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에 멍드는 우영우 팽나무 "한 발 물러서 봐야 팽나무 어르신 넉넉한 품 느껴"

관심에 멍드는 우영우 팽나무 "한 발 물러서 봐야 팽나무 어르신 넉넉한 품 느껴"

2022.07.29. 오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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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에 멍드는 우영우 팽나무  "한 발 물러서 봐야 팽나무 어르신 넉넉한 품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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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9일 (금요일)

□ 진행 : 노효상 아나운서

□ 출연: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효상 아나운서(이하 노효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소덕동 팽나무'로 나온 경남 창원 동부마을의 팽나무가 화제입니다. 하지만 노거수에 대한 많은 관심은 좋은데, 갑자기 관광객 방문이 늘면서 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처음 ‘동부마을 팽나무’를 알아보고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천한 분 연결해 봅니다. '노거수를찾는사람들' 활동가인 곰솔조경 박정기 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이하 박정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노효상: ‘노거수를찾는사람들’ 어떤 단체인가요?



◆ 박정기: 거창하고 큰 단체는 아니고요. 노거수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오래된 나무, 노거수를 찾아다니는 그런 작은 모임입니다. 10년 이상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 노효상: 천연기념물 '노거수' 발굴로 '문화재청장상'을 받기도 하셨죠?



◆ 박정기: 저는 직업이 조경 일이니까 나무하고 항상 가까이 있죠. 특히 크고 오래된 노거수를 좋아하다 보니까 지역에 있는 노거수를 찾고, 발굴하고,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까 산림청장상도 받았고. 천연기념물 우수잠재자원발굴, 노거수를 발굴했다는 공로로 문화재청장상도 받았습니다.



◇ 노효상: 노거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시나요?



◆ 박정기: 주로 도심을 벗어나서 한적한 곳에 노거수가 많지 않습니까. 저는 시골길을 가면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먼 곳에 더 가까이,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또 주변에서 “어디에 큰 나무가 있더라” 이렇게 제보를 많이 해요. 메모를 해놨다가 시간 나면 꼭꼭 찾아봅니다.



◇ 노효상: 그럼 본격적으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팽나무 이야기해볼게요. 드라마에선 소덕동 팽나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경남 창원시에 있는 ‘동부마을 팽나무’라고요?



◆ 박정기: 예,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 마을 이름은 동부마을입니다. 드라마 속에는 서울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이라고 하는데팽나무는 주로 우리 한반도 남쪽에 주로 살거든요. 창원이 한반도 남쪽이고 팽나무가 있는 곳이 낙동강 근처니까요. 바다 가깝고 강 가까운 곳에 사니까 팽나무가 딱 살기 적당한 그런 곳이죠.



◇ 노효상: 500년 된 나무라고 알려지는데, 어떤 가치가 있는 나무인가요?



◆ 박정기: 노거수는 노목, 오래된 나무죠. 거목, 큰 나무죠. 그래서 이제 노목과 거목이 합쳐져서 노거수가 되었는데요. 나이가 중요하죠. 나무 나이를 수령이라고 하는데 소덕동 팽나무, 그러니까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나무 나이가 500년 가까이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 노효상: 동부마을 팽나무가 2015년에 보호수로 지정된 거죠? 보호수는 어떤 건가요?



◆ 박정기: 크고 오래되고 또 역사적인 가치, 학술적인, 생태적인 가치가 있으면 그야말로 보호를 하는 나무, 보호가 필요한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는데요. 등급에 따라 국가에서 지정하는 천연기념물이 있고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정하는 시·도 기념물, 그다음에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정하는 시·군 보호수 이렇게 나눠집니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시군이나 도, 국가 그러니까 문화재청에서 제대로 관리가 시작되는 것이죠.



◇ 노효상: (기념물과 보호수) 어떤 점이 구체적으로 다른가요?



◆ 박정기: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이 있지 않습니까? 나무의 크기, 아름다움, 생태성, 역사성 다 따져서 등급을 부여하는데 금메달에 해당되는 보호수는 천연기념물, 금메달에 해당되는 보호수는 도기념물, 그다음에 동메달에 해당되는 보호수는 시·군 보호수 이렇게 되는데요. 소덕동 팽나무로 알려진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동메달에 해당되는 창원시 보호수입니다.



◇ 노효상: 대표님이 직접, 2021년에는 ‘동부마을 팽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달라고 추천도 하셨다고요? 그때는 천연기념물 지정이 왜 힘들었나요?



◆ 박정기: “지정을 해 달라” 이렇게 한 건 아니고요. 천연기념물 우수잠재자원으로 추천을 했죠. 천연기념물에 버금가는 나무니까, 천연기념물 잠재성이 있으니까 이걸 살펴서 천연기념물 지정해 주십시오 이런 의미였죠. 그런데 전국에 보호수가 많고 제대로 된 등급 품격을 가지지 않는, 천연기념물에 해당되는 품격을 가졌는데 시군 보호수로 머물고 있다든지 아예 보호수로조차 지정되지 않았거나 이런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수한 잠재자원을 문화재청에 추천을 한 것이죠.



