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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내는 청년이 최대 54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왔었죠.
정부가 이들을 좀 더 자세하게 조사했는데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 고위험군이 5백 명이 넘었고, 고립·은둔 청년 4명 가운데 3명은 자살을 생각한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이들을 돕기 위한 첫 범정부 대책을 내놨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용성 기자!
사회와 단절된 청년이 54만 명이나 된다는 건데, 이번에 이들에 대한 실태 조사가 나온 거죠?
[기자]
앞서 지난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소는 19세~39세 청년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 비율이 5%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청년 인구에 대입하면 최대 54만 명이 되는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에 따라 정부가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고립·은둔 청년 실태 파악에 나섰고, 2만여 명이 조사에 응했습니다.
우선, 이들은 지난 2주간 가족 또는 지인과 교류가 없다는 비율이 일반 청년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초고위험군 고립 은둔 청년'도 5백 명이 넘었습니다.
고립과 은둔을 경험한 당사자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조○○ / 은둔 경험 청년 : 1년 동안 3평짜리 방 안에서 게임만 하면서 지냈어요. 나갔는데 다들 화려하게 입고 밝은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명한데 되게 뭔가 이질감이 들었어요.]
이번 조사에 응한 2만여 명 가운데 60%는 위험군으로 분류됐고, 1,903명은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특히 대졸자, 그리고 여성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군요?
[기자]
4명 가운데 3명꼴로 대졸 학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원 이상의 학력도 5.6%나 됐고 고등학교 졸업은 18.2%입니다.
학력이 높은데 사회적 어려움에 부딪힐 경우 더 큰 좌절을 느꼈던 것으로도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는 세부 이유로도 확인되는데요
고립 은둔 청년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니 25세~34세, 그러니까 한창 취업하고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될 나이에 고립·은둔 생활을 경험한 비율이 70%나 됩니다.
타인과의 교류를 끊은 이유 역시 취업실패와 대인관계에 어려움 때문이란 답이 많았습니다.
청년 취업난이 은둔 고립 청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말인데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이 7년 전 24만9천 명에서 올해 7월 40만2천 명으로 크게 늘어서 고립이나 은둔 생활에 내몰릴 수 있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은 더 많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지난 8월 뉴스라이브) : SNS를 보면 다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올린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나 다들 성공했고 너무나 다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그런데 나는 뭐냐 하는 그런 것도 있고요.]
더불어,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여성이 남성의 약 2.6배에 달했는데, 이번 조사의 책임연구자인 김성아 박사는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비율이 여성에서 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사례도 꽤 많은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립된 경험이 있는 청년들 가운데 75.4%는 목숨을 끊는 것을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청년의 평균이 2%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도 커졌는데요
고립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자살 생각률은 64.3%였지만 고립 기간이 10년이 넘은 경우엔 10명 가운데 9명이 자살을 생각했고
자살을 생각한 은둔·고립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은둔·고립 상황이 본인에게도 큰 고통이라는 건데 응답자의 80.8%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절반 정도는 일상생활에 복귀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다시 은둔생활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혼자만 노력해서 바꾸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텐데요. 정부가 대책도 함께 내놓았죠
[기자]
기존에 개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은 있었지만, 중앙정부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범정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입니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사이트에서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해 위기 정도를 진단하고, '129콜'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찾은 고립·은둔 청년은 내년에 4개 광역시도에서 운영되는 '청년미래센터'가 맡아 관리합니다.
도움을 요청한 청년에게 전담 사례관리사가 심리상담을 하고 모임에 불러 대인접촉 기회를 넓힌 뒤 구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기일 / 보건복지부 1차관 : (전담인력) 자격 같은 경우 사회복지사, 간호사라든지 임상심리사 같은 분들이 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통해서 한번 시범사업을 해보고….]
정부는 고립·은둔 청년의 경우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황이 악화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정책부에서 YTN 조용성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조용성 (choy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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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내는 청년이 최대 54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왔었죠.
