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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임신중지' 제각각...약은 음지에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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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돌아보니…'임신중지 수술 불가' 병원도
수술해도 가능한 범위 제각각…"부르는 게 값"
의료체계 '전무'…건강보험 배제돼 적정가격 없어
국내 임신중지 약 구매 '불법'…식약처 심사 지연
[앵커]
미국 연방대법원이 49년 만에 여성의 임신중지권한을 보장해왔던 판례를 뒤집으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졌죠.

우리나라에선 이미 임신중지가 '범죄'가 아니게 됐지만, 여성 건강권이 위협받는 현실은 그대로인데요.

송재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임신중지 처벌 조항이 효력을 잃은 지 어느새 1년하고도 6개월이 다 돼갑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임신중지를 완전히 합법화할지, 일부만 허용한다면 몇 주로 할지 관련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는데요.

임신중지 비범죄화 그 이후에 대한 고민 없이 시간만 흐른 지금, 여성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산부인과에 임신중지 수술이 가능한지 직접 알아봤습니다.

수술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하는가 하면,

[A 산부인과 관계자 : (낙태 수술도 병원에서….) 안 해요. (안 하세요?) 네, 아예 안 해요.]

수술할 수 있는 곳을 찾아도 가능한 범위도, 부르는 가격도 제각각입니다.

[B 산부인과 관계자 : 저희는 12주(까지 가능해요.) (대략적으론 얼마 정도….) 50∼60만 원이요.]

[C 산부인과 관계자 : 저희는 완전 초기만…. 7주에서 8주? 보통 60에서 70만 원? 더 나올 수도 있고요. (더 나오면) 90에서 백만 원. 백까지도 나올 순 있는데….]

관련 의료 체계가 전무하다 보니 어느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적정 가격조차 산정되지 않았습니다.

[전진한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 건강보험 적용이 계속 이렇게 되지 않는다면 임신중지 자체가 상당히 지체되는 상황이 생기고, 진행된 임신에서 수술할수록 여성들의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술보다 저렴하고, 위험성도 적다고 알려진 먹는 임신중지 약은 구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국내 한 제약사가 임신중지 약물 허가를 신청한 지 11개월째, 식약처 심사가 늘어지면서 합법적으로 약을 처방받을 길은 여전히 없습니다.

[제약사 관계자 : 자료 제출도 자료 제출인데…. 의사라 약사랑 갈등도 있고 해서 그런 부분 때문에 늦춰지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여성계에서 안전성이 공인된 국제 비영리단체의 임신중지 약물 제공 홈페이지는 법 저촉을 이유로 국내 접속조차 차단된 상황.

결국, 여성들은 출처 불명의 약물까지 한 데 뒤섞인 온라인 공간을 맴돌고 있습니다.

[나영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대표 : 오히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로는 막아놓고 공식 의료체계 도입은 늦어지는 상태에서 더 안전하지 못한 약을 이용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성들만이 이 상황을 계속 감당하지 않게 하려면 정확한 정보와 안전한 의료체계를 만드는 게 보건 당국의 책임으로 명확해져야 할 것 같고요.]

'범죄 꼬리표'가 떼진 임신중지에 대해 모두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여성 건강권은 음지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대체 입법까진 더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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