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해 피격' 서훈 구속기소..."비난피하려 은폐·월북몰이"

검찰, '서해 피격' 서훈 구속기소..."비난피하려 은폐·월북몰이"

2022.12.09.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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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은폐 목적으로 ’보안 유지’ 지시
’자진월북’ 등 허위 자료 작성·배포 지시 혐의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기소에선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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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청와대 안보계통 책임자였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고인이 북한군에 피격된 사실을 은폐하고 근거가 부족한데도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10시간 넘는 최장시간 영장심문을 거쳐 지난 3일 구속된 지 불과 엿새만으로,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크게 두 가집니다.

먼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 날인 재작년 9월 23일 새벽, 사건을 은폐할 목적으로 군 관계자들과 해경청장에게 '보안 유지'를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검찰은 이 씨가 북한군에 피격된 상황이 북한의 도발에 준하는 비상상황이었는데도, 피격과 시신 소각 사실이 알려질 경우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서 전 실장은 또 이 씨의 피격 사망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이 실종자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단일한 대응을 위해 국가안보실에서 '자진월북'으로 정리한 허위자료를 작성해 재외공관과 관련 부처에 배포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서 전 원장 측은 검찰의 전격적인 기소는 적부심 석방을 우려한 당당하지 못한 처사로 매우 유감이라며, 향후 보석을 청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서 전 실장 지시에 따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도 이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까지 더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만 지난달 김 전 청장과 함께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서 전 장관은 이 씨의 자진 월북이란 청와대 방침에 맞춰, 이와 배치되는 첩보를 군사정보망에서 삭제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서훈 전 실장 공소사실에서도 관련 내용은 빠졌다며, 첩보 삭제 의혹은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역시 관련 첩보를 삭제한 혐의로 고발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이후, 박 전 원장과 함께 서욱 전 장관 대한 기소 여부도 결정될 전망입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YTN 임성호 (seongh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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