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서 폭행당한 타이완 여성 "경찰이 가해자들 풀어줘"

홍대서 폭행당한 타이완 여성 "경찰이 가해자들 풀어줘"

2025.09.1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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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거리에서 타이완인 여성이 한국인 남성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타이완 F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타이완 국적 유튜버 A씨는 전날 밤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한국인 남성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당시 A씨는 친구 B씨와 함께 길을 걷던 중 한국인 남성 2명에게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자는 요구를 받았다. 심지어 이 중 한 명은 B씨의 어깨에 손을 얹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까지 했다.

A씨가 "제 친구를 만지지 말아 달라. 아무 관계도 아니지 않냐"고 말리자, 남성은 A씨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더니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신체 접촉을 이어갔다. 이에 A씨도 욕설로 받아쳤고, 남성은 A씨의 뺨과 팔다리 등을 폭행했다.

폭행을 당한 A씨는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현장을 떠나려는 가해자들을 있는 힘을 다해 붙잡았다. 다행히 5분 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았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CCTV를 확인하거나 범인을 체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제 여권번호만 확인한 뒤 놀랍게도 가해자들을 먼저 풀어줬다"고 강조했다.

폭행으로 멍투성이가 된 신체 사진을 자세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단순히 (하룻밤 제안을) 거절했을 뿐인데 이렇게 폭행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엄지손가락이 부러졌고, 온몸이 멍투성이"라고 호소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쏟아졌다. 한 타이완인 여성은 한국인 남성이 추근대는 영상을 게재하며 "내게 레즈비언 같이 생겼다는 말을 한 남성도 집에 같이 가자고 했다"며 "그래서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을 시작했다. 홍대에 갈 친구들은 이 얼굴을 꼭 기억해라"라고 당부했다.

해당 글이 논란으로 확산한 이후인 16일 A씨는 "한국 주재 타이베이 대표부와 연락이 닿았다"며 "경찰을 통해 시간과 장소 확인이 끝났고, 내게 변호사 선임 의향도 물어봤다"고 밝혔다. A씨는 마포경찰서에 한 번 더 방문할 예정이라며, SNS 등에 찾아와 걱정해준 한국인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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