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망가지고 지워지고"...특검 앞 휴대전화 '잔혹사'

"부서지고 망가지고 지워지고"...특검 앞 휴대전화 '잔혹사'

2025.08.23. 오전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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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3대 특검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 관련자들의 휴대전화가 유난히 수난당하고 있습니다.

부서지거나 망가지는 일이 적잖게 벌어지고 있는데, 특검 수사팀들도 골치 아플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조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김건희 씨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최측근입니다.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특검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뒤, 측근 A 씨와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를 없애려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전화기는 연기가 날 정도로 밟힌 채 한강공원에 버려졌는데, 특검이 찾아냈습니다.

A 씨는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정민영 / 채 상병 사건 특별검사보 (지난 20일) : 이종호가 2025년 7월 10일 우리 특검의 압수수색 이후에 측근과 함께 한강공원에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 씨에게 수천만 원짜리 명품 시계를 사서 건넸다고 특검에 털어놓은 서성빈 씨의 휴대전화도 온전치 않았습니다.

김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바로 그 전화기입니다.

특검에 불려 나오기 불과 며칠 전에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가 문제가 생겼단 겁니다.

서 씨는 YTN과 통화에서 원래 쓰던 게 반년쯤 전에 고장이 나 수리했고, 선물 받은 새 휴대전화와 함께 쓰고 있었는데,

바닷가를 거닐다가 이전에 쓰던 게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습니다.

증거를 없애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앞서 김 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이른바 '문고리'로 불리는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수사 전후로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을 파악했습니다.

김 씨 자신도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휴대전화를 초기화했고, 수사기관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특검은 김 씨의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제출한 방대한 의견서에 증거 인멸 우려 근거로 이런 내용을 상당 분량 담았고, 김 씨는 구속됐습니다.

특검 문턱에서 유독 부서지고, 고장 나고, 삭제되는 수난을 당하는 휴대전화들.

정말 우연인지, 아니면 주인들이 죄를 숨기려고 일부러 그런 건지, 특검 수사 결과와 함께 진실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영상편집 : 김현준
디자인 : 권향화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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