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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8월 17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사단법인 온기의 대표 조현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 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 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김영민: 덕수궁 돌담길 걷다 보면 노란 지붕에 작은 우체통이 눈에 들어옵니다.그 속에 익명으로 고민을 담아 넣으면 낯선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손편지 답 장을 받게 된다고 하죠. 이 우편함의 이름은 온기우편함입니다. 덕수궁뿐만 아니라 혜화 마로니에 공원, 공주 휴게소 등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데요.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 온기 우편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 모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시죠.
■조현식: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온기우편함을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온계의 대표 조현식입니다.
□김영민: 전국에 온기우편함이 엄청 많이 설치돼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얼마나 설치가 되어 있는 거예요?
■조현식: 현재 온기우편함은 전국에 95곳에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김영민: 그러면 꽤 많은 곳에 설치가 되어 있다는 건데 저도 사실 오며가며 한 번쯤은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부터 또 이렇게 운기우편함을 시작하신 건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는지 아마 저뿐 아니라 많은 청취자분들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조현식: 온기우편함은 제가 2017년 2월 달에 시작을 했고요. 그래서 현재 8년 동안 운영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옹규편함은 처음 시작을 했던 건 제가 대학생 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다가요. 그 책의 내용이 과거의 인물이 고민을 보내면 미래의 인물이 답장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내용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겐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를 전하는 그런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곳이 필요한 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다가 프로젝트로 시작을 했던 게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럼 거의 대학 시절쯤 시작하셨던 걸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오고 계신거죠?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벌써 8년이 된 온기 우체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이 우편함에 가면 그냥 맨몸으로 가면 바로 나의 고민을 쓸 수 있게 되어 있는건가요?
■조현식: 우편함 옆에 편지지랑 펜이 비치가 되어 있어 갖고요. 편지지에다가 쓰셔도 되고 아니면 갖고 계시는 종이에다가 써서 넣어주셔도 됩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사실 저는 뭐랄까요, 고민이 있으면 그걸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그런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보통 어떤 분들이 이 우편함을 이용을 하시나요?
■조현식: 사실 정말 많은 분들이 이용을 하셔서 저희가 매월 한 2천 통씩 답장을 쓰거든요. 한 2천 명이 온기우편함의 고민을 보내시는데 어린 아이들의 편지부터 시니어 분들까지 다양하게 편지를 보내세요.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키가 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런 고민을 보내기도 하고요. 또 10대 청소년 친구들은 학업에 대한 거나 친구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는 상대적인 어려움들 박탈감 이런 것도 많이 고민을 보내고요. 가장 많이 고민을 보내시는 건 20 30대 청년분들이 고민을 가장 많이 보내세요.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무기력함에 대한 얘기도 많이 보내시고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고요. 취업을 하고 그 안에서 그런 겪는 어려움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보내는 편입니다.
□김영민: 사실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뭐 고민들이 있을 텐데 막상 이런 우체통을 보게 되면 저는 내 고민은 너무 사소하고 여기에 털어놓아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그래도 되나요? 너무 작은 고민이라도요.
■조현식: 그럼요.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사실 사소한 고민은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 고민은 한 사람에게는 가장 어떻게 보면 절대적인 고민이고 또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거고요. 그 이야기를 통해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그건 어떤 고민이든 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여러분도 혹시 길을 가다가 온기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면 내 속에 있는 작은 고민을 털어놓으시면 분명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서 월에 2천 통 정도가 온기 우체통에 배달이 온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그러면 이거를 대표님께서 2천 통을 다 답장하시면 굳은 살이.. 손이 그냥 딱딱해질 것 같아요.이걸 어떻게 처리를 하나요?
■조현식: 저희 자원봉사자, 온기우체부라고 하는 자원봉사자분들이 계세요. 저희 자원봉사자분들이 답장을 함께 작성을 하고 계십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러면 그분들이 꽤 많으실 거 아니에요? 한 장소에 어떻게 모이시나요?
■조현식: 한 장소에 모이시기도 하시고요. 아니면은 전국에서 각 집에서 답장을 작성하시기도 합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근데 대표님은 물론이고 다른 자원봉사자분들이 듣기로는 내가 답장할 온기 우편함으로 온 고민들을 직접 골라서 답장을 쓴다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그렇게 시스템을 만드신 이유가 있어요?
