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출동 후 신고자 2명도 사망...경찰, 1시간 전부터 '대형 사고' 언급

소방 출동 후 신고자 2명도 사망...경찰, 1시간 전부터 '대형 사고' 언급

2022.11.30.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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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다현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도 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 요청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참사 전후 신고 과정에 큰 문제점들이 계속 드러나는 가운데 경찰도 참사 1시간 전에 대형 참사 가능성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다현 기자, 어서 오세요.

저희가 보통 이태원 참사 시점을 소방당국이 처음 밝힌 10월 29일 밤 10시 15분으로 잡는데요.

오늘은 참사 이후 119에 신고했던 두 사람이 끝내 사망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건데, 언제 신고를 한 건가요?

[기자]
소방 당국에 신고자들이 참사 위험을 알린 건 밤 10시 42분, 그리고 11시 1분입니다.

119신고 녹취록에는 밤 11시 1분의 신고만 기록돼 있었는데, 주변 소음만 들릴 뿐 목소리는 담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밤 10시 42분 신고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무응답으로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방에 첫 신고가 들어온 시각이 밤 10시 15분인데요.

이후 30분 넘게 생존해 있던 신고자들이 숨진 것으로 참사 한 달 만에 확인된 겁니다.

참고로 소방 대원들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밤 10시 29분인데요.

특수본은 소방이 그때라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했다면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문제가 되는 게 참사 전후 신고 과정인데요.

소방뿐만 아니라 경찰도 이미 대형 참사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사실도 새로 드러났는데, 구체적으로 언제입니까?

[기자]
네, YTN이 입수한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 무전망 자료에서 해당 기록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참사 당일 밤 9시 1분, 이때는 참사 발생 한 시간 훨씬 전인데요.

이때 서울청 112상황실은 이태원 사고 우려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용산서에 질서 관리를 요청했습니다.

핼러윈 행사와 관련해 계속해서 추가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그대로 전하면 '대형 사고' 및 '위험 방지' 건도 들어왔다는 내용입니다.

앞서 경찰이 공개한 112신고 열한 건 가운데 다섯 번째 신고였고, 경찰은 이를 '코드 제로'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코드 제로는 가장 시급한 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경찰은 이 신고를 코드 제로로 분류할 만큼 사고 위험성 크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고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서울청 상황 관리관으로 근무하던 류미진 총경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밤 11시 39분인데요.

경찰이 대형 사고를 인지해놓고도 왜 2시간 반이 넘도록 상황 관리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건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의 112 무전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지휘 라인에 있는 경찰 간부들이 언제 인지하고 어떻게 대처했느냐와 관련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나왔죠?

[기자]
이임재 전 서장은 지난번 국회에 출석해 참사 관련 보고를 밤 11시 넘어서 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이 주장을 뒤집는 무전망이 공개됐습니다.

이 전 서장은 밤 10시 36분, 용산서 112 무전망에 처음으로 등장해서 이태원에 경찰 인력을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때 이미 참사 상황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용산서 112 상황실장이 밤 10시 32분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때 참사와 관련한 보고가 이뤄진 건지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임재 전 용산서장은 계속해서 밤 11시에 보고를 받았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이 전 서장은 밤 11시쯤 상황을 최초로 알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밤 10시 36분에 지원요청을 하는 무전을 세 차례 듣고, 일단 무전으로 지원을 지시했던 것일 뿐 어떤 상황이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특수본은 이 무전 녹취가 이 전 서장이 현장의 시급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 살피고 있습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전 서장이 받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입증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YTN이, 조작 의혹이 일고 있는 소방청 문건을 확보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YTN은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운영 계획서라는 이름의 2장짜리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먼저 중앙통제단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긴급 구조 활동을 지휘하는 일종의 컨트롤 타워입니다.

충북 괴산 지진 때문에 꾸려진 중앙통제단이 이태원 참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 문서의 핵심 내용입니다.

문건에는 중앙통제단이 오전 10시 반부터 가동됐다고 적혀있습니다.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아침 8시 반쯤 충북 괴산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소방청은 괴산 지진 때 가동된 중앙통제단을 경북 봉화 광산 사고, 그리고 이태원 참사까지 연장해 운영했다고 기재했습니다.

또 소방청 대응총괄과와 지휘 작전실에서 중앙통제단을 운영했다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적시했습니다.

[앵커]
앞서 특수본은 소방청을 압수수색해 이 계획서를 확보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문제 삼고 있는 겁니까?

[기자]
특수본은 기본적으로 중앙통제단이 아예 운영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운영된 적이 없는데 이런 문서를 만들었으면 조작한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특수본은 또 문서의 결재 날짜가 위조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문서 왼쪽 위를 보면 10월 29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는데요.

소방청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 칸은 보통 문서 결재일을 적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 해당 문건이 결재된 건 29일이 아니라 참사 다음 날인 30일이었고, 특수본은 이 부분이 위조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방청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소방청 측은 중앙통제단이 분명히 운영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재일이 잘못 기재된 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경황이 없어서 벌어진 행정 실수였을 뿐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겁니다.

또 참사 당일 밤 11시 50분에 중앙통제단이 전국 구급대 동원 명령을 내리는 등 필요한 조치도 적절하게 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결국, 수사를 통해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는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 김다현 기자였습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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