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성관계' 요구 경찰관 / '산림 잿더미' 무죄 / 3번 살인 후 무기징역

[뉴스라이더] '성관계' 요구 경찰관 / '산림 잿더미' 무죄 / 3번 살인 후 무기징역

2023.01.12. 오전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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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건을 해결해줬으니 성관계를 하자는 경찰.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런 자극적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서울의 한 경찰 간부가 벌인 일입니다.

자녀의 일탈로 경찰서를 드나들어야 했던 엄마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 건데요.

어떤 상황이었는지, 김근우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

[기자]
자녀의 일탈로 마음고생을 하던 A 씨.

지난 연말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B 경위의 연락을 받고 술자리에 불려 나갔습니다.

아이 사건을 처리한 B 경위가 계속해서 만남을 요구해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A 씨 : 저희 아이 이름을 말하면서 제가 사건 다 해결해 줬는데 저한테 술 한 잔 사도 되지 않냐.]

마지못해 나간 자리에서 술에 취한 B 경위의 행동은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술을 따르는 척하며 손을 잡는 등 심상찮은 신체 접촉을 여러 번 시도하자 두려움에 빠진 A 씨는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A 씨 : 막 이렇게 그냥 스치는 터치가 아니라 그런 스킨십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자녀의 사건을 처리해줬는데 밥이나 커피 한 번 산 적이 없다며 이리저리 말을 돌리던 B 경위는 급기야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B 경위(지난달 27일) : 나 당신이 되게 좋은데, (저도 엄청 감사하죠) 같이 가면, 보면 안 될까. (아, 가끔씩 이렇게 술을 한잔 하고?) 응, 같이 하고, 같이 자고 그러면 안 될까?]

자녀가 연루된 사건을 맡은 현직 경찰관이라는 두려움에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보려 했지만, B 경위 요구는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B 경위(지난달 27일) : 나 근데, 집에서 깔끔하게 한번 보고 싶어. 나 진짜, 너무 예뻐요. 나 사랑해요. (저를요? 저를?) 응. (술 그만 드셔야겠다.) 같이 자면 어떨까요.]

A 씨는 집에 잠시 다녀오겠다며 가까스로 자리를 피했습니다.

B 경위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연락을 멈췄고, 이후 돈으로 회유까지 시도했습니다.

[B 경위(사건 이후 A 씨와 통화) : 금전적이라도 조금이라도, 어머니 병원이라도 가시고, 그렇게 해서 좀 보답드리고 싶어요.]

현직 경찰관은 사건 관계인과 사적으로 접촉해선 안 되고 불가피할 경우 미리 신고해야 합니다.

[앵커]
지난 2019년 벌어진 고성 속초 산불 기억하십니까?

축구장 1700개가 넘는 규모의 산림이 불탔고, 재산 피해 899억 원, 이재민 천여 명이 발생한 끔찍한 사고였는데요.

당시 화재의 원인으로 꼽혔던 전신주 관리 소홀 문제 때문에 전현직 한전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죠.

앞선 1심에 이어 이번에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들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들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전이 아닌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는 취지입니다.

이번 판결을 두고 아직도 피해 복구를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그럼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풍에 전신주 고압선 끊어지며 산불로 번져 전신주 고압선이 강풍에 끊어지며 불꽃을 일으킵니다.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은 불은 바다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사방으로 번졌습니다.

수사 당국이 산불 원인으로 지목한 건 전신주 부실관리, 당시 한전 직원 등 7명이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산불 원인이 된 전신주에 하자가 있었고, 이를 관리한 한전 직원들에게 과실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변호인단은 예상 불가능한 강풍이 불었다며, 제도를 보완해 해결할 문제지, 직원들을 단죄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치열한 공방 속에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유념할 것은 "한전이 아닌, 직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며 이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한전 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경혁 / 고성·속초산불 비상대책위원장 : 수천 명이 길바닥에 나앉아서 아직도 원상 복구를 못 해서 이재민들이 나앉아 있는 상태입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닙니까!]

[앵커]
한국과 베트남 다시 한국을 오가며 3차례나 살인을 저질렀던 남성이 있습니다.

자신과 함께 살던 여성들을 잔인하게 살해했던 건데요.

자수했다는 이유로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는 이유로 번번이 형량을 줄여왔습니다.

그럼 이번 재판 결과는 어떨까요?

이 남성은 이번 재판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요.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남성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했습니다.

잠시 뒤 범죄심리 전문가와 함께 이번 판결 분석해보도록 하고요.

먼저 지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새벽 시간,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주택가.

30대 여성 A 씨가 집 안 침대 위에서 수십 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해자는 A 씨 외도를 의심한 동거남 48살 이 모 씨.

범행 후 휴대전화를 끄고 시외로 도주한 이 씨는 잠복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잡고 난 뒤 조사해보니 이 씨 살인 범죄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01년엔 전처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고, 출소 후엔 베트남으로 건너가 재혼한 뒤 그곳에서 만나던 또 다른 베트남 여성의 어머니를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첫 살인 당시 자수했다는 이유로 받은 형량은 징역 8년.

모범수로 만기를 몇 달 앞둔 2009년 2월 가석방됐습니다.

두 번째 범죄 당시 베트남 법원이 내린 징역 14년은 피해자 합의 후 8년 5개월만 복역했고 곧바로 베트남에서 추방,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베트남과는 수사 공조나 범죄인 인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범죄 전과 등은 공유되지 않는 상황.

보호관찰 등 아무 법적 조치 없이 국내에 들어와 2년도 채 되기 전에 세 번째 살인 범죄가 발생한 겁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과거 환각 물질 흡입 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았고, 수사 기관 심리 측정 검사 결과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진행된 재판, 검찰은 이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이 씨는 내내 억울함을 주장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 "욕심을 과하게 부렸다"며 감형을 요청했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가 선택한 건 결국 무기징역.

살해 수법이 잔인하고 혹독하며, 처벌 종료와 재범 사이 간격이 짧아 사회에서 영구 격리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습니다.




YTN 김주영 (kimjy08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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