정부가 이들을 좀 더 자세하게 조사했는데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 고위험군이 5백 명이 넘었고, 고립·은둔 청년 4명 가운데 3명은 자살을 생각한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이들을 돕기 위한 첫 범정부 대책을 내놨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용성 기자!
사회와 단절된 청년이 54만 명이나 된다는 건데, 이번에 이들에 대한 실태 조사가 나온 거죠?
[기자]
앞서 지난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소는 19세~39세 청년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 비율이 5%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청년 인구에 대입하면 최대 54만 명이 되는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에 따라 정부가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고립·은둔 청년 실태 파악에 나섰고, 2만여 명이 조사에 응했습니다.
우선, 이들은 지난 2주간 가족 또는 지인과 교류가 없다는 비율이 일반 청년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초고위험군 고립 은둔 청년'도 5백 명이 넘었습니다.
고립과 은둔을 경험한 당사자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조○○ / 은둔 경험 청년 : 1년 동안 3평짜리 방 안에서 게임만 하면서 지냈어요. 나갔는데 다들 화려하게 입고 밝은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명한데 되게 뭔가 이질감이 들었어요.]
이번 조사에 응한 2만여 명 가운데 60%는 위험군으로 분류됐고, 1,903명은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특히 대졸자, 그리고 여성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군요?
[기자]
4명 가운데 3명꼴로 대졸 학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원 이상의 학력도 5.6%나 됐고 고등학교 졸업은 18.2%입니다.
학력이 높은데 사회적 어려움에 부딪힐 경우 더 큰 좌절을 느꼈던 것으로도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는 세부 이유로도 확인되는데요
고립 은둔 청년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니 25세~34세, 그러니까 한창 취업하고 사회활동을 시작하게 될 나이에 고립·은둔 생활을 경험한 비율이 70%나 됩니다.
타인과의 교류를 끊은 이유 역시 취업실패와 대인관계에 어려움 때문이란 답이 많았습니다.
청년 취업난이 은둔 고립 청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말인데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이 7년 전 24만9천 명에서 올해 7월 40만2천 명으로 크게 늘어서 고립이나 은둔 생활에 내몰릴 수 있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은 더 많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지난 8월 뉴스라이브) : SNS를 보면 다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올린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나 다들 성공했고 너무나 다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그런데 나는 뭐냐 하는 그런 것도 있고요.]
더불어,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여성이 남성의 약 2.6배에 달했는데, 이번 조사의 책임연구자인 김성아 박사는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비율이 여성에서 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사례도 꽤 많은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립된 경험이 있는 청년들 가운데 75.4%는 목숨을 끊는 것을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청년의 평균이 2%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도 커졌는데요
고립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자살 생각률은 64.3%였지만 고립 기간이 10년이 넘은 경우엔 10명 가운데 9명이 자살을 생각했고
자살을 생각한 은둔·고립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은둔·고립 상황이 본인에게도 큰 고통이라는 건데 응답자의 80.8%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절반 정도는 일상생활에 복귀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다시 은둔생활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혼자만 노력해서 바꾸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텐데요. 정부가 대책도 함께 내놓았죠
[기자]
기존에 개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은 있었지만, 중앙정부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범정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입니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사이트에서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해 위기 정도를 진단하고, '129콜'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찾은 고립·은둔 청년은 내년에 4개 광역시도에서 운영되는 '청년미래센터'가 맡아 관리합니다.
도움을 요청한 청년에게 전담 사례관리사가 심리상담을 하고 모임에 불러 대인접촉 기회를 넓힌 뒤 구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기일 / 보건복지부 1차관 : (전담인력) 자격 같은 경우 사회복지사, 간호사라든지 임상심리사 같은 분들이 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통해서 한번 시범사업을 해보고….]
정부는 고립·은둔 청년의 경우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황이 악화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정책부에서 YTN 조용성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조용성 (choy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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