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민트색 입고"…청소년 흡연율 높이는 전자담배 마케팅

"핑크·민트색 입고"…청소년 흡연율 높이는 전자담배 마케팅

2025.05.20.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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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민트색 입고"…청소년 흡연율 높이는 전자담배 마케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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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전자담배 온라인 마케팅이 성행하면서 청소년의 흡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금연이슈 & 포럼 제87호'에 따르면 담배회사들은 미래 고객인 아동과 청소년의 담배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담배 홍보·판매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담배 제품을 광고하거나 청소년들이 좋아할 법한 색상과 모양의 패키징을 사용해 이를 유행으로 묘사하고, 다양한 맛과 향을 앞세워 가향 담배를 홍보하는 식이다.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을 통해 청소년의 구매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판매 전략 중 하나다.

우리나라 15∼24세 매일 흡연율은 2022년 기준 12.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9개 국가 중 17위다. 이 연령대 남성 흡연율은 20.1%로 1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흡연율이 가장 낮은 캐나다 남성의 흡연율(3.0%)의 6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어린 나이에 흡연을 시작할수록 니코틴 중독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청소년과 20대 초반 성인의 흡연율이 OECD 평균을 웃도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로그 등 SNS를 통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광고 사례 /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보고서 갈무리

최근에는 담배회사들이 청소년이 주로 사용하는 SNS를 통해 전자담배를 홍보,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2023년 인터넷상 담배 불법 판매, 대리구매, 담배·흡연 전용 기구 광고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담배 관련 키워드로 검색된 웹페이지 총 1만6천950개에서 1천956건(11.5%)의 규제 위반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 중 1천426건(72.9%)은 연령이나 본인 여부 확인 등의 절차 없이 청소년 유해 물건으로 지정된 전자담배 기기 장치류나 액상 용액 등의 판매 정보를 제공하는 '청소년 구매 가능 사례'였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담배 관련 키워드로 영리 목적으로 담배 제품 사용경험 등을 제공한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담배 추천 게시글이나 동영상'이 3천295건(46.3%)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담배 리뷰는 2천292건(32.2%), 담배 소개 473건(6.6%), 담배 개봉 404건(5.7%), 담배 출시 333건(4.7%) 등이었다.

담배 제품 유형별로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장치 및 부속품'에 대한 게시물이 4천249건(56.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담배 형태의 흡입제류(2천886건, 38.0%),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및 기기장치(297건, 3.9%)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포털사이트와 SNS를 통해 담배 제품을 추천하는 글이나 후기가 노출되고 있어 청소년의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며 "아동·청소년 등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담배 제품 광고·판촉·후원 사례에 대한 규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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