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 죽였다" 어린아이 몸에 낙서 남긴 연쇄살인마, 여전히 못잡은 이유는

"후하하 죽였다" 어린아이 몸에 낙서 남긴 연쇄살인마, 여전히 못잡은 이유는

2025.04.11.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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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4월 11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정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너무나도 기괴하고 소름 끼치는 전화였을 겁니다. 대뜸 경찰서로 전화를 해 자신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은 채 내가 한 아이를 죽였고 전화번호까지 불러주던 한 남성. 하지만 해당 경찰서에선 이 전화를 정신 나간 사람의 장난 전화인냥 무시할 순 없었죠. 며칠 전 실제 한 아이가 실종된 뒤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살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일대는 들썩였습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더더욱 불안에 휩싸였다고 하죠. 대통령까지 나서 특별 수사를 지시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는데요. 해당 사건이 벌어지고 부산 곳곳에선 아동을 상대로 한 유사 범행이 여럿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놈이었을까요? 그리고 경찰은 과연 그놈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요? 사건 X파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이정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이정민 변호사(이하 이정민):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이정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부산 사인펜 살인마 사건이라고 불리던 그런 사건입니다. 어린아이 한 명이 실종됐다가 사망한 채 발견되는 그런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이정민: 요 며칠 계속 어린아이가 당하는 사건을 다뤄서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이번 건은 1975년 부산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집 근처 가게에서 핫도그를 사 먹으러 갔던 7살 아이 김 모 양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핫도그 가게 주인은 아이가 핫도그를 산 뒤 곧장 집을 향해 뛰어갔다더라라고 했는데 이것이 그 아이를 본 마지막 목격 진술이었습니다.

◇이원화: 작은 마을인데 목격자도 하나 나오지 않아서 부모님 마음이 타들어갔겠다 싶거든요.

◆이정민: 네. 그 다음 날 새벽 6시 정도에 약 10km 정도 떨어진 공원의 한 관리인이 어린 아이의 시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목이 졸려 죽은 것 같았고, 속옷을 찢어서 만든 끈으로 손발이 결박되어 있었습니다. 관리인은 여기 공원에 어린 여자아이가 죽어 있습니다라고 신고했었는데요.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아까 시신 발견한 게 새벽 6시였다고 말씀을 드렸었잖아요. 공원 관리인은 바로 신고를 했었고요. 그런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건 아침 8시가 되어서 그러니까 2시간이나 지나서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늦게 왔던 경찰은 아이의 시신을 보면서도 거지가 길거리를 떠돌다가 식중독이나 약물 중독 같은 걸로 객사한 것 같다라고 실제로 수사 상급청에 보고를 합니다.

◇이원화: 손발도 묶여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근데 단순 객사라니요 더군다나 이게 발견될 당시에 이 아이가 그 속옷 하의만 입고 있었던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살인이겠다 단번에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황당하네요.

◆이정민: 네. 의도적으로 사건을 묻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겠죠. 더 끔찍한 사실은 아이의 배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범천동 이정숙이가 대신공원에서 죽었다라는 낙서가 아이에게 되어 있었다고 해요. 이런 거를 즉사한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거죠.

◇이원화: 이정숙은 또 누굽니까? 김양 가족과 관련이라도 있는 사람이었습니까?

◆이정민: 아니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이었었는데요. 어쨌든 경찰은 아이에 대해서는 신원 수배를 했고요. 그날 오후에 김 양의 부모가 자신들인 것 같다면서 경찰에 연락을 해서 그 김 양의 시신을 받아 가기로 합니다.

◇이원화: 경찰서로 확인하러 올 때까지만 해도 제발 우리 딸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컸을 것 같은데 너무 속상합니다.

