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피하는 노숙인 쉼터...60% 오른 난방비에 허리띠 '질끈'

한파 피하는 노숙인 쉼터...60% 오른 난방비에 허리띠 '질끈'

2023.01.25. 오전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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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같은 한파는 모두 견디기 괴롭지만, 노숙인들에게는 더 가혹합니다.

그나마 몸을 녹일 수 있는 곳이 쉼터인데, 최근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쉼터 살림도 빠듯해졌다고 합니다.

현장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

[기자]
서울 문래동에 있는 노숙인 쉼터입니다.

[앵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인데, 노숙인 쉼터는 좀 따뜻합니까?

[기자]
해가 뜨면서 기온이 점차 오르고 있는데도 바깥 기온이 영하 15도입니다.

간밤에는 영하 18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노숙하기에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추위입니다.

그래서 이곳 쉼터는 혹한기에도 24시간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등유 보일러와 난방기를 이용해 항상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생활관 면적만 160㎡가 넘을 정도로 넓어서, 하루 평균 50명에서 60명이 이곳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노숙인뿐만 아니라 인근 쪽방촌 주민들도 쉼터를 찾고 있고요.

점심과 저녁 식사도 제공하고 있는데, 100명 넘는 사람들이 끼니를 때우고 갑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온기를 전하는 곳이지만, 최근 쉼터 측의 시름이 깊어졌습니다.

물가 고공행진에 운영비도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파르게 오른 난방비 부담이 큰데요.

지역난방이 불가능해 등유 보일러를 때는데, 1년에 2만4천 리터 정도 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터당 천 원 정도이던 등윳값이 1년 새 천6백 원대로 훌쩍 뛰었습니다.

값이 오른 건 식사비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2년 동안 식사비가 한 끼 2,500원에서 4천 원으로 인상됐지만, 물가 인상 탓에 식단은 간신히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정도라고 합니다.

때문에, 쉼터에서는 수건과 휴지 등 소모품은 보조금 대신 후원으로 대체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파뿐만 아니라 고물가라는 큰 파도까지 덮치면서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문래동 노숙인 쉼터에서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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