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전장비 사랬더니 90% 부정수급...감독은 전국 세 명뿐

[앵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소규모 사업장에 안전장비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업체가 비용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받아냈다가 적발됐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대표적 사업 가운데 하나인 클린사업장 조성사업입니다.

소규모 사업장이 위험 공정을 개선하거나 현장의 위험 요소를 치우는 데 필요한 기기를 구입하면 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올해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79곳이 비용을 부풀려 지원금을 받아 챙겼다가 적발됐습니다.

도매업체와 짜고 2천만 원이 넘는 산업용 로봇을 구입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 사들인 것은 90% 저렴한 2백만 원짜리에 불과했습니다.

이들이 부정하게 챙긴 돈은 19억 원에 달합니다.

공단을 속이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세금계산서를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비슷한 수법으로 부정수급에 나섰던 또 다른 판매업체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건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전국 만6천여 곳인 반면, 공단의 전담 관리 인력은 세 명에 불과한 탓입니다.

[안호영 /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 이번 사태는 단순히 부정 수급을 넘어서 영세 사업장의 산업재해 위험까지 키운 중대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공단은 정교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정수급 전담팀도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공단 역시 내부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는 등 부정수급 전담 부서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기준 사업 예산만 4천9백억 원이 넘습니다.

지금처럼 관리 감독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 예산은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울 눈먼 돈이 될 공산이 큽니다.

YTN 김주영입니다.



YTN 김주영 (kimjy0810@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