◇ 노효상: 대표님 지금 창원에 살고 계시죠? ‘동부마을 팽나무’는 최근 언제 보셨나요?



◆ 박정기: 방송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해서 걱정이 돼서 가보기도 하고, 제가 지역의 방송사하고 노거수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하는데 제작 때문에 가기도 했고. 오늘도 사실은 오후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최근에 다녀온 게 3일 전이네요.



◇ 노효상: 대표님이 방문하셨을 때도 사람이 많던가요?



◆ 박정기: 생각보다 많았고요. 저는 평일에 갔었는데요. 토요일, 일요일은 거의 사람이 밀리듯이. 그래서 살짝 걱정도 됩니다.



◇ 노효상: 팽나무에 마른 가지인 '고사지'와 잎마름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던데. 나무 건강은 어떻던가요?



◆ 박정기: 우리 세상 말로 ‘오면 반갑고, 또 가면 더 반갑다’는 말씀이 있잖아요. 나이 든 어르신이 외로워서, 나이 든 어르신이라 함은 팽나무를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래서 팽나무 어르신이 적적할까 싶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다 이렇게 바람은 있었는데 많아도 너무 많으면 곤란하잖아요. 아주 더운 여름이 오니까 주변에 열이 많이 나거든요. 사람들이 나무 주변을 밟으니까 오는 건 반갑지만 가면 더 반갑지 않을까, 나무 어르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노효상: 보호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박정기: 네, 우선은 지금 장마 이후에 아주 폭염이 계속되고 또 팽나무 주변에 있는 풀을 모조리 베어버리는 바람에. 또 많은 사람들이 밟잖아요. 노거수의 팽나무의 생육 공간을 사람들이 많이 밟고 풀을 베면 토양의 습도가 낮아지잖아요. 그리고 강한 햇빛이 비추면 목 사이에 열이 많이 나잖아요. 순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밟고, 또 무릎 정도 오는 풀을 싹 베어버려서 생기는 복사열, 또 땅의 습도를 잃으니까 사람으로 치면 스트레스, 수분 부족 때문에 잎도 마르고 끝 가지가 마르고 탈락하는 그런 현상이 더러 보여서 아주 걱정입니다.



◇ 노효상: 동부마을 팽나무 같은 노거수를 보러 가는 관광객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 박정기: 노거수는 오래된 큰 나무니까 사람으로 치면 나이 든 어르신에 해당되지 않습니까? 나이 든 어르신들은 어제까지 건강해도 오늘 갑자기 무슨 일이 있으면 심각해질 수 있잖아요.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팽나무 어르신이 불편해 하시는데. 그중에서 나무 밑동, 나무 몸통 가까이 간다든지 나무를 계속 이렇게 만진다든지 하면. 나무는 이렇게 땅 위에 드러난 모습이 사람 눈에 들어오지만 땅 위에 드러난 모습, 그러니까 줄기까지 건강을 지키는 것은 땅 속 뿌리거든요. 사람의 체중, 하중이 뿌리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보러 오시는 건 좋은데 조금 거리를 두고 약간 먼 발치에서, 사진 속에 나오는 정도까지만 이렇게 하고. 팽나무 가까이 가지 않은 것이 좋다고 봅니다.



◇ 노효상: 그림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되는 것처럼 나무도 조금 떨어져서 관람을 하는 게 좋겠네요.



◆ 박정기: 크고 오래됐으니까요. 노거수 경관은 전체 풍성한 가지, 넉넉한 모습이 볼거리니까 가까이서 찍는 ‘인증샷’ 이런 것보다 주변 풍경과 같이 담는 모습이 좋기 때문에 굳이 꼭 다가가서 꼭 만져야 되고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게 팽나무 어르신의 넉넉한 품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노효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런 대사가 나오던데요.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번 안 한 사람이 없다.“ 노거수가 사람들에게 어떤 안식을 주는지 나타낸 말 같은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노거수는 사람들에게 어떤 위안을 준다고 생각하세요?



◆ 박정기: 지금이야 그런 의식이 덜하지만 예전에 노거수는 마을 공동체 공간이 되었거든요. 그다음에 마을의 정체성이고,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믿었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플랫폼’이라는 소통의 공간, 아고라 광장이라는 뜻의 플라자이자 또 공부하고 즐기고 노는 아카데미, 포럼 모든 것이 다 노거수 아래에서 이루어졌으니까요. 노거수가 없는 마을 공동체는 상상할 수도 없었죠.



◇ 노효상: 노거수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우리 모두 노거수가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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