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학교 급식에 또 '죽은 개구리'...교육청, 열무김치 식단 제외

[취재N팩트] 학교 급식에 또 '죽은 개구리'...교육청, 열무김치 식단 제외

2022.06.16.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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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 국수에서 나와…학교 측, 진위 파악
보름 전 다른 고교 급식에서도 ’개구리 사체’
가열 과정도 없는 김치…"식중독 위험까지"
서울교육청, 여름방학까지 ’열무김치 식단’ 제외
"평생 김치 못 먹겠어요"…학생들 불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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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들 급식에서 불과 보름 간격으로 잇따라 개구리 사체가 발견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개구리 사체가 나온 게 모두 열무김치였던 만큼, 진상 조사에 나선 교육청은 우선 여름방학 전까지 열무김치를 급식 식단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송재인 기자!

지난달에 이어 또 한 번 학교 급식에서 개구리 사체가 나온 건데요.

우선 사건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YTN 제보로 들어온 사진 한 장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어제(15일) 점심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배식을 받은 학생의 식판입니다.

단무지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이물질이 축 늘어진 채 식판에 놓여있는데요.

다름 아닌 죽은 개구리였습니다.

이 개구리는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열무김치 국수에서 나왔습니다.

꼭 보름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서울에 있는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급식용 열무김치에서 반쯤 잘린 손바닥 크기의 개구리가 나왔는데요.

두 학교 모두 해당 김치를 반품하고 사과문을 올리는 등 즉각 조치에 나섰지만 똑같은 논란이 불과 보름 간격으로 반복되면서 학교 급식 위생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송 기자 설명대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클 것 같은데요.

학생들 건강에 위협이 되는 건 아닌가요?

[기자]
해당 학교 학생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는지, 이 부분은 향후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이렇게 죽은 개구리가 포함된 식단의 경우 식중독까지 겪을 수 있는데요.

조리 과정에서 가열을 거치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김치는 익혀 먹지 않는 만큼 죽은 개구리가 그대로 들어가 있게 돼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하상도 /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 : 그런 동물들은 사실 전염병 원인체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개구리에게는 아무렇지 않지만 사람에게는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식중독도 일으킬 수도 있고….]

그런 만큼 서울시교육청도 일종의 긴급 대책을 내놨습니다.

여름방학 전까지 열무김치를 학교 급식 식단에서 빼도록 한 건데요.

교육청 관계자는 YTN과 통화에서 해당 납품업체가 서울 시내 70여 개 학교와 급식을 계약해 일부 납품까지 한 만큼,

다른 업체와 구분해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당분간 식단에서 일괄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평생 열무김치를 먹기 힘들 것 같다는 학생들까지 나온 상황인 만큼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결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원인 파악부터 면밀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공교롭게도 개구리 사체가 모두 열무김치에서 나온 점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같습니다.

취재 결과 짚이는 부분이 있었나요?

[기자]
네 시청자들은 물론 저희 YTN 취재진 역시 의아해했던 부분인데요.

열무김치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해당 학교들에 김치를 납품한 업체가 달라 단순히 한 업체의 문제라 보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열무김치 생산 지역이 모두 경기도로 똑같긴 하지만, 각각 경기 북부와 남부로 거리가 꽤 있는 데라 일종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됐다고 확언하기도 어려워 보이고요.

그래서 우선 다른 김치 생산, 납품 업체들에 연락을 취해봤습니다.

우선 공장에서 열무를 씻는 단계에서 열무 더미 안에 들어가 있던 개구리를 걸러내지 못한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습니다.

특히 청개구리는 열무를 좋아하는데, 색깔도 비슷한 만큼 구분해내기 쉽지 않았을 거고,

또 개구리 손에 빨판이 있기 때문에 세척 압력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면 붙어있던 개구리를 떼어내기 쉽지 않았을 거라 말했습니다.

혹시 유독 개구리가 열무밭에 많이 머무는 시기나 환경이 조성돼 최근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건지 알아보기 위해 같은 경기 지역 열무농장에도 연락을 돌려봤는데요.

다른 때보다 개구리가 많이 보이는 상황은 아니라는 답이 돌아온 만큼 생태계 변화 등 거시적 요인 때문이라 결론 내리긴 당장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국, 단순 부주의의 문제라 봐야 할까요?

[기자]
대체적인 분석은 그렇지만, 그뿐만은 아닐 거란 게 업계의 추측입니다.

급식 납품 업체가 가격 위주 입찰 경쟁을 하는 경우 인건비를 줄여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러다 보면 이렇게 하나하나 직접 눈으로 확인해 이물질을 걸러내야 하는 작업에 들일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단 건데요.

실제 열무김치에서 개구리 사체가 나와 논란이 됐던 업체들은 식품안전처에서 안전관리인증기준, 해썹(HACCP)을 인증을 받은 곳들입니다.

업계에서도 품질 관리가 우수한 업체라고 신뢰받던 곳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던 곳들이었던 만큼 열무김치 안에 들어간 개구리를 하나하나 걸러낼 여력이 안 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 만큼 업계에서는 안타까움을 보내는 시선도 있는데, 향후 교육청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 역시 고려해야 할 거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 1부에서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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