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려고" 연쇄 이탈...대학들, 대면 상담·AI 도입까지

"의대 가려고" 연쇄 이탈...대학들, 대면 상담·AI 도입까지

2023.01.29. 오전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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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재학생 천8백여 명이 중도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대부분은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갈수록 심해지는 의대 쏠림 현상, 그로 인해 도미노처럼 학생들이 다니던 대학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대학들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를 다니다 자퇴한 학생은 1,874명, 이 가운데 1,421명이 자연계열입니다.

코로나19 초반인 3년 전 893명이던 것이 이듬해 1,096명으로 뛰더니, 2년 만에 60% 늘어난 겁니다.

연세대 생명시스템계열이 5명 중 1명꼴로 이탈률이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은 2년 사이 이탈률이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김현준 / 공대 21학번 : (저도) 영재고였는데 100명 정도 되거든요, 한 학년에. 그런데 한 10명 정도는 일단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의대 준비하고…. (대학은) 등록만 해놓고 2/3이나 1/2 정도는 반수를 하거나 해서 다시 의대로 빠지고….]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에 몸담은 채 수능을 다시 치르는 반수 경향이 가속화됐는데,

대면 수업 재개 이후로도 이탈 속도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수용 / 연세대 공과대학 교학부학장 : 한두 문제만 더 맞으면 의대를 갈 수 있잖아요. (공대생의 경우) 공부하기가 학생들 입장에서는 3학년이 되면 지쳐서 힘들어할 정도거든요. 상대적인 박탈감을 계속 느끼죠. 내가 열심히 해도 얻을 게 없다….]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면, 그 자리를 서울권과, 수도권, 지방권 대학생들이 차례로 메우면서 연쇄적인 이동이 일어납니다.

장수생이 늘어나는 흐름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대면 상담과 간담회를 늘리고 전공 교수가 1학년 수업부터 맡아 가르치며 학생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탈하려는 학생을 미리 파악하고 관리하는 대학도 나타났습니다.

[손진호 / 알고리즘랩스 대표 : 학점을 몇 학점 듣고 있는지, 상담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지, 비교과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총 학생 수) 만 명 중에서 인공지능이 5% 구간 내에서 예측을 해주면 그 5% 안에 실제 중도 이탈자의 90%가 담겨있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연구 분야 전문직의 대우를 높이고 실패를 무릅쓰고 창업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안정 지향적 선택을 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YTN 장아영 (j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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