◆이정민: 네 어린 딸의 참혹한 죽음도 유족들은 분노를 했었지만요. 경찰들의 이 한심한 대응에 유족들이 더 크게 분노했었다고 해요. 가족들이 강력히 요구한 끝에 결국 경찰은 이 사건을 유괴 살인 사건으로 전환하고 수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시신 상태로 보니까 유괴해서 살해까지의 범행이 목격자도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그러니까 면식범 아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났던 범행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유괴범처럼 돈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한 즉 성범죄였을 가능성이 보인다. 시신에 글씨를 써놨던 것으로 봐서 이 용의자는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일 것 같다 이런 가능성들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원화: 면식범일 수도 있고 말씀해 주신 대로 뭐 성도착증이나 정신병력이 있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정민: 네 하지만 경찰이 그 아이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성범죄자,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들 모두 조사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고요. 그러던 중에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원화: 또 다른 사건이요. 혹시 같은 인물이 저지른 범죄였을까요?

◆이정민: 네 아무래도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에는 집 앞에서 놀던 5살 아이 배 모 군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생깁니다.

◇이원화: 더 어린 아이네요.

◆이정민: 마지막 목격자는 아이 아버지의 직장 동료였었는데요. 오후 7시경 집 앞에서 혼자 놀고 있던 아이에게 아이 아버지의 직장 동료가
용돈을 쥐어주고 간식을 사 먹고 빨리 들어가라라고 말을 했다고 해요. 그 뒤로 아이는 실종됐고요. 그다음 날 새벽 6시경 근처에 있었던 어시장 그러니까 수산시장 하차장에 쌓여 있던 사과 상자 더미 사이로 작은 손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거기에 한 남자아이의 시신이 있었던 거죠.

◇이원화: 이게 동일범의 소행일 걸로 의심을 할 만한 상황인 것 같아요. 피해자 연령대도 비슷하고 실종되었던 그런 시점도 비슷한 것 같고요. 지금 그렇다면 발견 상태를 봐야 될 것 같은데 7살 여아의 시신은 굉장히 특이했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 사건은 어땠습니까?

◆이정민: 네 똑같이 목이 졸려서 죽었습니다. 손발이 똑같이 결박되어 있었고요. 그리고 같은 인물이 저지른 걸로 보인다는 가장 큰 단서로요. 복부에도 똑같이 소름 끼치는 낙서가 있었습니다.

◇이원화: 설마 배군도 배에 뭐 낙서가 있었던 겁니까?

◆이정민: 네 검은색 사인펜으로 후하하 죽였다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이원화: 너무 이상한데요. 이거는 진짜 정신 이상자가 아닐까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이런 메시지까지 남길 수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정민: 네 맞습니다. 실제로 범죄 프로파일러로 유명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이 범인을 추정하기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2~30대 남성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도 아마 받지 않았을까라고 분석을 했었는데요. 아무튼 이 두 사건은 10살 미만의 아동인 점 그리고 상의를 찢어서 손발을 묶었다 목을 졸라서 살해했다. 해질녘에 낮에 범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시신에 낙서를 했다 라는 공통점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서에 대한 필적이 동일했거든요. 그래서 두 범죄의 범인은 같은 사람일 거다라고 짐작이 됐었습니다. 문제는 같은 사람이라고 짐작되는 용의자가 추려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보통 유괴 사건 같은 경우는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 같은 거라도 있어서 역추적을 했었는데요. 이 사건들 같은 경우는 금품을 요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목소리마저도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거죠.

◇이원화: 목격자라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런 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정민: 5살 남자아이 같은 경우에는 사실 목격자가 있기는 했었어요. 한 택시기사였었는데 신문에서 배군이 피살됐다라는 기사를 보고 나서 자신이 사건 당일날 밤 10시에 남자아이의 집 근처에서 그 아이를 닮은 사람과 30대 남성을 수산시장 앞까지 태워다 줬다 라는 진술을 한 겁니다. 그 택시기사 진술에 따르면 그 남성은 얼굴이 둥글고 키는 170cm 정도 두 귀가 드러나는 짧은 머리를 했었고, 눈썹이 높고 눈과 코 옆에 두 개의 점, 오른쪽 입가에도 점 한 개가 있었다라고 기억을 했었고요. 꽤 구체적인 부분이었거든요. 경찰은 이 택시 기사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를 만들어서 부산 지역에 전부 배포를 했었는데 여전히 검거되지는 않았었어요. 오히려 부산 지역이 더 뒤숭숭해지기만 했었죠.

