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파리 사체가 50마리씩 " 울분…인천 새 아파트에 무슨 일이

현미경으로 관측한 혹파리 먹이인 곰팡이 ⓒ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일부 세대에서 곰팡이와 혹파리가 발견돼 입주민과 소유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해당 단지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주방·화장대 등 붙박이 가구에서 곰팡이가 피고 거실과 안방 창틀 등에서 혹파리 사체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각 900여 세대, 총 1,800여 세대로 구성된 이 단지는 올해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시공사에 접수된 혹파리 관련 민원은 현재까지 144건이며, 피해 세대는 35가구로 파악됐다.

일부 입주민은 시공사 측이 초기 대응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오피스텔 입주를 미룬 50대 A씨는 "지난 4월 처음 민원을 제기했을 때 시공사에서 '혹파리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나중에야 인정하고 주방 붙박이 가구 뒤편 필름지를 교체했다"며 "그 후에도 사체가 한 번에 50마리 넘게 나올 정도로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입주한 40대 B씨는 "혹파리가 나온 뒤 집에서 하루도 지내기 싫어 50만 원 넘게 들여 방역업체를 불렀다"며 "전문업체가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시공사가 설치한) 붙박이 가구에서 혹파리 먹이인 곰팡이가 엄청 많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 ⓒ 연합뉴스

시공사 측은 일부 세대에서 필름지 교체 이후에도 혹파리가 발생함에 따라, 이달부터 민원을 제기한 세대를 대상으로 전문업체를 통한 두 차례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사 관계자는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리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방역 효과가 확인돼 가구 교체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미추홀구는 하자 민원 접수 후 시공사와 시행사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의견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혹파리는 길이 0.6~2mm의 소형 파리류로, 습기 찬 곰팡이나 부패한 목재에서 주로 서식한다. 인체에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실내에서 다수 발생하면 불쾌감과 위생 문제를 유발하며, 드물게는 알레르기나 피부염 등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