■조현식: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저희가 쓰는 편지는 공감을 전해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편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공감을 하실 수 있다는 건 내가 경험해 본 편지를 선택을 해야지만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 사연을 읽고 이 경험은 나도 해봤지, 이런 고민을 나도 해봤지 라고 하시는 편지에 답장을 쓰실 때 조금 더 공감과 위로를 전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러면 자원봉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어떤 식으로 답장을 써주세요? 이런 교육이나 가이드를 주시는 건가요?
■조현식: 저희 온기우체부 자원봉사자분들은 처음에 오시면은 두 달 동안 교육을 받아요. 아무래도 한 통의 편지가 잘못 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죠 그 시간 동안 어떻게 답장을 하셔야 되는지 또 쓰신 편지에 대해서 피드백도 받고 하시면서 두 달간 교육을 받으시고 종교 활동을 하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럼 이렇게 온기 우편함에 처음에 고민을 보낸 분이 답장을 받으면 엄청 큰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면 또 다시 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요?
■조현식: 다시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계세요. 등기 우편함에 다시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계시고 또 아니면 답장을 받으시고 제가 답장을 받고 정말 위로가 됐고 어쩌면 제가 살아가는 데 진짜 큰 힘이 됐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됐다라고 후기를 남겨주시기도 하세요.
□김영민: 그렇군요. 그럼 오랫동안 편지가 여러 번 오고 간 경우들도 있었겠네요?
■조현식: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편지를 보낸 친구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4년 동안 같이 답장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김영민: 사실 거의 그 친구의 사춘기를 함께 보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친구가 고민을 해결해 나가면서 잘 성장을 했어요?
■조현식: 저도 그렇지만 고민을 해결한다는 거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고민을 갖고 있고 그 고민을 가진 채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지 아니면 멈춰 있는지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계속 꾸준히 함께 얘기해 나가면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지 그리고 마음이 무너졌을 때 어떻게 다시 마음을 회복할지 이런 부분들을 같이 얘기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김영민: 정말 울림이 있었던 답변인 것 같은 게 제가 고민을 해결했나요?라고 물었잖아요. 그런데 고민은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고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그 부분이 중요하다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저도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고요. 뭔가 이렇게 스펙트럼이 다양할 것 같아요. 익명성이 있는 편지다 보니. 그러면 가끔은 이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편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경우는 또 어떻게 하시나요?
■조현식: 저희 편지 중에서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자살을 생각한다든지 극심한 우울증을 토로하는 편지가 도착을 하기도 해요. 전체 편지의 한 2% 정도 그런 편지가 도착을 하는데요. 그런 편지가 도착을 했을 때는 저희 자원봉사자분들 중에서 심리 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계시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1차적으로 답장을 쓰시고 또 고민을 보낸 사연자님께서 원하신다면 각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센터와 연결할 수 있는 또 연결해 드리는 것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럼 실제로 그렇게 해서 회복이 된 사례도 있을까요?
■조현식: 네. 회복이 되셔갖고 저희한테 너무 고맙다고 실물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너무 힘들었고 또 일상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 이야기를 온기우편함 하면서 들어주셨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떤 상태인지 인지하고 가서 상담도 받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알게 됐다 그런 얘기를 편지로 보내주신 것도 있어요.
□김영민: 작은 용기로 온기우편함에 넣었던 나의 고민을 통해서 이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까 온기 우편함은 대표님 혼 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닌 것 같아요. 자원봉사자 분들이 없었다면 온기우편함이 잘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온기우편함에 답장을 써주시는 분들을 온기 우체부라고 부르죠. 이분들은 보통 어떤 분들이세요?
■조현식: 평범한 분들이세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옆에서 만나는 분일 수도 있고 어쩌면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는 평범한 분들이신데요. 20대 대학생부터 70대 시니어 분들까지 활동을 하세요. 그래서 대부분은 그래도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삶에서 힘들고 아팠던 경험이 있으시고 그 경험을 토대로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통 활동을 많이 하시고요. 그리고 현재는 800명이 활동하고 계세요.
□김영민: 엄청 많으시군요. 혹시 나이 제한이나 혹은 학력 제한 사항이 있나요?
■조현식: 전혀 없습니다. 제가 평범함이라고 말씀을 드린 것도 결국 저희에게 필요한 건 평범한 누군가가 온기우편함의 고민을 보내고 일상에 살아가는 평범한 누군가가 답장을 전하고 서로가 연결되고 위로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김영민: 그럼 평범한 저도 사실 평범한 한 사람이고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도 나도 그냥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 분들 중에서도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 하실 것 같거든요. 어떻게 지원하면 되나요?
