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음란물' 양진호 징역 5년..."법원, '온라인 성착취' 이해 부족"

[앵커]
웹하드를 통해 음란물을 대량 유통하고, 수백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재판부가 '웹하드'로 대표되는 온라인 성 착취 산업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약한 처벌을 내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웹하드를 통해 음란물을 유포하고 또 방조한 혐의를 받아온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5년 가까운 재판 끝에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양 전 회장이 웹하드 사이트의 실질적인 경영자가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유통된 음란물의 양이 막대해 사회적 피해가 큰 점,

웹하드를 통해 부를 축적하면서 운영사를 자신의 금고처럼 사용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실제 양 전 회장은 회원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지급해 불법 영상 업로드를 독려하는가 하면,

불법 음란물 차단에 필요한 '필터링' 작업도 의도적으로 소홀히 해 범죄 피해를 키웠습니다.

수사기관을 통해 드러난 범죄 수익만 최소 350억여 원.

웹하드 사이트를 거쳐 유통된 음란물도 390만 건에 달합니다.

시민단체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재판부가 웹하드로 대표되는 성 착취 산업의 전체 구조를 보는 대신, 영상이 음란물인지 아닌지, 저작권을 위반한 것인지 아닌지 등 세부 쟁점에만 한눈팔려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문경은 / 성남여성의전화 회원 : 성 착취 산업 구조로 접근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웹하드 카르텔을 근절하지 못한 것이다. 법이 없어서 못 막은 것이 아니다. 제대로 처벌받고 범죄 수익을 몰수 받고 경제적 타격을 입은 적이 없기 때문에 반복된 것이다.]

이미 양 전 회장은 강요죄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고,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도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과 배임 사건 판결까지 그대로 확정되면 양 전 회장의 형량은 12년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