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핵 2회차 트럼프, 웃고있다? 前워싱턴 특파원 "美 이익 극대화 도구로 이용할 것"

韓 탄핵 2회차 트럼프, 웃고있다? 前워싱턴 특파원 "美 이익 극대화 도구로 이용할 것"

2024.12.09.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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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트럼프 '매드맨' 전략 먹히지 않는 나라
- 트럼프, 한국 탄핵 상황 2회차... 익숙하게 미국 이익 극대화 지켜볼 것
- 트럼프 내각, 강경파로만 구성... 큰 문제 예상
- 트럼프, '제재'에 진심... 1기때보다 더 독해진다
- 골든타임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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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12월 09일 (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조의준 생크션랩 대표(前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 <제재 전쟁> 저자)

- 관세와 제재, 동맹국 등급따라 나눠질 것... 증명 요구받는 시대
-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업계 압박... 신호탄이자 시작에 불과
- 제재의 무한 확장, 제한 없다
- 중요한 시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도 '제재'에 참전... 정치가 경제 끌어가는 시대
- 대응의 민첩성이 나라 운명 가를 것, 작은 기업도 대비해야
- 대한민국 '제재 전쟁' 준비? 서방국가에 비해 아주 많이 부족 상태
- 韓 계엄과 탄핵 시국... 트럼프, 자국 이익 극대화의 도구로 활용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 (이하 박귀빈)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이어서 정치권의 탄핵 추진 등으로 국정운영이 마비된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때는 ‘피 흘리지 않는 글로벌 제재 전쟁이 더 강력해질 것이다.’ 이런 예고가 되고 있죠. 이대로라면 그 대비책을 세울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워싱턴 특파원 출신이자 책 <제재 전쟁>의 저자이십니다. 조의준 생크션랩 대표 스튜디오에 모시고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조의준 생크션랩 대표(前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 <제재 전쟁> 저자) (이하 조의준) : 안녕하세요.

◆ 박귀빈 : 네 대표님 저희 앞에 카메라가 있는데 자기소개 먼저 좀 부탁드릴게요.

◇ 조의준 :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제재와 관련된 정보 컨설팅 회사 생크션랩 대표를 맡고 있는 조의준이라고 합니다. 저는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트럼프 1기 4년을 취임부터 퇴임까지 취재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 겉으로는 관세나 힘을 통한 평화라고 해서 근육을 자꾸 자랑을 했는데요. 실제로 우리 기업들이나 상대를 억누르는 것은 제재와 수출 통제 같은 거였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트럼프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봐야 한다는 그런 뜻에서 <제재 전쟁>이라는 책을 쓰게 됐습니다.

◆ 박귀빈 : 네 그렇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출신이시고 이번에 제재 전쟁이라는, 지금 대표님 앞에도 저희가 책을 2권 놨고요. 저도 굉장히 집중해서 본 책입니다. 이건 제가 줄 치면서 읽은 책인데 제재 전쟁. 어떤 책일까 여러분 궁금하실 겁니다. 책이 깔끔합니다. 뭐 더 설명이 없어요. 제목, 제재 전쟁.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온다’ 조의준 지음. 딱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책이 블랙 색상이고 앞에 표지는 트럼프 대통령 그냥 앉아 있어요. 고뇌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궁금해지는데, 이게 대표님의 신간인데요. 지난달에 나왔잖아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스터디 하고 있다 이런 소문이 있던데요.

◇ 조의준 : 한 대표님이 책을 선물 받고 정말 바쁜 와중에도 이 책을 쪼개서 잘 읽었다고 주변을 통해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여당 대표니까 트럼프 시대의 환경이 어떻게 될지 굉장히 궁금하셨나 봐요. 물론 계엄 사태 전까지 그러셨는데 최근까지도 열심히 잘 읽었다고 하시고요. 홍준표 대구시장님도 읽고 좋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박귀빈 : 그분들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오늘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여러분도 좀 이해를 하실 것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셨잖아요. 근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트럼프는 이상한 사람 그리고 흔히 보도로 되는 건 스트롱맨 이렇게만 알고 있거든요. 트럼프라는 사람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어떤 사람인가요?