■조현식: 저희 온기우편함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저희 홈페이지가 나오는데 홈페이지에서 지원하실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요. 거기다가 지원해 주시면 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원해 주시는 이유만 적어주시면 되고 그리고 많이 여쭤보시는 게 글씨를 못 쓰는데 할 수 있냐라고 많이 여쭤보시는데 그래도 누구나 다 하실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영민: 그리고 그렇게 꾸준히 편지를 쓰다 보면 글씨체가 예뻐질 것 같죠?
■조현식: 저도 글씨를 잘 못 쓰는 편인데 열심히 편지를 쓰다 보니까 나아지더라고요.
□김영민: 그러면 대표님께서는 보통 한 달에 몇 통 정도의 답장을 쓰세요?
■조현식: 저는 한 통 정도 쓰고 있어요.
□김영민: 진짜요? 그럼 그 한 통을 엄청 정성들여 쓰시겠네요.
■조현식: 네. 열심히 사실은 더 많이 쓰고 싶은데 그래도 한 분에게라도 꼭 한 달에 한 통을 꼭 쓰겠다라는 그런 목표를 갖고 매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김영민: 그러면 대표님께서는 그 한 분을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고르시나요?
■조현식: 사실 기준이라기보다는 저는 사연을 읽다가 제가 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저희 고민 사연자님에게는 꼭 답장을 쓰고 싶다라고 마음이 가는 분이 계세요.
□김영민: 어떤 기준이라기보다는 그냥 마음이 동하는 거군요. 그러면 그 한 분은 대표님의 편지를 또 받게 되는 거군요. 저도 한번 사연 보내면 대표님이 써주실래요?
■조현식: 언제든지요. 보내주시면요.
□김영민: 앞서서 저희가 글씨 얘기했잖아요. '글씨 예뻐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는 건 이게 꼭 손편지여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다 손편지로 쓰시는 건가요?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근데 요즘은 손편지 잘 안 쓰잖아요. 근데 왜 굳이 손편지로 꼭 하시려고 하시는 거예요?
■조현식: 제가 처음에 온기 우편함이라는 이 사업을 구상을 했을 때부터 결국 위로를 주고받는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 담겨야 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진심이 담긴다는 건 서로 대면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진심이 느껴질 수 있을까 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 손편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손편지는 누군가를 오랜 시간 생각하면서 그 한 사람만을 위해서 정성을 담아서 쓰다 보니까 받는 분도 이게 날 위해서 썼구나라는 진심을 느끼실 수 있고요. 또 편지라는 게 끝까지 듣는다라는 특징이 있거든요. 대면에서 얘기하다 보면은 얘기하다 중간에 끊기고 이런 얘기가 있지만 편지는 온전히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줄 수밖에 없는 듣게 되는 그런 수단이기도 해서 편지를 고집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저도 최근에 짧지만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았는데 같이 준 선물보다 그냥 그 생각이 계속 나더라고요. 편지를 써줬다는 그 생각이 항상 나더라고요. 진심이 담기는 좋은 매체가 바로 손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오프라인 우편함이 전국 곳곳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게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계실 수도 있잖아요. 근데 오프라인 우편함 말고도 온라인 참여도 가능하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떻게 하는 건가요?
■조현식: 온라인도 마찬가지로 온기우편함을 검색해서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은 온라인 온기우편함이라는 페이지에 와서 쓰실 수 있는데요. 다만 타이핑 하시는 형식은 아니고요. 오셔서 고민을 종이에다 쓴 다음에 그걸 사진 찍어서 올리시면 손편지로 답장을 받는 형식입니다.
□김영민: 답장은 또 손편지로 보내주시는군요. 혹시 주소를 안 적으면 못 받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죠?
■조현식: 주소를 안 적으시면 사실 답장을 받지 못하시기 때문에 저희가 이렇게 다 파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꼭 주소를 적어달라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오늘은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온기에 조현식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김영민: 고민을 편지로 보내면 손글씨로 정성껏 답장을 써주는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는 분이죠.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온기우편함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앞서서 이야기를 해봤어요. 그러면 왜 온기라고 지으셨어요?
■조현식: 제가 처음에 온기를 시작했을 때 사실 따뜻한 우편함 이런 명칭을 짓고 싶었는데 너무 명칭이 길더라고요. 그래서 유의어를 검색을 해 보다 보니까 온기라는 단어가 있어서 저희가 하는 보내는 편지는 차가운 평가의 말이나 이런 게 부족해라고 하는 말들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하는 온기를 전하는 편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온기를 정했습니다.
