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도로 위를 누비는 MZ' 27살 버스 기사 김혜원 씨의 이야기

[뉴스라이더] '도로 위를 누비는 MZ' 27살 버스 기사 김혜원 씨의 이야기

2023.12.26. 오전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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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황서연 앵커
■ 출연 : 김혜원 부천 시내버스 기사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로 위를 달리는 MZ 버스 기사. 부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김혜원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저희가 버스 기사님이라고 소개를 해드렸는데 지금 정확히 어떤 버스 운행을 맡고 계세요?

[김혜원]
경기 부천 지역에서 12-1번 운행하는 김혜원입니다.

[앵커]
그러면 구체적으로 부천에서 어떤 동네 노선을 맡고 계신 거예요?

[김혜원]
부천 오정동에서 소사동 가는 12-1번 노선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정동에서 소사동이요. 그러면 보통 버스 운전을 할 때 몇 시에 출근하고 몇 시에 퇴근하세요?

[김혜원]
이게 주, 야간이 있거든요. 주간에는 새벽 3시 반에 출근하고 14시에 퇴근하고 또 야간은 14시에 출근해서 막차 하면 새벽 12시, 1시까지 이렇게 일해요.

[앵커]
그러면 하나의 노선을 두 분이서 맡아서 교대로 하는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그러면 오늘은 쉬는 날이라서 오신 건가요?

[김혜원]
맞아요.

[앵커]
일주일에 그러면 이렇게 쉬는 날이 며칠 정도 있어요?

[김혜원]
이게 회사마다 다른데 저희 회사는 딱 만근이 24개여서 6일 정도 쉽니다. 한 달에 6일.

[앵커]
그러면 일주일 거의 내내, 6일 이렇게 일하는 주도 있겠네요?

[김혜원]
네.

[앵커]
오늘 소중한 쉬는 날에 나오신 만큼 김혜원 씨 얘기 많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대에 버스를 운전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흔한 일도 아니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결정하셨을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게 되셨어요?

[김혜원]
처음에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수능 보는 날에 제가 남들 수능 보는 날에는 자동차 학원을 갔어요. 저는 수능을 안 보고. 그래서 1종 보통을 따고 1년 뒤에 대형을 땄죠.

[앵커]
그러면 운전면허 대형을 보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어떤 걸까요?

[김혜원]
계기는 저희 아빠의 권유로 하게 된 거고.

[앵커]
부모님이 권유로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러면 이거를 면허를 따고 나서 직업으로 가져도 되겠다라고 확신을 갖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매료된 부분이라든지.

[김혜원]
직업이 일단 안정적이니까 그래서 일단은 쭉 한번 해보자. 재미도 있었고. 그래서 버스 운전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큰 차를 모는 거잖아요. 버스를 몰고 다니는 게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김혜원]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죠. 승용차보다 버스가 더 크고 기니까. 그래서 사고가 많이 나고 무서웠죠.

[앵커]
그리고 저희가 미리 나오신 영상을 봤는데 부모님께서도 같은 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김혜원]
네, 같이 버스기사입니다. 엄마랑은 같이 일하고 있고.

[앵커]
그러면 어머님이 같은 회사에 속한 거세요? 그러면 부모님이랑 같이 한 회사에 있으면 불편하지 않으세요?

[김혜원]
불편한 건 없는데 장점이 더 많죠. 선배님이니까.

[앵커]
그러면 다른 분들이랑 생활할 때는 회사 안에서는 선배님이라고 부르세요?

[김혜원]
그렇죠. 집에서는 엄마고.

[앵커]
그런데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버스 운전하는 것을 그냥 생각했을 때 어려울 것 같거든요. 버스가 또 크고 이렇잖아요. 저는 작은 차 면허를 딴 지도 얼마 안 됐는데 너무 무서워서 큰 차로 차선을 바꾸고 정차하고 주차하고 이런 거는 완전 프로, 적응을 하신 거죠? 대형 면허 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으셨어요?

[김혜원]
대형면허도 3번 떨어졌어요.

[앵커]
어느 단계에서 떨어지셨어요?

[김혜원]
버스 대형 따는 것은 자동차 학원에서 그냥 버스로 라인 S자, T자 하는 거거든요. 그것도 한 3번 떨어졌어요.

[앵커]
그거는 작은 차들처럼 도로 주행은 따로 안 해요?

[김혜원]
네, 그거는 따로 안 해요.

[앵커]
그러면 처음에 도로 운행했을 때 되게 떨렸을 것 같아요.

[김혜원]
네, 엄청 떨렸죠.

[앵커]
그래도 처음에 몇 번 선배 기사님들의 옆에 타고 다니시죠?