◇ 조의준 : 저는 트럼프 대통령을 오래 지켜봤는데, 제가 일을 할 때 책상 앞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붙여놓고 ‘내가 트럼프다 내가 트럼프다’ 이렇게 자기 최면을 해가면서 기사를 썼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느낀 건 참 예측 불가능하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미친 사람 전략, ‘매드맨 시오리(Madman Theory)’라고 하죠. 그걸 모든 것에 적용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너무 궁금해서 그 당시에 저희가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을 저희가 인터뷰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매케인 의원님이 말씀하신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는 거였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따라서 우왕좌왕하다 보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제가 취재하다 운이 좋게 백악관의 꽤 고위 직분을 알게 됐습니다. 그분이랑 커피를 마시면서 몇 차례 얘기를 했었는데 그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도 들어가시는 분이었거든요. 해외 기자 입장에서 상당히 운이 좋았는데 그분 얘기가 맞는 경우도 한 30% 정도밖에 안 됐어요.

◆ 박귀빈 : 트럼프 행동을 예측할 수 없어서요?

◇ 조의준 : 네. 그만큼 정책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무슨 파도가 치듯이 움직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예측하기가 상당히 좀 어려운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귀빈 : 그렇죠. 그런데 워낙 뭐 말도 그렇고 어디 그냥 글 올리는 거 한 줄로 막 다 요동치잖아요. 경제도 요동치고 막 그랬던 거잖아요. 그런데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라는 이 측근의 조언을 들으시고, 사진을 붙여놓고 트럼프처럼 생각했다고 하셨는데 일단은 이걸 여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가 한마디로 좀 마비 상태가 된 것 같거든요.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인 건데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상황 지금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 걸로 보세요.

◇ 조의준 : 이건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매드맨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이 됐거든요. 왜냐하면 한국이 더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올해에만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에 두 번 왔다 갔어요. 되게 비밀리에 왔다 갔는데요. 물론 종교적 행사에도 참석하고 하셨지만 그만큼 트럼프 그룹의 사업 파트너 혹은 중요한 파트너 아니면 압박할 대상으로 한국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관심을 두면서 지금 정말 면밀히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 어떻게 해야 자신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귀빈 : 그렇겠죠. 지금 문제는 정부도 동력을 잃었고요. 정상외교가 지금 올스톱된 상황으로 보이고요. 트럼프 얘기에 취임에 대비할 골든타임 놓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진짜 어떻게 보세요? 골든타임 넋놓고 이렇게 있어도 될까요?

◇ 조의준 : 물론 그러면 안 되죠.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거는 트럼프 1기 때도 저희가 골든타임을 놓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있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1기가 2017년 1월에 출범했고요.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에 출범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랑 통화를 하면서 “100% 한국과 함께 하겠다” 이런 식으로 좀 달래주는 멘트를 했어요. 그래서 불행 중 다행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어쩌면 이런 한국의 상황이 약간 익숙할 수 있다. 한국의 탄핵 상황을 두 번 당하는 대통령은 아마 트럼프 대통령 이후로도 없고 이전으로도 없을 겁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요. 그렇습니다. 책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제재 전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재는 뭔가 제한하고 통제하고 이런 의미의 제재입니다. 제재 전쟁에서 어떻게 적으셨냐면 ‘트럼프 2기는 전보다 더 독해질 것 같다.’ 이렇게 적으셨습니다.