□김영민: 너무 잘 지으신 것 같아요. 막 이렇게 해결해 주고 평가하고 이런 게 아니라 따뜻하게 받아들여주고 공감해 주고 하는 그 의미가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사업을 어쨌든 작은 사업을 하시는 거잖아요. 근데 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많이 부닥치실 것 같거든요. 이게 온기 우편함을 정말 그 길에다가 세우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나 기관의 뭔가 허락이나 이런 게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셨어요?
■조현식: 처음에는 제가 대학생 4학년 대학교 4학년이다 보니까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서울시에 무작정 찾아가고 이런 온기편함을 세우고 싶은데 가능하냐 그래서 처음에 안 된다고 하셔 갖고 안 된다고 하셨구나. 그래서 한 달 동안 이걸 왜 해야 되는지 또 어디에 세울 건지 이런 걸 다 말씀을 주무관님하고 나누고 괜찮다고 해 주셔 갖고 그때 처음으로 옮길 편함을 세웠습니다.
□김영민: 사실 요즘은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잖아요. 근데 처음에 시작하셨을 때는 그 중요성이 지금에 비하면 조금 미미할 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정말 맨땅에 헤딩하듯이 하셨을 것 같은데 너무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요. 그 1호가 그럼 어디에 세워졌어요?
■조현식: 1호 우편함은 삼청동에 있는 돌담길에 세웠습니다. 2호는 덕수궁에 있는 돌담길에 있어요.
□김영민: 그러면 제일 최근에 세운 온기우편함은 러디에 있나요?
■조현식: 제일 최근에는 무안군의 복합문화센터랑 그리고 청년 플랫폼에다가 세웠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게 몇 번째 우편함이었어요?
■조현식: 95번째입니다.
□김영민: 곧 100개가 될 것 같은데요. 처음에 1호 온기 우편함을 설치하고 나서는 하나밖에 없고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편지가 몇 개 안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몇 개나 도착했어요?
■조현식: 처음에 일주일에 50통이 왔어요. 이때 진짜 많이 와서 깜짝 놀랐어요.
□김영민: 그러면 그때는 자원봉사자 분들도 없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셨어요?
■조현식: 그때도 저희가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 자원봉사자 열 분을 모집을 해서 같이 시작을 해서 같이 함께 답장을 썼습니다.
□김영민: 너무 의미 있는 시작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기우편함을 어쨌든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인력도 필요하고 시스템도 필요하고 또 비용이라는 게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충당을 하고 계세요? 비영리 단체니까 궁금해서요.
■조현식: 후원금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온기우편함이 더 많은 곳에 설치되고 더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위로를 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후원을 해 주세요. 그래서 그 후원금을 토대로 온기 편함을 더 확장하고 또 답장을 열심히 작성하고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분들이 전하는 온기가 또 사단법인 온기에 엄청난 힘이 될 것 같아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기업과도 혹시 협업을 하시거나 하시나요?
■조현식: 기업과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기업 같은 경우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 주로 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CGV라든지 국립공원공단이라든지 아니면 추모공원이라든지 SRT나 공항, 철도 같은 지하 기차역이라든지 이렇게 특정한 오프라인 공간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함으로써 그 공간이 하나의 심리적인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 질문 한번 드려볼게
요. 그동안 봤던 무수히 많은 편지 중에 딱 하나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다면요?
■조현식: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는 추모공원에서 온 편지인데요. 저희가 추모공원 중에서도 나비동산이라고 해서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부모님이 1년에 한 번씩 자녀의 생일 때 그때 와서 편지를 쓰는 공간에도 우편함이 설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 편지를 부모님이 자녀에게 하늘에 있는 자녀에게 편지를 쓰시는 건데요. 매년 누구에게 계속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 자녀에게 편지를 부모님이 쓰세요. 그럼 그 편지를 한 해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매년 이렇게 편하게 쓰시거든요. 그러면 그 편지를 저희가 받아서 답장을 전하는데 그럴 때마다 보통 하늘이는 자녀가 돼서 잘 지내고 있고 또 부모님도 엄마 아빠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그런 내용의 편지를 많이 쓰는데 그럴 때 가장 기억에 많이 남기도 하고 또 답장을 받으신 부모님께서 제가 제 아이를 조금씩 온기우편함의 편지를 보내면서 마음을 놓고 받아들여 가는 것 같다고 그런 후기를 남겨주시는데 그런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영민: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편지까지 만나봤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손편지를 통해서 마음을 어루만지는 우체통 온기우편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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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2025년 8월 17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사단법인 온기의 대표 조현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 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 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김영민: 덕수궁 돌담길 걷다 보면 노란 지붕에 작은 우체통이 눈에 들어옵니다.그 속에 익명으로 고민을 담아 넣으면 낯선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손편지 답 장을 받게 된다고 하죠. 이 우편함의 이름은 온기우편함입니다. 덕수궁뿐만 아니라 혜화 마로니에 공원, 공주 휴게소 등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데요.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 온기 우편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 모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시죠.