[김혜원]
네, 같이 견습하면서 같이 탔죠.

[앵커]
그러면 미리 운행할 노선을 돌아보신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그러면 면허를 따시고 나서 버스기사가 되기까지도 절차가 있었을 것 같아요. 버스기사로 채용이 되고 일이 되기까지. 면허가 있다고 갑자기 기사가 될 수 있는 거 아니잖아요.

[김혜원]
네, 마을버스를 한 3개월 경력 쌓고 시내버스로.

[앵커]
그러면 마을버스를 꼭 거쳐야만 시내버스 기사가 될 수 있는 거죠?

[김혜원]
네.

[앵커]
운전하시는 영상을 제가 봤는데 실력이 정말 몇십 년 경력 된 것처럼 뛰어나시더라고요. 신호가 바뀌는 걸 너무 잘 아셔서 하나, 둘, 셋 하면 바뀌는 것을 아시던데 그런 센스를 타고난 것 같으세요?

[김혜원]
노하우죠. 운전하면서 신호체계도 다 알고.

[앵커]
일이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되셨겠지만 아무래도 처음에 운전을 하다 보면 큰 길이고 사람들도 많이 태우니까 변수도 많을 것 같아요. 특별한 사고라든가 아니면 기억에 남을 만한, 운전하면서 생겼던 일이 있을까요?

[김혜원]
일단은 사고인 것 같아요. 버스가 기니까 차선 변경할 때 옆에 승용차를 백미러를 치거나 그런 거.

[앵커]
그런 적이 몇 번 정도 있었어요?

[김혜원]
한 3번인가 있었어요, 초반에.

[앵커]
그래도 가벼운 사고?

[김혜원]
네, 가벼운 사고, 큰 사고는 아니었고.

[앵커]
그래도 부지런히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경력을 쌓아오고 계신데요. 어느덧 6년 차 버스기사가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에 일하는 게 스케줄도 그렇고 현장에서 기사로 근무를 한다는 게 어려웠을 것 같은데 처음에 제일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게 있었어요?

[김혜원]
일단 버스가 아침에 운행하고 저녁 늦게까지 운행하잖아요. 새벽,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제일 힘들었죠.

[앵커]
처음에 주간근무를 새벽 3시 반.

[김혜원]
네, 새벽 3시 반이요.

[앵커]
그러면 그렇게 힘들게 출근하고 하는 와중에 20대 여자 버스기사라고 해서 신기하게 보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김혜원]
어르신분들은 타면서 젊은 여자 기사분이다. 신기하게 보시고 대단하다고 칭찬도 하시고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앵커]
그렇게 한마디씩 승객들이 해 주시는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버스 운전을 하다 보면 한자리에서 계속 일하고 또 오래 앉아있기도 하고 시간이란 경로를 딱딱 맞춰야 된다는 부담도 있잖아요. 그런 게 적성에 맞는 것 같으세요?

[김혜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시간 배차 간격을 맞추려고 하면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앵커]
그러면 아무래도 길이 막히고 이러면 시간을 못 맞추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면 쭉쭉 밀리면 다음 버스도 늦게 출발해야 되고 그런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그러면 원래 시간에 맞춰서 출발하면 버스가 길에 더 많아져서 좋게 아니라 꼬이는 거죠?

[김혜원]
꼬이죠.

[앵커]
그러면 사실 이게 말씀드렸지만 앉아서 일하면 나이가 많든 적든 몸이 상하기 쉽잖아요.

[김혜원]
그렇죠. 승용차는 핸들이 작은데 버스는 핸들이 크니까 돌릴 때 어깨도 아프고. 그리고 한 번 운행하면 2시간 반 이상을 운행을 하니까 그때는 화장실이 제일 힘들죠.

[앵커]
그러면 화장실은 만약에 중간에 진짜 급하면 어떻게 해요?

[김혜원]
급하면 손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역 안에 가서, 송내역이나 부천역 가서 잠깐 화장실 볼일 보고.

[앵커]
고충이 어느 정도 있지만 그래도 일을 계속 하신데는 큰 보람도 있을 텐데요. 하루에 운행을 하다 보면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랑 만나잖아요. 그러면 매일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 첫차 타고 이런 분들은 서로 기억을 하는 편이에요?

[김혜원]
네, 첫차 타시는 분들은 꼭 첫차만 타시고.

[앵커]
매일 만나는 분들은 그러면 반갑게 인사도 하시고 그러는 거죠?

[김혜원]
네, 아시는 분들은 커피 한잔 주시면서 안전운전하시라고.

[앵커]
그러면 여러 명의 승객들을 만나셨지만 이런 점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이런 승객도 있었나요?