◇ 조의준 : 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1기 4년 동안 글로벌 제재를 3900건을 했거든요. 근데 그전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한 게 2300건이었습니다. 평균으로 내면 트럼프 1기는 매년 거의 1천 건 가까이했고, 오바마는 매년 1년 동안 300건 정도 했습니다. 오바마 때 제재가 많이 늘어났다고 했는데 트럼프 때 3배를 더 한 거거든요. 연평균으로 따지면요. 바이든 행정부에는 6천 건을 했는데 이거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러시아 기업을 때렸는데요. 만약에 여기서 트럼프가 3배를 더 하면 1만 8천 건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된다면 전 세계 공급망이 난리가 날 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지금 트럼프 2기 내각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같이 대중 강경파로만 거의 구성돼 있거든요. 그리고 심지어 루비오 지명자는 중국에 제재를 당해서 중국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중국의 인권 문제나 이런 걸 너무 강력하게 하니까 중국에서 ‘너는 우리랑 거래도 할 수 없다’라고 제재한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 공급망 혼란 그리고 대중 강경책이 나오면서 정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박귀빈 : 독해진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결국 제재 압박이 커진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조의준 : 그럼요. 우리는 정말 한국에서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패권국 입장에서는 제재에 정말 진심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은 자국 방산업체가 적성국 그러니까 이란, 러시아, 중국 이런 데 가서 회사 노트북을 열었다 닫았다는 이유만으로 벌금 2억 달러. 그러니까 지금 환율로 하면 2800억이죠. 그 정도를 때릴 정도로 진심입니다. 그리고 유전자 변형 초파리가 있는데요. 그 초파리라는 게 정말 작고 그리고 대부분 우방국에 수출이 됐어요. 그 대학교에서. 근데 그런 걸 했다고 1년 동안 수출 금지를 때릴 정도로 미국은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패권국 입장에서 생각을 해봐야 되는데 패권국 입장에서는 기술적 우위 힘의 우위를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때는 한국의 입장을 사실 봐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봐주지 않고요. 그래서 최근 미국이 반도체 제재하는 거 보면 삼성전자가 큰 영향을 받았잖아요. 그런 것처럼 미국의 국가 전략이 우선인 상황이 트럼프가 되면 더더욱 심화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정말 조심하고 잘 대응을 해야 될 때가 됐습니다.

◆ 박귀빈 : 근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제재라는 것은 뭔가 불량 국가. 우리가 흔히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북한이라든가 이런 나라들을 상대로 들어가는 게 제재 아닌가. 우리 같은 경우는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모범 국가인 건데 어떻게 제재 받을 일이 어떤 게 있을까요?

◇ 조의준 : 물론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제재가 과거에는 정말 불량 국가들을 처벌하는 수준이었고요. 그랬는데 이제는 패권 경쟁의 수단으로 이걸 쓰니까요. 그 당시와는 아주 달라진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에 국방부 장관이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말씀하시기를 그리고 그때 미국 행정부의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반응이 지금 이 시대를 정의한 게 ‘열강 경쟁의 시대’였습니다. 사실상 냉전 시대와 같은 때로 돌아간 겁니다. 이제 자신들의 전략적 경쟁자와 거래하는 국가는 자기편이 아니라고 사실상 선언을 했고 2기가 되면 그게 더 심화될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모범국이자 동맹국이라는 걸 과거에는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걸 우리가 보여주는 시대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그쪽에서 우리를 봐주는 시대가 된 거죠. 그리고 관세나 제재나 이런 게 동맹국의 등급에 따라 아마 다 나눠지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증명하는지를 그쪽에서 끊임없이 요구하게 될 시대가 돼버린 겁니다.

◆ 박귀빈 : 제가 이렇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아니 미국이 뭔데,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그러는 거지라는 질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조의준 : 항상 그렇게 이거는 강대국의 논리로 움직이는 건데요. 미국이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사실은 가장 힘은 큰 힘은 ‘달러’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출, 수입 그리고 사실 한국의 원화 자체도 달러의 교환 비율로 그 가치가 인정되는 거잖아요. 미국은 달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를 우리에게 맞지 않는 목적에 쓴 사람을 처벌한다’라는 게 특히 금융 제재의 가장 큰 원칙입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어떤 기업도 사실 빠져나가기 힘들어지는거죠.

◆ 박귀빈 : 달러가 기축통화이기도 하니까 그 어느 나라도 사실은 달러에서 이렇게 빠져나올 수 없는 거잖아요. 다 그걸로 모든 게 돌아가니까. 그러니까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뭔데? 라고 말하기보다는 지금 경제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세계의 움직임이.

