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24] 290만장 넘는 선거 폐현수막... 1장당 온실가스 4kg↑

[YTN24] 290만장 넘는 선거 폐현수막... 1장당 온실가스 4kg↑

2024.04.18. 오전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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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출연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22대 총선은 끝났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선거에 쓰인 폐현수막 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한 장을 만들고 버릴 때마다 4kg이 넘는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재활용에도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수열]
안녕하세요.

[앵커]
선거 끝나고 버려지는 현수막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라고 하는 건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지적인데. 보통 선거가 끝나면 폐현수막이 얼마나 나옵니까?

[홍수열]
환경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1대 총선, 그러니까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약 1700톤 정도의 폐현수막이 전국적으로 발생했고요.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1100톤 그리고 그해 있었던 지방선거에서도 1600톤 정도의 폐현수막이 발생을 했고요. 올해 22대 총선에서는 집계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1700톤 이상의 폐현수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지금 보여주신 통계자료를 보면 5년 동안에 1만 4000톤 정도 나왔으니까 한해 평균 2800톤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놀란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폐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막심하다는 거죠?

[홍수열]
폐현수막은 석유로 만든 합성수지거든요.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현수막을 만드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이고요. 이것을 대부분 쓰레기로 소각처리를 하거든요.

[앵커]
그러면 만들고 소각하는 과정 모두 온실가스 문제가 있는 거군요?

[홍수열]
석유로 결국 태우는 셈이 되니까 현수막 한 장당 대체로 6kg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걸로 계산이 되거든요.

[앵커]
그런데 재활용되는 비율은 혹시 얼마나 되는지.

[홍수열]
환경부 자료에서는 20~25% 정도 재활용이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재활용의 수준은 매우 낮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다시 섬유로 만드는 이런 재활용을 생각할 텐데 이런 방식으로는 현재 재활용이 어렵고요. 마대나 아니면 장바구니 같은 용도로 재봉을 하거나 아니면 태워서 에너지를 해소하는 방식으로도 재활용을 많이 해요. 그래서 실제적으로 태우는 방식이 대부분인 거고요. 우리가 이용하는 제품으로 뭔가를 만드는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죠.

[앵커]
현수막 하나를 만들고 또 소각하는 과정에서 20년생 소나무 한 그루의 1년치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비슷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하는데 조금 전에 20~25% 정도는 재활용이 된다고 하셨잖아요. 재활용을 해서 나오는 제품들은 뭐가 있나요?

[홍수열]
보통 현수막을 다시 섬유로 만드는 방식은 재활용이 어렵고요. 현수막을 가지고 재단을 해야 되는 건데요. 그러니까 장바구니 같은 가방을 만들거나 아니면 재활용품이나 여러 가지 제품을 담는 저급한 용도의 마대로 제작을 하는데요. 제품의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만들더라도 잘 팔리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현수막이 발생하는 족족 이렇게 재활용하기가 실제로는 쉽지가 않은 거죠.

[앵커]
대부분은 소각이 되는 상황에서 그나마도 재활용이 되는 일부는 그렇게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홍수열]
길거리에 계속 걸려 있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길거리의 먼지가 엄청나게 묻어 있는 상태에서 뭔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가 실제로는 쉽지가 않은 거죠.

[앵커]
그러니까 마대나 에코백 같은 걸로 만들어진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다른 일반 제품들에 비해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조금 시장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게 건강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있다면서요?

[홍수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장바구니 같은 에코백의 경우에는 접촉을 하잖아요. 그런데 현수막의 경우에는 잉크도 인쇄가 되어 있는 것들이고 길거리에서 먼지 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이 접촉하는 용도의 장바구니로 사용하는 것이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사용을 하려면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폐수들이 발생하는 거거든요.

[앵커]
그렇다면 아예 처음부터 조금 더 친환경적인 현수막을 만들면 안 되는 겁니까?

[홍수열]
재사용 현수막이라는 개념이 나오기는 했었는데 현수막 위에 필름을 입혀서 인쇄를 하고 그걸 지워서 다시 재사용할 수 있는 개념인데. 실용성이 일단 높지는 않고요. 현수막을 몇 년 동안 다시 보관을 할 거냐, 다음 선거 때까지. 다음에 선관위에서 그런 방식으로 현수막을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위법이다, 이렇게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실제로는 사용이 되고 있지 못하고요. 여전히 우리가 보는 방식과 같은 한 번 걸고 쓰레기로 버리는 일회용 현수막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죠.

[앵커]
그러니까 현재로써는 사용을 줄이는 게 답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수막의 문제점이 또 있습니다. 이게 주로 차량 통행이 많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걸다 보니까 보행자들의 안전에도 우려가 되거든요.

