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윤활유 뿌려"...'SPC 끼임 사망' 수사 계속

"나도 윤활유 뿌려"...'SPC 끼임 사망' 수사 계속

2025.07.06.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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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난 뒤 50일 정도 지난 가운데, 경찰과 노동 당국의 조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소 안전 관리가 제대로 돼 왔는지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끼임 사망' 사고가 나고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4일 작업 중지 조치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SPC삼립 시화공장은 전면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경찰과 노동 당국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과 노동부는 평소 업체가 안전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50대 양 모 씨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칠하다가 끼여 숨질 당시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는 없었고, 윤활유 자동살포 장치는 고장 난 상태였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습니다.

SPC 측은 윤활유 자동분사장치는 사고로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입장인데, 경찰은 수사를 통해 기계 관리 상태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기계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나면 숨진 양 씨처럼 기계 아래로 들어가 윤활유를 직접 살포해야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 SPC삼립 시화공장 전 직원 : 컨베이어를 닦다 보니까 그때 저는 느꼈어요. 걸레가 빨려 들어가는 걸 보고, 이게 상당히 위험한 거였구나….]

평소 작업자들을 상대로 한 안전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중요하게 들여다보는 부분입니다.

[B 씨 / SPC 삼립 시화 공장 전 직원 : 안전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이름 쓰고 체크 하고 그냥 작업지시에요, 바쁘니까.]

숨진 노동자가 기계에 뿌렸던 윤활유에 대한 분석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과수에서 양 씨가 사용한 윤활유 통과 공장에 있던 미개봉 윤활유 용기에 담긴 용액을 분석한 결과, 유해 물질인 염화메틸렌과 아이소프로필알코올이 검출됐습니다.

다만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와, 경찰은 추가 성분 분석 등을 통해 SPC 측의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까지 확인할 전망입니다.

앞서 노동자가 소스 기계에 끼여 숨져 허영인 SPC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던 지난 2022년 이후에도 SPC 주요 6개 계열사에서 매달 10건 이상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 / SPC삼립 시화공장 전 직원 : 손가락 절단 사고도 참 많았는데, 출근할 때마다 항상 무섭죠.]

이번 노동자 사망 사건 수사가 반복되는 사고의 고리를 끊어내고 작업자들의 안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영상편집;이정욱
디자인;윤다솔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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