◇이원화: 그렇죠. 사실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당연히 두려움에 떨 수밖에는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정민: 네. 그렇게 다들 불안해하고 있던 시점에 경찰에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이원화: 제보 전화였을까요?

◆이정민: 제보라면 제보기는 한데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내가 김 양을 살해했다. 어디에서 그녀를 살해했다라는 전화였었거든요. 그리고 20분쯤 있다가 더 이상한 전화가 옵니다. 경찰에게 수사 좀 잘해라. 그래서 나를 잡을 수 있겠냐 7698이다 7698 복창해라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경찰이 실제로 7698이라고 하자마자 전화를 확 끊어버리고요.

◇이원화: 복창하라고 해서 복창했더니 끊은 거네요. 7698 비밀번호도 아니고 뭐죠?

◆이정민: 7698 이야기를 조금 하기 전에 다른 얘기를 잠깐 먼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아까 맨 처음에 나왔던 핫도그를 먹으러 갔던 김양 사건 이틀 전에 사실 사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피해자는 살아남았고 범인에게 목 졸림을 당했지만 간신히 풀려났습니다.

◇이원화: 그 아이 같은 경우는 정말 다행이다 싶은데 그런데 아까 그 전화번호랑은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거죠?

◆이정민: 네. 아까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김 양의 배에 있던 메모 범천동 이정숙이가 대신공원에서 죽었다라는 낙서였습니다. 남자 아이는 후하하 죽었다 였었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그리고 이 사건 이틀 전에 있었던 살아남은 아이가 범천동 이정숙이 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이정숙이가 당하려고 했던 것도 김 양. 그러니까 핫도그를 사 먹으러 가다가 실종됐던 아이와 똑같은 대신 공원이었고요. 그러니까 원래 이정숙이 대신 공원에서 죽었었다면 그 김 양의 배에 이정숙이도 여기서 똑같이 죽었었다. 이틀 전에라고 적을 생각이었던거죠. 그리고 범인이 복창하라고 했던 숫자는 그 범천동 이정숙이 살아남은 아이의 집 전화번호였던 겁니다. 7698

◇이원화: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되죠? 그냥 정신 이상자가 아니고 굉장히 교묘한 뭐 어떻게 보면 계획적인 사이코패스라고 봐야 될까요?

◆이정민: 단순히 미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좀 너무 소름 돋는 구성이라는 생각도 좀 들 거예요. 그래서 택시 기사나 아까 말씀드렸던 이정숙이라는 살아남은 피해자 그 외에 다른 진술들도 포함해서 몽타주도 총 10만 장씩 뿌리고요. 현상금도 100만 원 정도 걸었습니다. 수사 범위도 넓히면서 만화 가게나 러닝셔츠 공장 등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이는 모든 곳을 조사하고 사실 부산 시내가 난리도 아니었었는데요. 그런데도 특별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원화: 처음에 김 양이 발견됐을 때 초동 수사를 좀 제대로 했다면 어땠을까 혹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도 듭니다.

◆이정민: 처음 김양 사건 때 이야기해 드렸던 것처럼 유족들이 화가 나는 거는 딸이 당했던 끔찍한 사건보다도 미흡한 경찰의 대응에 더욱 분노했었다고 해요. 실제로 당시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하라고 사건을 특별히 챙길 정도로 전 국민이 사건을 보는데도 이런 식으로 끝냈다는 걸 보면 결국 초동수사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죠.

◇이원화: 공소시효도 끝난 상황이죠?

◆이정민: 네 그 당시 형사법 기준으로 공소시효는 15년이었거든요. 그래서 사건이 1975년에 있었고 1990년에 공소시효가 모두 완성되고 이후로는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지금 발생한 사건이라면 공소시효가 폐지돼서 뭐 살인범을 잡고 하는 수사가 재개될 수도 있겠지만요. 이미 50년이나 지난 사건이기도 하고요. 그 당시 용의자가 2~30대 남성이었다고 추정이 된다는 걸 감안하면 2025년이 현재는 60대 후반이나 80대 중반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사람입니다.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고요. 너무나 끔찍한 범죄였는데도요. 사실 지금은 우리는 그 범죄자가 살아있는지 아닌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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