[김혜원]
그때는 중간고사였나 봐요. 중학교 학생이 탔는데 카드에 잔액이 없어가지고 어쩔 줄 몰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타라고. 다음에 내라고. 돈 다음에 내라고, 타라고.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회사에 찾아온 거예요. 그 학생이 어머님이랑. 박카스 두 박스랑 편지랑 해가지고 감사하다고. 그때 그 버스 못 탔다면 저 시험도 못 쳤을 거라고. 그거 또 감동.

[앵커]
그러면 그 이후에도 학생들 보면 혹시나 시험인가 이런 생각 드실 것 같아요. 그런 일도 있었구나. 그러니까 승객들 입장에서도 혜원 씨를 보면 멋있다고 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말 한마디 거시는 분들 주로 어르신들인 거죠?

[김혜원]
네, 어르신들이요.

[앵커]
그래도 젊은 분들이 쳐다보는 것도 느껴지세요?

[김혜원]
젊은 분들도 신기하게 쳐다보죠. 와, 대단하다. 어떻게 젊은 나이에 저렇게 버스를 하지? 이렇게 쳐다보시는 분들도 많죠.

[앵커]
그러면 저희가 지금까지 도로 위에서의 이야기를 여쭤봤고요. 회사생활 이야기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저희가 앞서 혜원 씨를 MZ세대 버스기사라고 소개를 해 드렸는데 요즘에도 또래기사는 잘 없는 편이죠?

[김혜원]
요즘은 많아졌어요. 20대분들도 남자분들도 많아졌더라고요.

[앵커]
여자분은 그래도 아직?

[김혜원]
여자분들은 아직 없고 남자분들은 27살, 28살, 29살 이렇게 많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한 20~30대 비율이 몇 퍼센트 정도 되는 것 같으세요?

[김혜원]
한 20~30%? 예전에 비해서 많이 늘어났어요.

[앵커]
그러면 처음에 입사하셨을 때랑 비교해도 많이 늘어났어요? 그러면 그래도 나이 차이가 좀 안에서 줄어들고 있는 편이겠네요?

[김혜원]
네.

[앵커]
어쨌든 혜원 씨 부모님 또래 기사님들이 훨씬 많을 것 같은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아무리 편하게 하려고 해도 어려운 게 있잖아요. 그래도 잘 동료로 지내고 계시죠?

[김혜원]
잘해 주시니까. 어르신분들이나 선배님들이나 사무실 사람들도 잘 해 주시니까.

[앵커]
그러면 나이가 어쨌든 더 많은데 혜원 씨 후배로 들어온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그분들이 선배님이라고 부르시는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그러면 후배라고 부르세요?

[김혜원]
아니요, 그렇게는 안 해요. 몇 호장님, 아니면 선배님.

[앵커]
그러면 선배님이라고 하면 질문을 하시는 경우도 많고 여쭤보고 이런 경우도 많죠?

[김혜원]
네.

[앵커]
처음에는 불편했을 것 같은데. 어쨌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후배들이랑 어울리는 게 불편하시지는 않았어요?

[김혜원]
그렇게 막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다들 잘해 주시고 아빠, 할아버지뻘이어서.

[앵커]
회사에 엄마도 계시다고 하셨으니까. 벽을 허물고 다가가기가 어려웠을 텐데 회사에서 사랑 많이 받으실 것 같습니다.

[김혜원]
네.

[앵커]
저희가 역량을 갖추고 6년째 도로 위에서 일하고 계신 혜원 씨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저희가 마지막 질문을 드려보려고 합니다. 오늘이 26일이죠. 마지막 평일인데 이제 새해가 다가왔습니다. 2024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김혜원]
운전직 공무원을 일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운전직 공무원은 지금 운전하시는 거랑은 맡는 업무가 어떻게 다른 거예요?

[김혜원]
시에서 일하는 거니까 구청 같은 데나 동사무소 같은 데서 운전하는.

[앵커]
그러면 구청이나 이런 데 소속돼서 그러면 지금처럼 매일 시내를 도는 게 아니라 정해진 일정이 있을 때. 막상 운전직 공무원이 되면 운행을 하는 일은 줄어드는 건가요?

[김혜원]
그렇죠. 버스를 하는 게 아니고.

[앵커]
그러면 그것도 시험공부를 계속 하고 계신 거예요?

[김혜원]
네.

[앵커]
그러면 일을 새벽부터 하시고 밤에는 공부도 하시고. 이렇게 도전을 이어가신다고 하니까 저희도 응원의 마음을 가지고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MZ세대 버스기사 김혜원 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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