■조현식: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온기우편함을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온계의 대표 조현식입니다.
□김영민: 전국에 온기우편함이 엄청 많이 설치돼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얼마나 설치가 되어 있는 거예요?
■조현식: 현재 온기우편함은 전국에 95곳에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김영민: 그러면 꽤 많은 곳에 설치가 되어 있다는 건데 저도 사실 오며가며 한 번쯤은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부터 또 이렇게 운기우편함을 시작하신 건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는지 아마 저뿐 아니라 많은 청취자분들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조현식: 온기우편함은 제가 2017년 2월 달에 시작을 했고요. 그래서 현재 8년 동안 운영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옹규편함은 처음 시작을 했던 건 제가 대학생 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다가요. 그 책의 내용이 과거의 인물이 고민을 보내면 미래의 인물이 답장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내용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겐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를 전하는 그런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곳이 필요한 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다가 프로젝트로 시작을 했던 게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럼 거의 대학 시절쯤 시작하셨던 걸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오고 계신거죠?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벌써 8년이 된 온기 우체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이 우편함에 가면 그냥 맨몸으로 가면 바로 나의 고민을 쓸 수 있게 되어 있는건가요?
■조현식: 우편함 옆에 편지지랑 펜이 비치가 되어 있어 갖고요. 편지지에다가 쓰셔도 되고 아니면 갖고 계시는 종이에다가 써서 넣어주셔도 됩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사실 저는 뭐랄까요, 고민이 있으면 그걸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그런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보통 어떤 분들이 이 우편함을 이용을 하시나요?
■조현식: 사실 정말 많은 분들이 이용을 하셔서 저희가 매월 한 2천 통씩 답장을 쓰거든요. 한 2천 명이 온기우편함의 고민을 보내시는데 어린 아이들의 편지부터 시니어 분들까지 다양하게 편지를 보내세요.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키가 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런 고민을 보내기도 하고요. 또 10대 청소년 친구들은 학업에 대한 거나 친구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는 상대적인 어려움들 박탈감 이런 것도 많이 고민을 보내고요. 가장 많이 고민을 보내시는 건 20 30대 청년분들이 고민을 가장 많이 보내세요.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무기력함에 대한 얘기도 많이 보내시고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고요. 취업을 하고 그 안에서 그런 겪는 어려움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보내는 편입니다.
□김영민: 사실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뭐 고민들이 있을 텐데 막상 이런 우체통을 보게 되면 저는 내 고민은 너무 사소하고 여기에 털어놓아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그래도 되나요? 너무 작은 고민이라도요.
■조현식: 그럼요.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사실 사소한 고민은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 고민은 한 사람에게는 가장 어떻게 보면 절대적인 고민이고 또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거고요. 그 이야기를 통해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그건 어떤 고민이든 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여러분도 혹시 길을 가다가 온기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면 내 속에 있는 작은 고민을 털어놓으시면 분명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서 월에 2천 통 정도가 온기 우체통에 배달이 온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그러면 이거를 대표님께서 2천 통을 다 답장하시면 굳은 살이.. 손이 그냥 딱딱해질 것 같아요.이걸 어떻게 처리를 하나요?
■조현식: 저희 자원봉사자, 온기우체부라고 하는 자원봉사자분들이 계세요. 저희 자원봉사자분들이 답장을 함께 작성을 하고 계십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러면 그분들이 꽤 많으실 거 아니에요? 한 장소에 어떻게 모이시나요?
■조현식: 한 장소에 모이시기도 하시고요. 아니면은 전국에서 각 집에서 답장을 작성하시기도 합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근데 대표님은 물론이고 다른 자원봉사자분들이 듣기로는 내가 답장할 온기 우편함으로 온 고민들을 직접 골라서 답장을 쓴다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그렇게 시스템을 만드신 이유가 있어요?
