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미안해"…사춘기 흡연한 남성, 자녀 노화 앞당긴다

"아빠가 미안해"…사춘기 흡연한 남성, 자녀 노화 앞당긴다

2025.09.30.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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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해"…사춘기 흡연한 남성, 자녀 노화 앞당긴다
자료화면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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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그들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아버지를 둔 자녀들에 비해 1년가량 더 빠른 생물학적 노화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후안 파블로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 연구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연례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북유럽, 스페인, 오스트레일리아의 '호흡기 건강' 프로젝트 참여자 890여 명(7~50세, 평균 나이 28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가자와 부모의 흡연 이력과 흡연 시작 시기를 조사하고, 혈액 표본을 통해 DNA 후성유전적 변화를 분석했다.

노화 측정에는 '후성유전 시계'라는 첨단 기법이 활용됐다. 이는 DNA 코드 자체를 바꾸지 않지만 유전자 발현 방식에 영향을 주는 분자 변화를 기반으로 생물학적 노화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암·치매 등 노인성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분석 결과, 아버지가 15세 이전 사춘기 시절 흡연을 시작한 경우 자녀는 평균적으로 실제 연령보다 약 9개월~1년 정도 생물학적으로 더 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버지가 사춘기에 흡연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자녀 본인도 흡연한 경우,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가 14~15개월까지 벌어졌다.

반면 아버지가 성인 이후 흡연을 시작했을 때는 생물학적 노화 증가 폭이 미미했고, 어머니의 임신 전 흡연과 자녀 노화 사이에서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아버지의 사춘기 흡연은 정자 세포의 후성유전적 물질을 변화시키고, 이 변화가 자녀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며 "이번 결과는 청소년기에 담배를 피우면 자신도 모르게 미래 자녀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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