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근로자, 식당 앞에서 벌떡...10억 소송 건 두 얼굴

'하반신 마비' 근로자, 식당 앞에서 벌떡...10억 소송 건 두 얼굴

2025.04.23. 오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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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근로자, 식당 앞에서 벌떡...10억 소송 건 두 얼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아내 도움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는 모습(왼쪽)과 직접 걸어서 식당에 들어가는 모습(오른쪽) / JTBC '사건반장' 보도화면 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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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한 근로자가 두 발로 걷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21년 강원도에서 한 음식점 신축 공사 중 사고로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은 근로자 B씨가 공사 건설업체 대표 A씨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졌다.

B씨는 당시 비에 젖은 철근에 미끄러져 약 4m 아래로 추락했고, 척추 골절로 핀 6개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아내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는 모습 / JTBC '사건반장' 보도화면 캡처

병원에서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은 B씨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가장 높은 수준인 제1급 제8호 장해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두 다리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후 B씨는 공사 현장에 안전 설비가 미비했다며 A씨를 상대로 형사 고소와 함께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형사 재판에서는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으며, 민사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재판 도중 A씨는 B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의 제보로 B씨의 상태에 의문을 품게 됐다.

이에 B씨의 일상을 추적한 결과, 아내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외출한 B씨가 며칠 후에는 별다른 보조 기구 없이 식당을 걸어 들어가고 나가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후 자택 인근에서는 다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직접 걸어서 식당에 걸어들어가는 모습 / JTBC '사건반장' 보도화면 캡처

A씨는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며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법정 진술은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며, 일부 불일치가 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라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B씨 측 법률대리인은 "의학적 근거에 따라 장애 판정을 받았고, 척추 골절이라는 명백한 외상에 대해 정당한 배상을 요구했을 뿐"이라며 사기 혐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하반신 마비라는 사람이 보조 장비 없이 걷는 모습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요청했고, 근로복지공단은 B씨에게 지정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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