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수신인 이순신, 500년 만에 도착한 특허증

"장군님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수신인 이순신, 500년 만에 도착한 특허증

2025.05.09. 오전 11:4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5년 5월 9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특허청 이선희 발명의날 추진TF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 (이하 박귀빈) :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거북선, 측우기, 금속활자, 자격루 등 우리 조상들이 만든 위대한 발명품들인데요. 그런데 이런 발명품이 요새 나왔다면, 특허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을 특허청 심사관들이 직접 찾았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의 발명품 14점이 특허 등록 결정을 받은 건데요. 자세한 이야기, 특허청 발명의날 추진TF 이선희 팀장 모시고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특허청 이선희 발명의날 추진TF팀장 (이하 이선희) :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이선희 : 안녕하세요. 특허청 발명의날 추진TF 팀장 이선희입니다. 올해는 발명의 날을 기념한지 60번째가 되는 해로,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발명을 현대의 특허제도로 재해석해보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어 여러분께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됐습니다.

◆ 박귀빈 : 이번에 거북선 등의 선조 발명품이 특허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 이선희 : 네, 맞습니다. 저희 특허청은 발명의 날 6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 역사 속 선조들의 위대한 발명품들 예를 들어 거북선, 측우기, 금속활자 같은 것들을 현대 특허제도 기준으로 심사해서 5월 19일 발명의 날에 명예 특허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사실 특허는 보통 현재 살아 있는 발명가나 기업이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번에는 과거에 실현된 위대한 발명에도 '기술적 가치'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재평가해서 그에 걸맞은 특허를 부여하는 것이죠. 마치 조상의 발명에 뒤늦게라도 훈장을 드리는 셈입니다.

◆ 박귀빈 : 명예 특허라는 제도가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그럼 일반 특허출원과 똑같은 과정을 거친 건가요?

◇ 이선희 : 네, 절차만 보면 거의 똑같습니다. 먼저 심사관, 선행기술조사기관, 국립중앙과학관과 협업을 총해 65개의 후보 발명이 추천되었고요, 그중에서 역사적 의미와 기술적 독창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5점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특허 출원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출원 명세서를 작성했습니다. 심사관들은 이를 바탕으로 특허법상 주요 심사기준인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가능성을 따져보았고요. 그 결과 14점이 최종 등록 결정을 받았고, 1점은 등록이 거절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실제 특허출원과 동일하게, 엄정하게 진행됐습니다.

◆ 박귀빈 : 어떤 기준을 가지고 심사하신 건가요?

◇ 이선희 : 심사 기준은 우선 크게 세 가지부분을 중점으로 보았습니다. 첫째, 신규성. 즉, 이전에 같은 것이 있었는가. 둘째, 진보성.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기존 기술보다 나아졌는가. 셋째, 산업상 이용 가능성. 실제 활용 가능한가입니다. 예를 들어 거북선은 판옥선을 기반으로 외부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덮개와 철심을 더해 전투 효율을 높였기 때문에 진보성과 산업상 이용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본 것은, "이 발명이 당시 사회에서 기술적으로 어떤 진보를 이루었는가"였고, 이 점에서 선조들의 기술력은 지금 봐도 놀라웠습니다.

◆ 박귀빈 : 그럼 정확히 어떤 발명품들이 특허를 받은 건가요?

◇ 이선희 : 심사착수 15건 중 대동여지도 작성 방법을 제외한 ‘신라시대 아자방 온돌(한문 “버금 아(亞)”)과 고려시대 금속활자를 활용한 인쇄 방법을 비롯해, 관상감 관천대, 자격루, 앙부일구, 측우기, 신기전기 화차, 은 정제 방법, 거북선, 비격진천뢰, 혼천 시계, 석빙고, 풍기대, 거중기’ 총 14점입니다. 아쉽게도 대동여지도 작성 방법은 등록이 거절됐습니다. 이미 당시에도 다양한 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특별한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도 자체의 우수성은 여전히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해주신다면?

◇ 이선희 : 가장 많이 화제가 된 건 역시 거북선과 측우기, 그리고 금속활자입니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의 비밀병기였죠. 이번 심사에서는 상체를 덮는 구조와 철심으로 적의 승선을 막는 폐쇄형 갑판 구조, 그리고 용머리에 포를 설치한 점 등에서 방어성과 공격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이라는 점에서 특허성이 인정됐습니다. 측우기는 세계 최초의 우량계입니다. 유럽보다 200년 앞섰고요, 높이와 직경의 비율을 조정해 증발을 방지하고 빗물을 정확히 모으는 설계로 정밀도를 확보했다는 점이 평가되었습니다. 금속활자는 세계 최초로 개별 글자를 조합해 인쇄하는 기술인데, 재사용이 가능하고 인쇄 품질이 일정하다는 점에서 현대 특허법 기준의 진보성이 확실히 인정됐습니다.

◆ 박귀빈 : 이번에 등록된 선조 발명품도 특허증이나 특허번호를 받게 되나요?

◇ 이선희 : 네, 물론입니다. 저희가 상징적으로 특허청 개청일인 3월 12일을 출원일로 지정했고요, 발명의 역사 순으로 출원번호도 부여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라시대의 아자방 온돌은 1번, 조선 후기의 거중기는 14번입니다. 그리고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등록일로 정해, 그 날에 명예 특허증을 발급합니다. 또한 KIPRIS라는 특허정보 검색사이트에서 누구나 이 발명들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 등록특허공보도 공개됩니다. 특허증은 실제 전시기관과 협력해 전시되고, 교육 콘텐츠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 박귀빈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 이선희 : 이번 명예 특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역사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앞서 있었고, 또 과학과 기술에 진지하게 접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발명과 혁신은 계속될 것입니다. 오는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마곡 코엑스에서 열리는 ‘발명의 날 60주년 기념행사에 오시면 선조들의 명예 특허 발명품부터 독립에 기여한 발명가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끈 다양한 발명품까지 모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특허청 발명의날 추진TF 이선희 팀장 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