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모셔온 '귀한 몸'...소똥구리 한국 땅 정착기

몽골서 모셔온 '귀한 몸'...소똥구리 한국 땅 정착기

2023.09.30. 오전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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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화책과 동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어린이는 물론 모든 세대에 친숙한 소똥구리는 사실 우리나라 땅에서는 반세기 전에 사라졌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저 멀리 몽골에서부터 긴 여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반세기 만에 돌아온 소똥구리의 정착기를 김평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이곳은 몽골입니다.

방목하는 말들이 지나간 자리에 커다란 채집망을 든 연구진들이 소똥구리를 찾으러 나섭니다.

[김홍근 / 고려대 한국곤충연구소 교육부장 : 우리나라에 살았던 소똥구리와 가장 비슷한 소똥구리인 몽골에 사는 소똥구리를 채집해서 저희 센터에서 많이 키운 다음에 소똥구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땅에 떨어진 말의 배설물을 헤집으니 검고 광택 없는 등판의 소똥구리가 반가운 얼굴을 내밉니다.

흙무더기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소똥구리를 집게로 일일이 잡아내 여러 마리를 채집하고,

혹시 모를 기생충을 제거하는 과정도 거칩니다.

[김홍근 / 고려대 한국곤충연구소 교육부장 : 소똥구리보다 훨씬 더 작은 응애나 진드기 같은 작은 기생충이 붙어서 한국에 들어갈 염려가 있기 때문에 틈 하나하나를 전부 다 붓을 이용해서 점검하고….]

한국에 830마리 들어온 소똥구리는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천3백 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소똥구리는 번식기가 되면 소똥을 경단처럼 둥글게 빚습니다.

그 안에 알을 낳고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땅속에 묻어놓습니다.

이때 깊은 토양까지 유기물질과 영양분이 공급되고 평소 소 배설물을 먹는 과정에선 메탄을 분해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 방사된 소똥구리 200마리가 얼마나 잘 정착하느냐는 환경보호와 생물 다양성 보전의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김황 / 국립생태원 복원연구실 전임연구원 : 10월 정도 되면 땅속 30∼50cm 깊이로 들어가서 동면을 하게 되는데요. 90% 이상 생존하면 자연 상태에서 굉장히 잘 살아남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태안의 소똥구리가 내년 여름 이후 번식에 성공해 천 마리 정도까지 개체 수가 늘어나면 정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올 전망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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