◇ 조의준 : 우리가 거기에 대응해야지 거기에 불만을 가진다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 박귀빈 : 그렇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당선인 보면 뭐 그때도 그랬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전면에 내세웠었잖아요. 그런데 이전보다 더 독해진다고 하면 그럼 우리 입장에서 지금 가장 걱정되는 산업 분야 어디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조의준 : 지금 당장은 뭐 많이 나오듯이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업계 이런 게 될 겁니다. 근데 이게 제 책에도 적었지만 이건 출발일 뿐입니다. 반도체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신호탄 정도로 생각해야 됩니다. 이게 전자, 자동차, 수산물 심지어 패션, 광업 모든 분야로 커져가거든요. 사실 미국은 요즘에 중부 동부 연안의 수산물 가공업체나 중국 내륙의 광물 업체를 끊임없이 제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제 노동 문제가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 인력을 쓰고 있다는 건데요. 최근에는 중남미에 있는 중국 업체들까지 제재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글로벌 그다음에 인권, 민주주의 업종에 상관없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업종에 상관없이 퍼져나가고 있고 그리고 제가 책을 읽으면서 좀 놀랐던 부분이 뭐냐 하면 보통 제재, 수출 통제 이런 거 하면 어떤 품목 그냥 이렇게만 보통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근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이게 제재가 된다고?’라고 생각하는 것도 제재가 되더라고요.

◇ 조의준 : 예.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물품은 미국으로 수입하면 안 되고 신장 위구르 지역에 있는 기업들과 거래를 하면 제재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품목이랑도 상관이 없어요. 그런 것처럼 제재라는 거는 정말 어떻게 생각하면 앞으로 패권 전쟁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 겁니다.

◆ 박귀빈 : 또 미국인과 좀 관계가 돼도 그게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왜냐하면 이 책에 보면 굉장히 사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지만 7년간 취재하시면서 기자님이 갖고 있었던, 대표님이 갖고 있었던 그 자료들 모은 자료들을 다 여기 푸신 거기 때문에 다른 데에서는 좀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보니까 제가 이 사례들을 읽으면서 굉장히 좀 놀란 부분이 있었거든요. 아니 이런 것까지 제재를 한단 말이야? 제한이 없더라고요.

◇ 조의준 : 예 제한이 없습니다. 실질적으로는.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이번에 보면 HBM 수출 통제 발표 이후에 중국에서도 보복 조치에 나섰다고 하고 유럽도 사실 미국의 제재 전쟁에 참전할 것 같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사회 속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조의준 :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갈륨 같은 전략 물자를 미국의 제재가 발표된 이후에 중국이 전략 광물들을 다 수출 통제로 지금 계속 올리고 있거든요.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정말 큰 판이 변했습니다. 유럽은 그동안 경제적 이유 때문에 중국을 제재하는 걸 상당히 망설였거든요. 참전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러시아 전쟁 물자의 80%를 공급한다는 나토 보고서가 있을 정도로 이 둘이 밀착돼 있는 게 알려지니까 유럽도 어쩔 수가 없어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지금 잘 모르고 있는데 러시아와 접경한 핀란드 이런 데는 군인들이 완전 군장을 하고 늘 대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피 훈련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유럽의 정서도 더 이상 경제적인 문제만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 확실하게 경제를 끌어가는 시대가 곧 올 수도 있고 사실은 그러면 좀 불행해지겠지만 그런 식으로 가고 있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피 흘리지 않는 전쟁, 제재 전쟁. 어떻게 대책을 세우는 게 좋을까요?

