는 A 씨는 당시 강 씨가 자신의 범행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A 씨 / 캄보디아 취업 사기 피해자 : 좀 자부심을 느껴 하는 것 같아요. 프놈펜 시인가 있었는데 자신이 실적이 잘 나오고 그래서 이쪽에 스카우트 받아서 온 거라고 막 그랬었거든요.]

이렇게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이어가던 강 씨는 지난 2월 현지에서 체포됐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달 만에 풀려났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기 피해자들은 외교부에 직접 전화해 항의했습니다.

YTN이 당시 녹취를 확보했는데,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현지 공관에서 캄보디아 측에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도 결국 결정은 캄보디아 당국에서 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범죄인 인도 청구도 했지만, 이 역시 캄보디아의 결정에 달렸다는 취지로 설명합니다.

[사기 피해자·외교부 통화 / 지난 6월 19일 : (수사권이 미치는 곳이 아니다 보니까….) 외교부에서 그 채널을 만들어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그 부분은 공관에서 하고 있습니다. 요청은 하지만, 이제 들어주고 안 들어주고는….)]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정부가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하며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아 허탈하고 강 씨를 다시 못 잡을까 봐 불안했다고 말합니다.

이후 강 씨는 지난 7월 말 다시 체포됐지만, 아직 국내로 송환되지 않았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영상편집 : 고창영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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