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빨리 퇴근해"…자녀 복부비만, 엄마 근로시간과 연관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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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주 53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할 경우, 자녀의 복부 비만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20) 자료를 바탕으로 10~18세 아동·청소년 2,598명을 분석한 결과, 어머니의 근로시간과 자녀의 대사증후군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어머니의 주당 근로시간을 ▲비취업 ▲1~19시간 ▲20~39시간 ▲40~52시간 ▲53시간 이상으로 나누고, 자녀가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얼마나 갖는지 비교·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최대 연장 시 52시간까지 허용된다.

분석 결과, 어머니가 주 53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자녀의 복부 비만 위험은 일하지 않는 어머니를 둔 아이에 비해 2.27배 높았다. 대사증후군 위험도 1.93배 증가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자녀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여아의 경우 어머니가 주 53시간 이상 근무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무려 6.07배로 치솟아, 장시간 근무의 부정적인 영향이 여아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어머니의 근로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고, 그로 인해 아이가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거나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점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박훈기 교수는 "엄마의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녀가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다만,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의 영문 국제학술지 KJFM (The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에 게재됐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