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장갑에 젓가락까지'...음식 빼먹은 배달 기사, 알고보니 상습범

'위생장갑에 젓가락까지'...음식 빼먹은 배달 기사, 알고보니 상습범

2025.10.13.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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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장갑에 젓가락까지'...음식 빼먹은 배달 기사, 알고보니 상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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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달 기사가 위생 장갑을 낀 채 젓가락으로 배달 음식을 빼 먹는 사진이 공개됐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10일 SNS에 자신이 겪은 어이없는 일화를 공유했다.

A 씨는 얼마 전 배달받은 치킨을 누가 먹다 남긴 것 같다는 손님의 연락을 받았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CCTV를 확인해 보니, 손님이 보내온 사진과 CCTV속 치킨의 음식량이나 소스 상태가 확연히 달랐다. 가게 측이 상자에 치킨을 담았을 때는 상자에 가득 찼지만, 손님이 받은 음식은 상자의 절반만 채워진 채 위에 뿌린 소스도 버무려져 있었다.

A 씨가 배달앱에 배달 기사가 음식을 빼먹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배달앱 측은 "(배달 기사가) 빼먹었다는 증거가 없어서 손실 보상 처리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A 씨는 일단 CCTV를 통해 문제의 치킨을 픽업한 기사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친한 배달 기사인 B 씨에게 아는 사람이냐며 사진을 보여줬다.

얼마 후, B 씨는 다른 가게에 픽업을 갔다가 사진에서 본 기사를 발견해서 뒤따라갔다. 그리고는 증거가 없어서 넘어갔다는 A 사장의 말을 떠올리고 곧바로 영상을 찍었다.

B 씨의 영상에는 한 여성 배달 기사가 길거리에서 위생 장갑을 끼고 젓가락으로 마라탕을 먹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기사는 "이거 (손님이) 주문 취소해서 자체 폐기하라고 해서 제가 가져가는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얼마 뒤, 문제의 기사가 또다시 A씨의 가게 배달 기사로 배정됐다. 도보 배달에 위생 장갑을 낀 기사를 보고 촉이 온 A 씨는 그를 미행했다가, 기사가 계단에 배달 음식을 두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빼내 먹고 있는 걸 확인하고 영상을 찍었다.

A 씨가 "뭐 하세요? 그거 저희 건데 왜 드시고 계세요? 그거 방금 픽업하셨잖아요"라고 하자, 기사는 이전과 똑같이 "손님이 주문 취소해서 자체 폐기된 거다"라고 뻔뻔하게 나왔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경찰을 불렀고, 기사는 그제야 "사정이 어려워서 그랬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A 씨는 "봐주면 또 빼먹을 거 알아서 봐주지 않았다. 본인만 어렵나? 자영업자도 어렵다"라며 "저렇게 먹던 걸 손님들한테 다시 배달한다니. 내가 받을 거라고 생각하면 한숨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자에 테이프 붙여서 배달하는데 어떻게 뜯는지 티도 안 나게 잘 뜯더라.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쫓아가서 잡은 거지만 모르는 사장님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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