[홍수열]
안전이 필요한 영역들이 있는 거잖아요. 어린이보호구역이라든지 소방차 주정차지역 같은 경우에는 시야를 가리면 안 되니까 옥외광고물법상에서는 현수막을 게시할 수 없고요. 현수막을 게시하더라도 2.5m 이상 높이, 시야를 가리지 않는.

[앵커]
보행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홍수열]
확보하는 수준으로 게시를 하도록 기준이 되어 있는데 공직선거법상에서 선거기간 동안에 게시하는 현수막에 대해서는 그런 기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30km 이상 주행을 못하잖아요. 그러니까 차들이 천천히 가잖아요. 그러니까 그쪽이 오히려 현수막을 더 보기 좋은 곳이다, 명당이라고 생각을 해서 오히려 현수막을 더 걸고 있는 거죠.

[앵커]
어린이보호구역이 현수막 명당으로 여겨진다니까 참 아이들 사고가 더 걱정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선거에서는 유독 초대형 현수막이 많이 보이던데 이런 크기에 대한 규제는 없는 겁니까?

[홍수열]
2005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정당사무실에 거는 현수막의 경우에는 크기 제한이 사라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선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크기 경쟁이 벌어지게 되고요. 이번 선거에서는 15층 높이 건물 전체를 현수막으로 덮어버리거나 아니면 길이가 100m 이상 되는 현수막이 게시되거나 이런 것들이 화제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경쟁들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더 크게 더 잘 눈에 띄게 현수막을 걸어야 된다. 그러다 보니까 현수막 쓰레기 발생량이 더 늘어나는 추세로 가는 거죠.

[앵커]
그런데 선거가 끝나면 현수막이 또 붙더라고요. 패배했더라도 감사한다, 승복한다는 의미로 이런 현수막들을 많이 붙이던데. 이게 한참 동안 걸려 있는 경우 많이 봤습니다. 설치한 사람이 다시 수거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홍수열]
원래는 게시자가 철거를 해서 폐기물로 처리를 해 줘야 되는데요. 선거 떨어지고 나면 걸고 나서 체념을 해버리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다 보니까 제때 기간에 맞춰서 철거를 하지 못하게 되고 민원은 일어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자체들이 철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은 공공의 부담으로 후보자들이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서 쓰레기를 치워줘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요.

[앵커]
수거 책임을 좀 더 분명히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현수막뿐만 아니라 공보물이나 벽보도 많이 붙어 있는데 이것도 환경에 문제가 된다면서요?

[홍수열]
어쨌든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잖아요. 공보물, 벽보라든지 아니면 집으로 책자 형태로 공보물들이 배송되는데요. 선거가 끝나면 쓰레기로 버려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이런 홍보물 전체가 선거 쓰레기 발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홍보물들은 재활용이 어렵습니까?

[홍수열]
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폐지로는 재활용을 할 수 있는데. 만약에 공보물이 비닐로 코팅되어 있는 종이라면 그러니까 조금 더 선명하게 예쁘게 잘 보이려고 홍보물을 비닐 코팅한 용지를 사용했다면 그런 용지는 재활용이 어려워요. 원래 법으로 비닐 코팅한 홍보물은 금지시켜야 하는데 그런 걸 금지하는 개정법률안이 발의가 되어 있는데 아직 통과가 못 됐어요. 빨리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서 친환경 공보물이 의무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까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선거가 환경에는 악당 같은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 좀 씁쓸합니다. 그럼 다음 나라는 어떤지 궁금한데. 우리나라처럼 현수막을 이렇게 많이 씁니까?

[홍수열]
길거리에 선거 때마다 현수막으로 도배가 되는 것은 저는 매우 낙후된 선거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길거리의 미관도 해치는 것이죠. 서구사회 같은 경우는 길거리 미관 같은 것들을 중시하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현수막을 도배하는 이런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고요. 보통 미국 같은 경우에는 자기 앞마당에 사인판,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의 사인판을 꽂아놓거나 아니면 차량에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요.

유럽 같은 경우에는 홍보 부스를 통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있고요. 그리고 유럽 같은 경우에는 지금 디지털 사회잖아요. 그래서 SNS 홍보 같은 디지털 홍보 같은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거의 대부분이잖아요. 거의 100% 수준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었고 노인분들도 카톡이나 유튜브 등으로 정보를 얻는 시대예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온라인 선거문화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도 새로운 홍보방식을 고민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수막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현수막이 홍보효과가 크기는 합니까?

[홍수열]
홍보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라는 생각을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가지고 있죠. 그런 강박관념이 있는데. 유권자의 시선으로 보게 되면 현수막들이 난립하게 되는 거고 현수막의 짧은 문장이 뇌리에 깊게 박히지는 않습니다. 실제로는 유권자들에 대한 홍보효과는 크지는 않습니다. 그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실제 조사에서도 나타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수막으로 홍보를 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앵커]
지금까지 해 주신 말씀을 종합해 보면 이런 선거철 홍보물 문제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 또 문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고민할 지점이 있어 보입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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