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 변신" 발명대회 세미그랑프리 수상작, 기원은 '한국 보자기'?

"여덟 번 변신" 발명대회 세미그랑프리 수상작, 기원은 '한국 보자기'?

2022.08.31. 오후 1:4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여덟 번 변신" 발명대회 세미그랑프리 수상작, 기원은 '한국 보자기'?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8월 31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목은명 씨에스티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에루샤니, 오픈런이니, 명품 열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전통 아이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명품백을 탄생시킨 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 열린 여성발명왕엑스포에서 당당히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하는데요, 씨에스티의 목은명 대표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목은명 씨에스티 대표(이하 목은명): 안녕하세요.

◇ 이현웅: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목은명: 안녕하세요?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방을 제작하고 있는 씨에스티의 목은명입니다.

◇ 이현웅: 이번 대한민국 여성발명대회에서 세미그랑프리를 수상하셨는데요. 어떤 발명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목은명: 우리 전통 귀주머니를 모티브로 해서, 7가지 변용이 가능한 7WAY 가방입니다. 집에 가방이 아무리 많아도 들고 나갈 수 있는 개수는 딱 한 개잖아요? 제가 발명한 가방은 때와 장소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바뀌는 트랜스포머 같은 가방입니다. 또 하나는 이보다 먼저 나와서 제품으로 출시가 돼있는 가방인데요. 보자기를 재해석한 ‘숄토크로스’ 가방입니다. 숄토크로스는 숄더, 토드, 크로스백을 다 품고 있다는 뜻으로, 마찬가지로 7단 변신이 가능합니다. 출근했다가 점심때는 손님을 만나고, 업무 끝나면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가고, 카페 가서 공부도 하고... 이럴 때마다 상황에 맞게 변신 가능한 가방입니다. 여기에 테니스 라켓, 노트북이 다 들어갑니다. 그리고 친환경 지속 가능성도 고려했는데요. 사각 원단을 잘라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서 자투리 천을 남기지 않는 재단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폭넓은 활용성에다가 환경보호까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 목은명: 4, 5년 전쯤, 한국예총명인유통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전통 장인들의 작품을 상품화하는 일이었어요. 그때 우리나라에 세계 제 1의 명품백 제조회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명품백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데 비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는 왜 없을까?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형태를 고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형태는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희 아버님께 보자기에 대해 듣게 되었어요. 세상의 모든 기운이 아기를 보호해 주십사 하는 부모의 마음을 방의 형태인 사각에 담은 것이 보자기라는 말씀을 해 주셨죠. 코로나로 전 세계가 힘들어 하는 이때 사람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딱이다 싶어 단 한 조각도 잘라내지 않은 정사각형 형태로 때와 장소에 따라 변용할 수 있는 보자기 가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동생분이 가장 든든한 동반자셨군요. 원래 두 분 다 디자이너신가요?

◆ 목은명: 저는 원래 모 제과회사의 패키지 디자이너였고 동생은 청담동에서 웨딩샵을 운영하는 디자이너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IMF를 겪으며 동대문의 대부분의 포목점들이 문을 닫는 것을 지켜보던 동생이 갑자기 웨딩샵을 정리해서 한복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며 발 벗고 나서서 우리 한복의 위상을 알리는 패션쇼를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좀 도와주는 정도지 제가 직접 가방 디자인을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답니다.

◇ 이현웅: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디자이너로 변신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자리 잡는 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 목은명: 국내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참여 작품들의 디자인 보호에 대한 규정이나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크게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사이트에 제 작품이 디자인 공모전 사이트의 소개 페이지 그대로 올려져 있었어요. 저는 대회 운영 단체에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별다른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PCT 국제출원을 하게 되었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때 PCT 출원을 해주신 변리사님께서 특허 분쟁이나 특허 출원료 등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안내해 주신 덕분에 출원도 하고 이번에 상도 받게 됐어요. 이 자리를 빌어 특허청 지원제도와 이를 알려 주신 변리사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 이현웅: 특허청에서 또 도움을 주셨군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의 전통을 살린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요. 시장 반응은 어떤지?

◆ 목은명: 제 가방의 선이 전통 기와와 닮은 데다 기능이 많아 너무 신기하다, 놀랍다, 예쁘다고 좋아하시는 분이 많아요. 업체에서 팔고 싶다고 문의를 주시기도 하고, 이에 반해 간혹 연세 드신 분들은 가방 한 개로 여섯, 일곱 가지로 변환하는 것에 대해 언제 다 외우냐, 복잡하다, 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어요. 이해하는 게, 사실 끈 길이를 조정하는 정도지 이렇게 모양까지 변하는 가방이 없었으니까요. 신선한 제품이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 이현웅: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 목은명: 조선시대 여성들의 바깥 출입이 자유로웠다면 세계적인 명품백은 유럽의 러기지 형태가 아닌 우리나라 귀주머니, 복주머니, 보자기에서 시작했을 거라 믿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명품백 제조국가에서 세계적인 명품백 브랜드를 가진 국가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개발한 이 가방을 가지고, 좋은 기술력을 가진 가방 장인들과 협업을 통해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진짜 명품백을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협업에 관심 있는 장인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현웅: 지금까지 목은명 씨에스티 대표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