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재개에 찬반 갈등 격화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재개에 찬반 갈등 격화

2023.10.05. 오전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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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신촌 연세로에 한시적으로 해제했던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다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상인과 자치구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당분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500m 남짓한 왕복 2차선 서울 신촌 연세로입니다.

지난 2014년 서울시가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해 버스가 아닌 승용차나 택시 등 일반 차량은 통행이 금지돼왔습니다.

하지만 상권 매출에 타격을 준다는 상인들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는 지난 1월 지정을 한시적으로 해제했고, 지난달에 최종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최근 최종 판단을 내년 6월로 미루면서 찬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서울시 측은 전용지구 해제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는지 분명치 않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번 달부턴 약속한 기간이 끝났으니 당연히 전용지구로 돌아가는 게 맞는단 겁니다.

하지만 서대문구와 지역 상인들은 실제로 해제 기간 동안 매출이 증가하는 등 효과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협의도 없이 서울시가 전용지구를 강요한다며 반발합니다.

[김봉수 / 서울 신촌동 상가 번영회장 : (같은 기간) 타 유사상권에 비해서도 매출 성장률이 높습니다. 저녁 퇴근 시간에 차 안 막히는 곳 서울 시내 있을까요? 다 막혀요. 그것보단 양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양측이 마찰을 빚으면서 기존에 사용했던 전용지구 안내판은 아직 재설치가 안 된 상태라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세로 입구엔 이렇게 승용차 진입을 막는다는 노면 표시가 새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으론 승용차가 거리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립니다.

길거리 공연 등 문화 공간 확보와 쾌적한 보행권 보장을 위해선 서울시 방침 대로 전용지구를 운영하는 것이 좋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준우 / 인근 대학 재학생 : (예전엔) 행사 같은 거도 많이 하고 했는데 자동차들이 다니다 보니까 주말마다 하는 행사들도 많이 없어지고….]

반면, 전용지구 지정 전에도 별다른 불편이 없는데도, 보행자 보호를 이유로 무리하게 운영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맞섭니다.

[차선영 / 인근 대학 재학생 :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 거리를 오가는데 딱히 큰 문제는 겪고 있지 않고…. 이 거리를 막는다고 해서 (환경이) 크게 나아질까 하는 의문은 드는 것 같아요.]

한 차례 중단했던 전용지구 운영을 서울시가 직접 나서서 환원한 만큼, 이를 내년에 또다시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지역상인들과 자치구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위반 차량 단속 등 실제 운영까지는 당분간 차질이 예상됩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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