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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두 번째 대법 재판 취소한 헌재...'한정위헌' 갈등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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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가 지난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대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이 법률 효력은 유지하되 해석과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건데, 최고법원의 위상을 두고 두 기관 사이 해묵은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헌법재판소가 취소하라고 결정한 대법원 재판은 지난 2011년, 뇌물수수죄로 실형을 확정받았던 제주도 위촉직 심의위원들의 재심 청구 사건입니다.

이들 중 한 명이 과거 재판 과정에서 위촉된 위원은 뇌물죄 처벌 대상인 공무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헌법소원을 냈는데, 대법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듬해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는 한정위헌 결정을 내리자 재심을 청구한 겁니다.

한정위헌은 헌재가 내놓는 변형 결정 가운데 하나로, 법률 효력은 그대로 두되 해석이나 적용 범위에 제한을 두는 결정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재심 청구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고, 청구인들은 2014년 거듭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재는 8년 동안 심리 끝에 법원이 한정위헌 결정도 따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재 위헌 결정에 반한다면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라며, 대법원의 재심 기각 결정을 취소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헌재가 대법원 재판을 취소한 건 1997년, 이길범 전 국회의원이 세무서를 상대로 낸 과세 취소 소송 이후 두 번째입니다.

당시에도 헌재는 대법원이 소득세법 일부 조항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을 따르지 않자 확정판결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시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건 법원의 전속 권한이라는 판례를 세우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률 효력을 없애는 단순 위헌과 달리, 한정위헌은 헌재의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번 재판 취소 결정 역시 무대응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큰데, 법원 안팎에선 헌재가 한정위헌을 부정하는 대법 판례를 알면서도 25년 만에 다시 논란에 불을 지핀 배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고법원의 위상을 두고 기관 사이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시민 기본권인 만큼 평행선을 좁히려는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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