■조현식: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저희가 쓰는 편지는 공감을 전해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편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공감을 하실 수 있다는 건 내가 경험해 본 편지를 선택을 해야지만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 사연을 읽고 이 경험은 나도 해봤지, 이런 고민을 나도 해봤지 라고 하시는 편지에 답장을 쓰실 때 조금 더 공감과 위로를 전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러면 자원봉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어떤 식으로 답장을 써주세요? 이런 교육이나 가이드를 주시는 건가요?
■조현식: 저희 온기우체부 자원봉사자분들은 처음에 오시면은 두 달 동안 교육을 받아요. 아무래도 한 통의 편지가 잘못 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죠 그 시간 동안 어떻게 답장을 하셔야 되는지 또 쓰신 편지에 대해서 피드백도 받고 하시면서 두 달간 교육을 받으시고 종교 활동을 하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럼 이렇게 온기 우편함에 처음에 고민을 보낸 분이 답장을 받으면 엄청 큰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면 또 다시 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요?
■조현식: 다시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계세요. 등기 우편함에 다시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계시고 또 아니면 답장을 받으시고 제가 답장을 받고 정말 위로가 됐고 어쩌면 제가 살아가는 데 진짜 큰 힘이 됐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됐다라고 후기를 남겨주시기도 하세요.
□김영민: 그렇군요. 그럼 오랫동안 편지가 여러 번 오고 간 경우들도 있었겠네요?
■조현식: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편지를 보낸 친구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4년 동안 같이 답장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김영민: 사실 거의 그 친구의 사춘기를 함께 보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친구가 고민을 해결해 나가면서 잘 성장을 했어요?
■조현식: 저도 그렇지만 고민을 해결한다는 거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고민을 갖고 있고 그 고민을 가진 채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지 아니면 멈춰 있는지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계속 꾸준히 함께 얘기해 나가면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지 그리고 마음이 무너졌을 때 어떻게 다시 마음을 회복할지 이런 부분들을 같이 얘기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김영민: 정말 울림이 있었던 답변인 것 같은 게 제가 고민을 해결했나요?라고 물었잖아요. 그런데 고민은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고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그 부분이 중요하다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저도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고요. 뭔가 이렇게 스펙트럼이 다양할 것 같아요. 익명성이 있는 편지다 보니. 그러면 가끔은 이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편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경우는 또 어떻게 하시나요?
■조현식: 저희 편지 중에서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자살을 생각한다든지 극심한 우울증을 토로하는 편지가 도착을 하기도 해요. 전체 편지의 한 2% 정도 그런 편지가 도착을 하는데요. 그런 편지가 도착을 했을 때는 저희 자원봉사자분들 중에서 심리 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계시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1차적으로 답장을 쓰시고 또 고민을 보낸 사연자님께서 원하신다면 각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센터와 연결할 수 있는 또 연결해 드리는 것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럼 실제로 그렇게 해서 회복이 된 사례도 있을까요?
■조현식: 네. 회복이 되셔갖고 저희한테 너무 고맙다고 실물 편지를 보내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너무 힘들었고 또 일상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 이야기를 온기우편함 하면서 들어주셨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떤 상태인지 인지하고 가서 상담도 받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알게 됐다 그런 얘기를 편지로 보내주신 것도 있어요.
□김영민: 작은 용기로 온기우편함에 넣었던 나의 고민을 통해서 이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까 온기 우편함은 대표님 혼 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닌 것 같아요. 자원봉사자 분들이 없었다면 온기우편함이 잘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온기우편함에 답장을 써주시는 분들을 온기 우체부라고 부르죠. 이분들은 보통 어떤 분들이세요?
■조현식: 평범한 분들이세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옆에서 만나는 분일 수도 있고 어쩌면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는 평범한 분들이신데요. 20대 대학생부터 70대 시니어 분들까지 활동을 하세요. 그래서 대부분은 그래도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삶에서 힘들고 아팠던 경험이 있으시고 그 경험을 토대로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통 활동을 많이 하시고요. 그리고 현재는 800명이 활동하고 계세요.
□김영민: 엄청 많으시군요. 혹시 나이 제한이나 혹은 학력 제한 사항이 있나요?
■조현식: 전혀 없습니다. 제가 평범함이라고 말씀을 드린 것도 결국 저희에게 필요한 건 평범한 누군가가 온기우편함의 고민을 보내고 일상에 살아가는 평범한 누군가가 답장을 전하고 서로가 연결되고 위로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김영민: 그럼 평범한 저도 사실 평범한 한 사람이고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도 나도 그냥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 분들 중에서도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 하실 것 같거든요. 어떻게 지원하면 되나요?
