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영화 '기생충'보다 더한 현실, 폭우가 휩쓴 '반지하' 일가족

[뉴스큐] 영화 '기생충'보다 더한 현실, 폭우가 휩쓴 '반지하' 일가족

2022.08.10. 오후 4: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115년 만의 역대급 폭우, 외신은 서울을 강타한 재해 소식을 전하며 특히 반지하에 주목했습니다.

반지하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현실은 영화 '기생충'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어떤 장면을 떠오르게 했을까요?

직접 보고 오시죠.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서는 일가족 3명이 사망했습니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40대 여성과 여동생, 그리고 여동생의 10대 딸이 물이 차오르는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당시 두 딸과 손녀를 두고 병원에 입원 중이던 할머니 이 모씨는 "우리 가족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며 울음을 쏟아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8시 37분, 작은 딸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물살에 현관문이 닫혀버렸는데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울먹였고, 그게 두 사람의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작은 딸은 이후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119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도움을 청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통화 연결은 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에, 모두 예견된 죽음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지대가 낮아서 인근 도림천이 불어나면 폭우 때마다 마을을 돌며 독거 노인들을 깨울 정도였다는 것이죠.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6%에 해당하는 32만여 가구가 반지하 또는 지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반지하는 한국에서 유독 많은 주거 형태로 주목받았죠.

이를 계기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전문가들은 다시 이번 사고를 돌아보며, 반지하 주택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번 사고 전 손녀가 할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마지막 인사는 "할미, 기도 많이 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세요!" 였습니다.

모쪼록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반지하라는 주거 환경 개선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길 바랍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