◇ 조의준 : 사실은 우리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우리가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어느 정도 예상은 하겠지만 그게 맞는다고 할 수가 없거든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을 얼마나 민첩하게 하느냐가 저는 운명을 가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재는 진짜 이번에 저희가 겪었듯이 약간 계엄과 같습니다. 강대국의 정치적 결정을 따라서 내려오고 우리의 무슨 항변이나 이런 게 먹히질 않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다행인 점은 우리가 계엄 해제 방식을 헌법에 규정해 놓았듯이 미국도 벌금을 깎아주거나 위반해도 봐주는 규정들을 만들어 놓았어요. 예를 들자면 제재 규정 준수 프로그램 SCP라고 하는데 그런 걸 갖고 있으면 봐주거나 경고에 그친다든지 하고, 직원들에게 계속 제재 위반하지 말라는 교육을 하면 봐준다든지 하고. 어쨌든 저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런 대응 방식을 우리 기업들이나 작은 수출입하는 분들이라도 갖춰놓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귀빈 : 대표님께서 이 책을 준비하시고 이걸 모든 사례를 정리해서 이렇게 책을 쓰셨는데 외국 해외 다른 나라들이 준비하고 있는 그 상황과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지금 어느 정도입니까? 준비하고 있는 그 수준이, 느끼실 때.

◇ 조의준 : 우리나라가 사실 아직 유럽이나 뭐 이런 나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서는 아주 적죠. 예를 들자면 네덜란드의 ‘라보은행’이라고 네덜란드의 농협 같은 은행이 있습니다. 그런 그 은행은 그러니까 제재 회피를 막고 그다음에 수출 통제 이런 걸 하고 그다음에 자금 세탁을 막는데 연간 은행이 쓰는 돈만 1조 원이 넘거든요. 1조 5천억인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들을 생각해 보면 많으면 그 업무를 한 100명 정도 인력이 하고 있거든요. 근데 지금 뭐 영국의 핀테크 업체 이런 데는 제재 회피하고 자금 세탁 방지 인력이 전체 인력의 3분의 1이 될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 제재 전쟁에 다들 지금 대비하고 있는 거예요. 전쟁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별로 인식도 그렇고 많이 좀 부족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조의준 : 아주 많이 부족하죠. 사실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는 약간 변방국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좀 그렇게 생각하는 면이 있지만 우리 체급이나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 갈 길을 생각했을 때 우리도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는 나라가 됐습니다.

◆ 박귀빈 : 제재 회피 방안을 어떻게 강구할 것인가 이런 걸 좀 고민을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청취자님이 조의준 재재 전쟁 제목 듣는 순간 꼭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또다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현실을 미리 확인해보고 싶어요. 이런 의견 주셨고요. 또 다른 청취자님이 다들 트럼프 코드 맞춘다고 비상이라던데 우리나라만 손놓고 있는 형국 같아요. 트럼프는 우리의 이 상황을 호재라고 생각할까요? 악재라고 볼까요?

◇ 조의준 :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기나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자기가 뭔가를 해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트럼프가 한 게 있었는데 트위터에 “땡큐 삼성”이라고 한 번 올린 적이 있었어요. 그때 근데 사실 삼성에서는 확실하게 투자 결정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트럼프가 땡큐 삼성이라고 올려놨으니 삼성은 무조건 해야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할까. 요즘에는 트위터가 아닌 소셜미디어 자기 걸 쓰고 있지만 거기에 어떤 식으로든 또 행동을 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또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미리 조금 준비하고 그런 게 나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시나리오를 좀 짜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 박귀빈 : 예. 20초 남았습니다. 국내 탄핵 정국인데 미국의 제재 전쟁이라는 책을 들고 오셨어요. 관련해서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실 것 같아요.한 말씀 부탁드려요.

◇ 조의준 : 이런 계엄 선포 사태처럼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는 정말 깜짝깜짝 놀랄 일이 글로벌하게 너무 많을 수 있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는 단순히 놀라는 것 정도가 아니라 우리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어쩌면 계엄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도 더 공무원 기업 개인 모두가 깨어서 자기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열심히, 특히 공무원들. 통상 하시는 공무원들이나 외교하시는 공무원들은 더욱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서 일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박귀빈 : 네. 기회가 되면 트럼프 취임식 전후로 한 번 더 뵙고 싶네요. 지금까지 책 제재 전쟁 저자이십니다. 조의준 생크션랩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의준 :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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