■조현식: 저희 온기우편함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저희 홈페이지가 나오는데 홈페이지에서 지원하실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요. 거기다가 지원해 주시면 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원해 주시는 이유만 적어주시면 되고 그리고 많이 여쭤보시는 게 글씨를 못 쓰는데 할 수 있냐라고 많이 여쭤보시는데 그래도 누구나 다 하실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영민: 그리고 그렇게 꾸준히 편지를 쓰다 보면 글씨체가 예뻐질 것 같죠?
■조현식: 저도 글씨를 잘 못 쓰는 편인데 열심히 편지를 쓰다 보니까 나아지더라고요.
□김영민: 그러면 대표님께서는 보통 한 달에 몇 통 정도의 답장을 쓰세요?
■조현식: 저는 한 통 정도 쓰고 있어요.
□김영민: 진짜요? 그럼 그 한 통을 엄청 정성들여 쓰시겠네요.
■조현식: 네. 열심히 사실은 더 많이 쓰고 싶은데 그래도 한 분에게라도 꼭 한 달에 한 통을 꼭 쓰겠다라는 그런 목표를 갖고 매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김영민: 그러면 대표님께서는 그 한 분을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고르시나요?
■조현식: 사실 기준이라기보다는 저는 사연을 읽다가 제가 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저희 고민 사연자님에게는 꼭 답장을 쓰고 싶다라고 마음이 가는 분이 계세요.
□김영민: 어떤 기준이라기보다는 그냥 마음이 동하는 거군요. 그러면 그 한 분은 대표님의 편지를 또 받게 되는 거군요. 저도 한번 사연 보내면 대표님이 써주실래요?
■조현식: 언제든지요. 보내주시면요.
□김영민: 앞서서 저희가 글씨 얘기했잖아요. '글씨 예뻐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는 건 이게 꼭 손편지여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다 손편지로 쓰시는 건가요?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근데 요즘은 손편지 잘 안 쓰잖아요. 근데 왜 굳이 손편지로 꼭 하시려고 하시는 거예요?
■조현식: 제가 처음에 온기 우편함이라는 이 사업을 구상을 했을 때부터 결국 위로를 주고받는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 담겨야 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진심이 담긴다는 건 서로 대면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진심이 느껴질 수 있을까 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 손편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손편지는 누군가를 오랜 시간 생각하면서 그 한 사람만을 위해서 정성을 담아서 쓰다 보니까 받는 분도 이게 날 위해서 썼구나라는 진심을 느끼실 수 있고요. 또 편지라는 게 끝까지 듣는다라는 특징이 있거든요. 대면에서 얘기하다 보면은 얘기하다 중간에 끊기고 이런 얘기가 있지만 편지는 온전히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줄 수밖에 없는 듣게 되는 그런 수단이기도 해서 편지를 고집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저도 최근에 짧지만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았는데 같이 준 선물보다 그냥 그 생각이 계속 나더라고요. 편지를 써줬다는 그 생각이 항상 나더라고요. 진심이 담기는 좋은 매체가 바로 손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오프라인 우편함이 전국 곳곳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게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계실 수도 있잖아요. 근데 오프라인 우편함 말고도 온라인 참여도 가능하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떻게 하는 건가요?
■조현식: 온라인도 마찬가지로 온기우편함을 검색해서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은 온라인 온기우편함이라는 페이지에 와서 쓰실 수 있는데요. 다만 타이핑 하시는 형식은 아니고요. 오셔서 고민을 종이에다 쓴 다음에 그걸 사진 찍어서 올리시면 손편지로 답장을 받는 형식입니다.
□김영민: 답장은 또 손편지로 보내주시는군요. 혹시 주소를 안 적으면 못 받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죠?
■조현식: 주소를 안 적으시면 사실 답장을 받지 못하시기 때문에 저희가 이렇게 다 파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꼭 주소를 적어달라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오늘은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온기에 조현식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김영민: 고민을 편지로 보내면 손글씨로 정성껏 답장을 써주는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는 분이죠.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온기우편함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앞서서 이야기를 해봤어요. 그러면 왜 온기라고 지으셨어요?
■조현식: 제가 처음에 온기를 시작했을 때 사실 따뜻한 우편함 이런 명칭을 짓고 싶었는데 너무 명칭이 길더라고요. 그래서 유의어를 검색을 해 보다 보니까 온기라는 단어가 있어서 저희가 하는 보내는 편지는 차가운 평가의 말이나 이런 게 부족해라고 하는 말들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하는 온기를 전하는 편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온기를 정했습니다.
