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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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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가 시민들의 반발로 박제 대신 소각처리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청주동물원에서 호랑이 '호붐이'의 박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청주동물원은 지난 4월 폐사한 호랑이 호붐이의 박제를 철회해달라는 민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청주동물원 측은 "호붐이를 편히 보내달라"는 마음에 공감이 가지만, 이해를 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전했다.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호붐이는 후지마비로 앞다리로만 기어다니던 호랑이였다. 호붐이는 아버지 박람이와 같은 디스크탈출증 의심으로 MRI 촬영을 하던 도중 혈관 조영제 과민반응으로 숨졌다.
동물원은 죽은 호붐이의 처리를 고심하던 도중 문화재청에서 한국호랑이의 골 표본 제작을 위한 기증 요청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골 표본은 향후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호랑이들의 디스크탈출증 수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대전에 있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에 기증하고 골 표본 제작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이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숨진 호랑이 '수호'를 박제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과 대조된다.
'수호'는 서울대공원 측이 박제를 염두에 두고 냉동 보관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고, 국민신문고에 "수호 박제를 철회하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공원 측은 "교육적 목적으로 동물 표본을 제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사회적 공감이 우선이라며 박제 대신 소각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주 동물원은 소각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호랑이 같은 대형동물의 소각은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화장과 다르다. 소각을 위해서 우선 가로×세로×높이 50cm 정도 되는 의료폐기물 상자에 담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호붐이 몸을 조각내야 한다.
청주동물원은 "이런 처리 과정은 몸과 마음을 다치고 지치게 한다"면서 "특히 호붐이 같이 매일 보고 지냈던 동물은 더 그렇다. 오래전 같은 방법으로 동물 사체를 처리했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저에게 주고 간 편지에는 동물 사체를 자르는 괴로움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사람의 디스크탈출증은 흔히 행해지는 수술이다, 내년 청주동물원에는 공기 중 오염을 차단하는 수술실이 신설되고 내후년에는 최소절개로 수술을 할 수 있는 복강경, 관절경 등이 들어온다. 동물원 동물들을 다시 걷게 하는 것은 청주동물원의 목표 중 하나"라고 썼다.
호붐이의 골 표본이 다른 호랑이와 동물들을 걷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청주동물원의 입장문에 대해 "사람들이 박제라는 단어에만 집중하지 않고 본질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함께 "단순히 전시를 위한 골 표본에 그치지 않고 향후 호랑이 디스크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호붐이도 이해할 것"이라는 댓글 등이 달렸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지난 18일, 청주동물원은 지난 4월 폐사한 호랑이 호붐이의 박제를 철회해달라는 민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청주동물원 측은 "호붐이를 편히 보내달라"는 마음에 공감이 가지만, 이해를 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전했다.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호붐이는 후지마비로 앞다리로만 기어다니던 호랑이였다. 호붐이는 아버지 박람이와 같은 디스크탈출증 의심으로 MRI 촬영을 하던 도중 혈관 조영제 과민반응으로 숨졌다.
동물원은 죽은 호붐이의 처리를 고심하던 도중 문화재청에서 한국호랑이의 골 표본 제작을 위한 기증 요청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골 표본은 향후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호랑이들의 디스크탈출증 수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대전에 있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에 기증하고 골 표본 제작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이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숨진 호랑이 '수호'를 박제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과 대조된다.
'수호'는 서울대공원 측이 박제를 염두에 두고 냉동 보관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고, 국민신문고에 "수호 박제를 철회하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공원 측은 "교육적 목적으로 동물 표본을 제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사회적 공감이 우선이라며 박제 대신 소각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주 동물원은 소각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호랑이 같은 대형동물의 소각은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화장과 다르다. 소각을 위해서 우선 가로×세로×높이 50cm 정도 되는 의료폐기물 상자에 담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호붐이 몸을 조각내야 한다.
청주동물원은 "이런 처리 과정은 몸과 마음을 다치고 지치게 한다"면서 "특히 호붐이 같이 매일 보고 지냈던 동물은 더 그렇다. 오래전 같은 방법으로 동물 사체를 처리했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저에게 주고 간 편지에는 동물 사체를 자르는 괴로움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사람의 디스크탈출증은 흔히 행해지는 수술이다, 내년 청주동물원에는 공기 중 오염을 차단하는 수술실이 신설되고 내후년에는 최소절개로 수술을 할 수 있는 복강경, 관절경 등이 들어온다. 동물원 동물들을 다시 걷게 하는 것은 청주동물원의 목표 중 하나"라고 썼다.
호붐이의 골 표본이 다른 호랑이와 동물들을 걷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청주동물원의 입장문에 대해 "사람들이 박제라는 단어에만 집중하지 않고 본질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함께 "단순히 전시를 위한 골 표본에 그치지 않고 향후 호랑이 디스크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호붐이도 이해할 것"이라는 댓글 등이 달렸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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