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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버스에서 또래 남자아이가 성추행"...근본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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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살 여아가 버스에서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아동 성 행동문제는 성인의 범죄와는 구분하되, 피해 아동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황보혜경 기자!

아동 사이에서 발생한 성 행동 문제, 우선 어떤 사건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우선,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아동 간 성 사건에선 가해자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7월입니다.

학원 여름 캠프에 참석했던 7살 A양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또래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졌다고 말했습니다.

A 양은 버스 맨 뒤쪽에 앉아있었고, 그 옆자리엔 7살, 8살 남자아이들이 타고 있었는데요.

버스 안에는 선생님도 두 명이나 있었지만,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A양은 문제 행동이 한 두 번에 그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게 해 아무런 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딸이) 젓가락 손(검지)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엄마 똥침도 했고, '소중이'에도 똥침을 했어." 라고 했어요. (남자아이들이) 네 가방 빼앗아 갈 거야, 아니면 네 가방 안에 있는 과자 빼앗아 갈 거야…. 협박이죠, 이거는.]

[앵커]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한 사실을 처음엔 인정했다고요?

[기자]
네, 그날 밤 A양 아버지가 학원을 찾아가 남자아이들을 만났습니다.

A양을 만진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남자아이들은 이를 시인했습니다.

당시 학원 관계자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요,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학원 관계자 : 여자아이 아버지께서 남자아이들에게 나쁜 행동을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남자아이들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남자아이 부모들은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며 A 양 부모에게 사과했습니다.

다만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다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입니다.

[앵커]
소송을 통해 잘잘못을 가리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A 양 부모는 잘못을 인정한 녹취를 증거로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신고해도 소용이 없을 거란 답변을 들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이 10살 미만이라 형사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년범은 나이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됩니다.

우선 14살 이상 19살 미만인 '범죄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을 지녀 형사 처벌이 가능합니다.

최근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촉법소년'은 10살 이상 14살 미만에 해당하고, 형사 책임이 없어 형사 처벌이 불가합니다.

'촉법소년' 보다 어린 10살 미만 소년범이 바로 '범법소년'인데요, 형사 처벌은 물론 보호처분도 내릴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A 양 부모는 민사 소송을 제기해 피해를 입증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3년 전에도 수도권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얼마 전 민사소송 1심 판결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9년에도 경기 성남시 어린이집을 다니던 5살 원아가 또래 원아에게 성추행을 당한 일이 YTN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에도 형사 처벌이 불가한 나이라 피해 아동 부모가 남자 아동과 어린이집 원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습니다.

2년여 공방 끝에 얼마 전 1심 재판부는 원장과 부모가 피해 아동 측에 천5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아동이 저지른 잘못의 책임은 자녀를 감독할 의무가 있는 부모에게 있고, 원장 역시 원아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본 겁니다.

[앵커]
당시 사건은 아동 간 성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단순히 아이들 장난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기자]
네, 당시 사건은 우리 사회가 아동의 성 관련 문제 행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대한 물음을 던졌습니다.

아동의 행동은 성인의 성범죄와는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대응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실제로 보육 기관 교사들조차 아동 성행동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겪는 거로 나타났는데요.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어린이집 교사 가운데 80%는 '유아 간 성행동문제로 곤란한 경험을 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관련 교육 경험이 아예 없거나 3년에 1번, 5년에 1번 받은 게 전부라는 답변도 전체의 87%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보건복지부에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내놓았죠.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재작년 보건복지부는 영유아의 성 행동문제에 대해 부모와 보육 교사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제작했습니다.

매뉴얼은 '지속성과 반복성', '강요와 폭력성', '심신 피해 발생' 등을 기준으로 성 행동이 일상적인 수준인지, 아니면 위험한 수준인지를 구분합니다.

수준별로 어린이집이나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취해야 할 적절한 대응도 명시해두었고요, 가정에서 보호자의 역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관리·대응 매뉴얼은 제목을 검색하시면 누구나 쉽게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연 이 같은 지침에 보육 현장에서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스마트폰 등을 일찍 접하면서 아동이 성에 대해 눈을 뜨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발달단계에 맞는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선 정부에서 기관이나 부모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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