□김영민: 너무 잘 지으신 것 같아요. 막 이렇게 해결해 주고 평가하고 이런 게 아니라 따뜻하게 받아들여주고 공감해 주고 하는 그 의미가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사업을 어쨌든 작은 사업을 하시는 거잖아요. 근데 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많이 부닥치실 것 같거든요. 이게 온기 우편함을 정말 그 길에다가 세우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나 기관의 뭔가 허락이나 이런 게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셨어요?
■조현식: 처음에는 제가 대학생 4학년 대학교 4학년이다 보니까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서울시에 무작정 찾아가고 이런 온기편함을 세우고 싶은데 가능하냐 그래서 처음에 안 된다고 하셔 갖고 안 된다고 하셨구나. 그래서 한 달 동안 이걸 왜 해야 되는지 또 어디에 세울 건지 이런 걸 다 말씀을 주무관님하고 나누고 괜찮다고 해 주셔 갖고 그때 처음으로 옮길 편함을 세웠습니다.
□김영민: 사실 요즘은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잖아요. 근데 처음에 시작하셨을 때는 그 중요성이 지금에 비하면 조금 미미할 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정말 맨땅에 헤딩하듯이 하셨을 것 같은데 너무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요. 그 1호가 그럼 어디에 세워졌어요?
■조현식: 1호 우편함은 삼청동에 있는 돌담길에 세웠습니다. 2호는 덕수궁에 있는 돌담길에 있어요.
□김영민: 그러면 제일 최근에 세운 온기우편함은 러디에 있나요?
■조현식: 제일 최근에는 무안군의 복합문화센터랑 그리고 청년 플랫폼에다가 세웠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그게 몇 번째 우편함이었어요?
■조현식: 95번째입니다.
□김영민: 곧 100개가 될 것 같은데요. 처음에 1호 온기 우편함을 설치하고 나서는 하나밖에 없고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편지가 몇 개 안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몇 개나 도착했어요?
■조현식: 처음에 일주일에 50통이 왔어요. 이때 진짜 많이 와서 깜짝 놀랐어요.
□김영민: 그러면 그때는 자원봉사자 분들도 없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셨어요?
■조현식: 그때도 저희가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 자원봉사자 열 분을 모집을 해서 같이 시작을 해서 같이 함께 답장을 썼습니다.
□김영민: 너무 의미 있는 시작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기우편함을 어쨌든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인력도 필요하고 시스템도 필요하고 또 비용이라는 게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충당을 하고 계세요? 비영리 단체니까 궁금해서요.
■조현식: 후원금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온기우편함이 더 많은 곳에 설치되고 더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위로를 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후원을 해 주세요. 그래서 그 후원금을 토대로 온기 편함을 더 확장하고 또 답장을 열심히 작성하고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분들이 전하는 온기가 또 사단법인 온기에 엄청난 힘이 될 것 같아
■조현식: 맞습니다.
□김영민: 기업과도 혹시 협업을 하시거나 하시나요?
■조현식: 기업과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기업 같은 경우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 주로 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CGV라든지 국립공원공단이라든지 아니면 추모공원이라든지 SRT나 공항, 철도 같은 지하 기차역이라든지 이렇게 특정한 오프라인 공간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함으로써 그 공간이 하나의 심리적인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 질문 한번 드려볼게
요. 그동안 봤던 무수히 많은 편지 중에 딱 하나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다면요?
■조현식: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는 추모공원에서 온 편지인데요. 저희가 추모공원 중에서도 나비동산이라고 해서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부모님이 1년에 한 번씩 자녀의 생일 때 그때 와서 편지를 쓰는 공간에도 우편함이 설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 편지를 부모님이 자녀에게 하늘에 있는 자녀에게 편지를 쓰시는 건데요. 매년 누구에게 계속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 자녀에게 편지를 부모님이 쓰세요. 그럼 그 편지를 한 해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매년 이렇게 편하게 쓰시거든요. 그러면 그 편지를 저희가 받아서 답장을 전하는데 그럴 때마다 보통 하늘이는 자녀가 돼서 잘 지내고 있고 또 부모님도 엄마 아빠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그런 내용의 편지를 많이 쓰는데 그럴 때 가장 기억에 많이 남기도 하고 또 답장을 받으신 부모님께서 제가 제 아이를 조금씩 온기우편함의 편지를 보내면서 마음을 놓고 받아들여 가는 것 같다고 그런 후기를 남겨주시는데 그런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영민: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편지까지 만나봤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손편지를 통해서 마음을 어루만지는 우체통 온기우편함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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